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적 '내면세계의 질서와 영정성장'에 관한 글 (1)
얼마 전부터 매주 화요일 저녁 7시 30분에 진행되는 모임에 참여하기 시작했다. 주요 컨텐츠는 내면세계의 질서와 영적성장(저자-고든 맥도날드) 서적을 읽고 토론하는 것이다. 이 책은 사실 나와 인연이 깊다. 5년 전 취업과 진로로 흔들리는 시기에 나침반이 되어주었기 때문이다. 한 치의 망설임 없이 성장반 과정을 신청하였다.
이 책을 읽고 스스로 반추하는 과정을 기록하고자 글을 쓰게 되었다. 그리고 이 글을 통해 누군가의 마음에 혹은 삶에 작게나마 영향을 줄 수 있을까 하는 기대를 하게 된다.
강남의 동쪽, 석촌 호수 인근에 우리 인간이 만든 것으로 보기엔 놀랍도록 멋지지만, 한편으로는 위화감이 드는 제 2 롯데월드 타워가 지난해 사용승인을 마쳤다. 단번에 잠실과 인근지역은 미래 가치를 인정받아 국내 핵심 업무지구로의 성장이 예상된다.
하지만 우리의 기대를 비웃기라도 하듯이 송파구 일대의 땅이 꺼지기 시작했다. `14년 6월 송파구청 인근 0.1m 지름의 싱크홀을 시작으로 일대에 동공(지하의 빈공간)과 싱크홀, 건물 기울어짐이 현상이 일어났다.
과학자들은 싱크홀이 외부 압력이 너무 강하거나 지반이 약해 더는 견디기 어려울 때 발생한다고 이야기 한다.
이런 함몰웅덩이 현상은 비단 건물뿐만 아니라, 우리 인간에게도 번번이 일어난다. 외부에서 누르는 압력이 자신이 가진 내면의 에너지보다, 클 때 마음에는 함몰웅덩이가 생기고 만다. 그것은 자아상실, 우울증, 무기력증 같은 것으로 나타나며, 함몰웅덩이 증후군(Sinkhole Syndrome)이라 부른다.
즉, 우리가 내면의 에너지를 확보하지 않은 채 외적/공적 세계만 쌓아 올릴 때 발생하게 된다.
함몰웅덩이 증후군은 건강해 보이는 외적 모습과 상관없이, 어느 순간에 찾아온다. 오히려 외부 세계에서 성공한 사람들에게 더 큰 위협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대개 성공한 것으로 보이는 사람들은 외적/공적 세계가 질서 정연해 보인다. 사람들에게 자신의 좋은 면을 보여주고 실수가 없고 평판이 좋다. 하지만 외부 세계가 질서 정연하다는 것은, 거기에 많은 시간과 신경을 쏟고 있음을 이야기한다. 그런 사람일수록 일상이 바쁘고 마음을 돌볼 수 있는 시간이 나지 않는다. 바쁜 건 대체로 우리 마음의 무질서에 대한 원인이 된다.
내면의 무질서는 마치 언제 어떻게 생겨난 지 모르는, 침대 밑 먼지와 같다. 분명 오늘 아침에 청소할 때는 깨끗했는데 저녁이 되니깐, 다시 또 먼지 덩어리가 생겼다. 다음에 더 모았다가 없애야 지하고 가만히 놔두었는데, 어느 순간 손이 닿지 않는 곳까지 먼지 덩어리가 퍼지고 말았다.
우리 내면의 무질서 역시,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손이 닿지 않는 곳까지 뻗어 나간다.
지난주 토요일 교회 리더 모임에 참석하였다. 한창 모임을 진행하던 중 목사님께서, 사도바울의 이미지와 일치하는 사람에게 서신을 전달해주라는 미션을 주셨다. 그러던 중 어떤 한 청년이 내게 서신을 전달해왔다. 서신을 받고 난 후 스스로 부끄러움이 밀려들었다. 마치 사도바울처럼 옳은 것을 표현하고 판단했던 내 모습이 떠올랐다. 그런데도 정작 내 마음과 영혼은 결코, 내가 뱉는 말과 일치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내면세계의 질서와 영적성장 책에는, 파도를 만난 배의 이야기가 있다.
배로 바다를 운항하다가 생각지 못한 강한 파도를 만나면, 선장은 가장 먼저 조종실로 향한다고 한다. 왜냐하면 아무리 강한 파도를 만나도, 조종실에서 아무런 문제가 없으면, 헤쳐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즉, 조종실에 문제가 있으면, 작은 외부의 문제에도 배는 끔찍한 사고를 겪게 될 것이다. 우리 마음도 이와 같다.
다시 내 이야기로 돌아와서, 현재 내 사고에 다양한 모순이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외부 세계에서는 그럴듯한 말과 행동으로 질서 정연함을 추구하지만, 마음으로는 한없이 게으르고 이기적인 자신을 보게 된다.
살아가며, 어떤 문제에 부닥쳤을 때 삶이 산산이 조각나는 사람과 더 큰 사람이 되는 것을 보게 된다. 내면에서 그 문제를 버틸 힘이 있으면, 실수를 통해 성장하는 것이고 버티지 못하면 삶은 산산이 조각나고 만다.
이제 더는 내면의 무질서를 방치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게된다. 함몰 웅덩이는 예고를 한 후 친절히 찾아오지 않는다. 어느 순간에 우리가 반응하지도 못할 속도로 찾아온다.
5년 전에도 내면세계의 질서와 영적성장을 주제로 글을 썼었다. 그럼에도, 그때의 감동과 감흥이 현재 내게 남아있지 않다. 다시금 그때의 내 모습을 되찾고 싶다.내 영혼의 선장이 자신이 되지 못하는 모순과 이제는 작별인사를 하고 싶다.
무릇 지킬 만한 것보다 더욱 네 마음을 지키라. 생명의 근원이 이에서 남이니라 (잠 4:23)
위의 성경 구절은 우리 인간은 안(내면)에서부터 밖(외부)으로 향하도록 만들어졌음을 이야기한다. 이 이야기에 아직 삶 전체를 관통할 정도의 공감은 없다. 하지만 이 과정이 끝난 후 달라진 모습을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