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부터 온도가 급격히 떨어졌다.
지난 7월부터 자전거로 출퇴근하고 있는데, 생각 없이 나갔다가 손과 발이 너무 시려 당장 장갑과 귀도리를 샀다.
겨울은 항상 내음을 풍기며 다가온다.
나는 몸으로 추위를 느끼는 것보다, 냄새를 통해서 겨울이 왔음을 느낀다.
막힌 코가 뻥 뚫리고 폐의 모든 세포가 깨어나게 하는 냄새.
그 어떤 향수보다 더 진하게 느껴지는 겨울의 내음.
아마 내가 그 내음을 잊지 못하는 것은, 같이 떠오르는 기억들 때문일 것이다.
겨울의 기억은 견디기 어려울만큼의 혹독한 시간들이다.
혹독한 추위로 손과 발이 모두 얼어 고생했던 군대의 기억, 관리비가 아까워 보일러도 꺼놨던 기억, 처음 신입사원이 되고 연수원에서 고군분투했던 기억.
그래서인지, 겨울의 내음만큼은 더 선명히 기억한다.
겨울이 시작되면, 그저 아무 일 없이 이 시기가 지나가기를 바라게 된다.
그래도 겨울이 시작되었다는 것은, 결국엔 다시 봄이 온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군대의 추위도, 경제적 빈곤도, 사회 초년생의 서툰 시기도 결국, 끝나는 것처럼 말이다.
이번 겨울도 잘 이겨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