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에세이] 억지스럽지 않게, 과하지 않게

해안 길을 따라 걸으며 하는 명상일기 in Jeju

제주 한담해변 쭉 이어진 해안가의 길을 따라 걷다가 목을 축이기 위해 한 카페로 들어갔다. 2018년 기록적으로 더운 여름은 지나갔지만, 정오 즈음이라 햇볕이 강해 관광객들로 카페가 붐빈다. 고개를 돌리면 바다가 보이는 카페 창가 쪽에 자리를 잡았다.

<한담해변으로 이어지는 해안 길>

창을 통해 한담해변을 오랫동안 바라보고 있었다. 잔잔하게 파도가 일렁이고 바람이 불어 나뭇잎이 흔들린다. 주변 사람들은 행복한 미소를 띠며 사진을 찍는다. 그저 바라보고 있는 것만으로, 채워지는 것이 있다.

<카페 몽상드애월 전면부, 카페 앞 바다전경이 운치 있어 많은 사람이 사진으로 담는다.>

바쁜 일상을 접어둔 채 덩그러니 외딴곳에 있으니, 여러 생각에 잠긴다. 그러다 문득 얼마 전에 읽었던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가 집필한 명상록의 한 부분이 떠오른다. 자연에 대한 이야기였다. 다시 조금 멀리 떨어져서 내 삶과 주변을 살펴본다.


자연은 자신이 가진 것 안에서 모든 것을 해결한다. 강은 끊임없이 흐르고 그것이 증발하여, 다시 비가 되어 내린 후 땅에는 생명이 자라난다. 생명력을 잃은 존재는 다시 땅으로 돌아가 자연 일부분이 된다. 단순하지만, 그 안에 아름다움이 있고 자연의 순리가 있다. 어느 것 하나 조화를 이루지 못하거나 과하거나 억지스러운 것이 없다.

<카페 안에서 보이는 한담해변, 보고 있는 것만으로 마음이 채워진다.>



내 삶도 마찬가지여야 한다. 내가 가진 것 안에서 스스로 살아낼 수 있어야 한다. 과한 욕심으로 무언가를 끌어다 쓰면, 어딘가 균형을 잃기 마련이다. 균형을 잃은 채로 걷다 보면, 어느 순간에 넘어져 크게 다칠 수 있다. 지금 내게 주어진 것으로 살아가는 법을 배워야 할 것 같다.


<장난스럽게 찍어본 사진, 곽지해수욕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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