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때를 돌이켜보면, 주변에 있는 친구들이 다 개성이 있었다.
과도하게 낙천적인 애, 남들보다 슬픈 애, 절대 웃지 않는 애, 멋진 꿈을 가진 애.
그 시절의 애들은 스스로 특별하다고 여겼고 비범한 삶을 꿈꿨다.
모두가 다 대통령이고 유명 가수고 과학자고 예술가였다.
평범함은 오히려 무리에서 더 드물었다.
그로부터 20년이 지난 지금, 그 시절 친구들의 사는 모습이 비슷해졌다.
평범한 일을 하고 비슷한 크기의 집에서 같은 고민을 하며 산다.
인생이 참 복권 같다고 생각하게 된다.
긁지 않았을 때는 이미 당첨이라도 된 것 같은 기분으로 살지만,
막상 당첨 번호를 확인하면, 2~3개도 맞지 않았다.
부풀었던 꿈이 끝나고 나면, 다시 현실로 돌아와 반복적인 일상을 맞이한다.
나이가 들면 들수록, 더 크게 느끼겠지.
경제적으로 넉넉한 환경에서 자랐거나 고위 자격증으로, 남들보다 앞선 출발점에서 시작하였더라도,
사는 모습은 다 비슷해져 간다.
그렇다면, 평범한 인생에서 남는 것은 무엇이겠느냐는 궁금증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다.
돌고 돌아 다다른 결론은, 다시 또 사람밖에 없구나라는 생각.
인생이라는 장거리 경주에서 함께 뛰어주는 사람.
평범한 삶이라도, 서로에게 언제든 다정해질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괜찮겠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