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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등감의 여러 얼굴

열등감은 건전한 에너지? 혹은 폭력성과 우월감? 그것에 대한 글

심리학자 아들러는 인간은 누구나 불완전한 존재로, 어떤 면에서는 열등감을 가진다고 말한다. 또한, 열등감은 병이나 나쁜 것이 아니라, 우리 인간이 보편적으로 경험하는 평범한 감정으로 정의한다.


다만, 열등감은 마치 바다 같아서 잔잔한 파도가 일 때는 우리 삶을 풍요롭게 하지만, 강한 파도와 매서운 비바람이 일 때는 나 자신뿐만 아니라, 주변 사람을 익사시키기도 한다. 열등감의 여러 얼굴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다.



건전한 에너지


미래 자신의 모습은 과거와 현재를 설명하는 것이다. 우리가 가졌었거나 가지고 있는 열등감과 결핍은 우리의 에너지를 어디에 쏟을지 방향을 정하게 한다. 아무런 열등감이나 결핍이 없다면, 무언가에 에너지를 쏟을 동기 역시 없는 것이다. 더 나은 사람은 무언가 채워지지 않은 현재의 결핍을 통해 만들어진다.


지난해 UFC 207에서 밴텀급 챔피언 도미닉 크루즈와 코디 가브란트가 맞붙었다. 전문가들은 대부분 도미닉 크루즈의 승리를 점쳤다. 하지만 막상 경기를 해보니 진검승부가 이어졌다. 결국, 모두의 예상을 뒤엎고 코디 가브란트가 벤텀급 챔피언에 올랐다. 그리고 코디는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도미닉을 이기기 위해 엄청나게 많은 노력을 했습니다. 그 와의 승부를 통해서 더 강하고 좋은 사람이 됐습니다."



자기 파괴

위에서 말한 것처럼 열등감은 문제도 병도 아니다. 다만, 열등감이 너무 커져 우울증이 돼버리는 것은 문제다. 열등감을 이겨내기 위해 내외적으로 표출해야 하는데, 자기 안에 가두기만 하면 우울증으로 변한다. 즉, 열등감이 우울증으로 변하는 중요한 요인은 어떠한 진지한 노력과 발견이 없는 것이다. 마음으로 욕심은 내지만, 현실에서의 노력을 하지 않을 때 인지부조화가 일어난다.



폭력성과 우월감


열등감을 건전한 에너지로 승화하지 못할 때, 우리는 자신의 부족함을 가리기 위한 수단으로 폭력성과 우월감을 선택한다. 자기도취나 자기 최면을 반복하면서 스스로 뛰어난 사람이라는 것을 느끼고 싶어 한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스스로 느끼는 자신에 대해 인정해주는 경우는 드물다. 이런 억눌린 사람이 가정에 와서는 대단한 사람임을 과시하기 위하여 폭력을 휘두르곤 한다.


그러나 스스로 대단한 사람임을 과시하는 것이 열등감을 해소하는 데 그리 좋은 방법은 아니다. 이것은 마치 어린 소년이 키가 커 보이기 위해 까치발을 들고 서있는 것과 같은 모습이다. 열등감과 우월감을 모순적인 관계지만, 동전의 양면과 같은 모습으로 볼 수 있다.



성취와 성공

열등감을 강하게 경험했던 사람들은 무언가 강하게 얻으려는 욕망과 열정을 갖고 있다. 사회적으로 성공한 사람들의 과거가 어두운 경우가 많은 것은 이를 방증한다. 무언가 열등감과 결핍 속에서 그것을 해결하려고 치열하고 노력하고 고군분투해본 사람은 무언가를 이뤄낸다.


인간은 항상 더 나아지려고 노력한다. 그렇기 때문에 현재 우리가 동굴 속이 아니라 고층 아파트에서 사는 이유다. 성취와 성공의 그림자에는, 인간의 연약한 속성이 드리워져 있다. 현재에 대한 결핍, 앞 날에 대한 두려움, 연약함을 숨기기 위한 노력이야 말로 현재의 문명을 만들었다.




인과에 매인 우리의 삶

우리 삶은 인과에 매여 있다. 삶의 작은 부분들 마저, 결코 무관하지 않다. 지금의 내 모습, 과거의 내 모습이 또 다른 나를 만든다. 살아가며 느끼고 마주하게 되는 이 불편한 열등감이라는 녀석을 어떻게 대할 것인가?







표지 이미지 주소: http://expre114.tistory.com/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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