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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의 내음이 나기 시작했다

계절이 바뀌는 것에 대한 단상

자고 일어나니 그 전날과는 다른 기운이 나를 감싸는 것처럼 느껴졌다.


이 정도 맑은 날씨면, 커튼을 쳤을 때 눈이 부셔야 하는데, 약간의 회색빛이 감돈다.


분명 전날의 나와 오늘의 나는 같은 사람인데, 밖은 변했다.


창문을 열고 집을 환기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추위를 이기지 못하고 다시 닫았다.


그때서야 새삼 깨달았다.


계절이 바뀌었구나.


가을의 청취를 제대로 느끼기도 전에 겨울이 코앞까지 다가왔다.


아직 겨울을 맞이할 준비도 하지 못했기에, 더욱더 밖이 춥게 느껴진다.


본격적인 겨울의 추위가 오지 않았음에도, 대한의 추위를 상상하게 된다.


코 끝이 얼고 눈물이 핑돌고 손의 감각이 둔해지고 버티려고 해봐도 몸이 움츠러드는 그 추위.


물론, 이런 적이 처음은 아니다.


봄이 올 때도, 여름이 올 때도, 가을이 올 때도 내게 알려주지 않는다.


나는 그대로인데, 그 계절은 갑자기 바뀌어 버린다.


어디 계절만 그러할까.


우리의 일상, 관계, 직장 모두 어느 순간에는 변한다.


예상하지 못하는 시기에, 예상하지 못하는 방향으로 변한다.


갑작스러운 변화가 원망스럽고 이를 부정해보지만, 한 번 바뀐 것이 원래대로 돌아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변한다는 것은 안전한 것을 바라는 인간의 마음과 어긋나지만, 자연의 순리다.


그래서 이 겨울의 내음은 앞으로 있을 대한의 추위를 걱정하게 하지만, 그저 받아들이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 게 없다.


이번 주는 다시 날씨가 따뜻해지기를 바라기보다는 두꺼운 옷과 이불을 세탁해 겨울을 맞이할 준비를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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