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의 청년으로 살며, 자존감이 낮아지는 원인 분석
최근, 몇 년 사이 한국 사회에서 대두되는 핫 키워드가 있다. 그것은 바로, ‘자존감’이다.
네이버 트렌드에 따르면, ‘13년 4월 자존감에 대한 통합 검색 빈도는 50점(100점 만점)이었으나, 3년 10개월이 지난 ‘17년 2월 자존감에 대한 통합 검색 빈도는 58% 상승한 85점에 이르고 있다.
또한, 도서 ‘자존감 수업(저자 윤홍균)’은 인터파크 도서 베스트셀러 2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인류는 하루가 다르게, 발전해 가는데, 공교롭게도 우리의 내면은 물질만으로 채워지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자 이제는, 자존감 문제에 대해 더 근본적으로 탐구해보고 싶다. 우리는 어디서부터, 자존감이 낮아지고 불만족스러운 삶을 살게 될까? 나는 여기에 대한 문제를,
1) 사회적 압력, 2) 자기기만, 3) 자존감 학습 부재(부모의 올바른 역할 모델 부재) 등 세 가지로 꼽아봤다.
한국 사회 특유의 압력은 우리의 삶을 희미하게 만든다. 인간이란, 서로 다른 생김새만큼이나, 다양한 재능과 성격, 기질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우리 사회는 성공하는 삶을 외부적 가치에 초점을 맞추어 보편적 삶의 기준을 제시한다.
정말 몇 명의 소수를 제외하고 이런 보편적 가치로부터 자신을 지켜내는 일이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또한, 이것은 큰 틀에서 사회 전체의 압력뿐만 아니라, 우리가 속한 조직에서도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한 예로, 얼마 전, 나는 주변 친구로부터, 본인 팀의 Leader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 됐다.
그 리더는 팀원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나는 성공한 사람이기 때문에, 하고 싶은 대로 행동할 수 있고 하고 싶은 말을 할 수 있다. 반면, 너네는 실패한 사람들이기 때문에, 내가 얘기하는데 아무런 말도 할 수 없고 그저 들을 수밖에 없지?, 나처럼 되고 싶으면 성공하도록”
물론, 이 리더는 사회적으로 성공했을지 모르겠지만, 인간의 존재에 대한 비뚤어진 시선과 편협함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런 사회적 압력(크던 적던)은 우리 자신이 누구인지 잊게 만든다.
자기기만은 사회적 압력에 따른, 개인의 행동으로 볼 수 있다.
이는, 우리가 처한 보편적 기준 혹은 압력이 올바르지 않다고 느껴짐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속여 합리화하는 행동이다.
예를 들어, A기업의 대표가 자신의 이익을 위해 기업의 자금을 횡령하고 배임했다.
이 모든 작업에 재무팀장, 기획팀장 등이 가담했다. 이 둘은 분명 이 일이 옳지 않다고 마음속으로 생각했지만, 자신을 기만하고 부정한 행동에 동조했다.
자기기만에 대해 어떤 사람들은, 원래 다 그렇지, 어쩔 수 없지라고 말하지만, 이는 자존감에 정말 큰 손상을 줄뿐만 아니라 자기혐오 정서를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특히, 한국교회의 크리스천들은 자기기만에, 더욱 쉽게 노출된다. 자신의 삶은 엉망진창인데, 교회에서는 자신의 삶을 온전히 공유할 수 없는 사회적 압력이 있기 때문이다.
참 아이러니 게도, 자존감이라는 것은, 자신의 효능감, 존재감을 느끼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철저히 타인으로부터 학습된다.
주변을 살펴보면, 같은 사회에 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누구는 견고한 자존감을 지니고 있다. 우리의 사고방식, 가치관 등은 성인이 되기 전에 학습되는데, 이때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은 역시 부모다.
아이에게 자존감을 학습시키려면, 이것이 가장 먼저 선행되어야 하는데, 자녀는 내 소유가 아님을 인정해야 한다.
이것이 선행되지 않으면, 자녀는 자신의 삶을 살 수도, 그렇다고 완전히 부모의 삶을 살 수도 없게 된다. 우리 어머니의 손자 양육 방식이 떠오른다.
“나는 준범이가 도와달라고 할 때까지, 절대 먼저 도와주지 않는다고, 그래야 준범이도 자기가 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니깐.”
# 스스로 옳다고 생각하는 것은 지켜야 한다.
어떠한 상황에도 스스로 옳다고 생각하는 것을 지키는 용기를 낼 때 나의 지난 세월의 배움이 헛되지 않았음을 느낀다.
어떤 압력에도, 어떤 평가에도 스스로 지키고 싶은 가치관/행동을 지킬 때, 나는 나의 존재감을 느낀다.
그리고 아이러니하게도, 우리 사회는 자신의 길을 가는 사람을 절실히 필요로 한다.
스스로 지키고 싶은 것이 있다면, 결과가 어떻든 정면 승부하기를 바란다. 그게 자존감 있는 삶의 핵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