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몸이 좋지 않았다.
원래 잘 아프지 않은데, 무슨 일인지 열병을 동반한 장염을 심하게 앓았다.
몇 해 전에는 처음으로 몸살감기에 걸렸었고 올해는 생애최초 장염에 걸렸다.
몸 상태는 항상 자신하고 있었지만, 자만이었음을 알게 되는 시간이었다.
장염 첫날에는 간만에 잡힌 본부 회식이라 병원에서 약을 지어서 저녁 식사 자리에 참석했다.
미련하면 고생한다고, 무리한 선택이 일을 그르쳤다.
낮에는 두통과 오한으로 고통스러워하고 밤에는 복통으로 화장실을 오가는 바람에 며칠간 잠을 못 잤다.
너무 고통스럽고 괴로운 시간이었다.
그래도 모두가 알고 있듯이 열병은 언젠가 끝난다.
조금씩 상태가 좋아지고 지금은 병의 증상이 사라졌다.
물론, 몸무게가 많이 빠지고 제대로 된 영양 공급이 어려워 기력이 쇠하였는지 식은 땀이 나고 무기력한 증상은 여전하다.
심하게 아파보니, 자신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된다.
몸은 교통사고가 아닌 한 갑자기 아프지 않다.
느끼지 못할 약한 데미지가 조금씩 누적되어, 어느 순간에 통증으로 발현되기 시작한다.
그 상태에서도 이전과 같이 반복하면, 그때야말로 병이 된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 아프지 않다고 해서 괜찮은 건 아니다.
물론, 우리 몸만 그런 것이 아니라, 세상의 이치가 그렇다.
건물도 조금씩 무너지고 생명체도 조금씩 생기를 잃어가고 사람과 사람 간의 관계도 조금씩 멀어진다.
그 어떤 것도 갑자기라는 건 없다.
이번 열병도 무리한 선택의 대가를 치른 것이다.
대가를 치른다는 게 걱정이 되지만, 한 편으론 공평하다.
그저 무리하지 않으면 된다.
내 몸에서, 마음에서, 관계에서, 사회에서도.
적당히 만족하고 그칠줄 알면 탈날 일도 없다.
물론, 그게 매번 잘되지 않기에 다시 한 번 마음에 새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