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에 고향에 다녀왔다. 동생 결혼식 이후에 회사가 바쁘다는 핑계로약 3주간 고향에 가지 않았다. 사실 조금만 시간을 내면갈 수 있는데, 토요일에 그 몇시간 더 자보겠다고 잠시 미뤄두었다.
고향 집에 가면, 엄마는 그동안 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쭉 늘어놓는다. 어떤 일이 있었는데, 그때 조카(엄마에게는손주)가 무슨 말을 해서 너무 웃겼다든지, 옆집 부동산 아줌마가어떻다든지, 일상적인 이야기다.
한참을 듣고 있다 보면, 아빠는 방으로 들어가고 나랑 엄마만 덩그러니남는다. 그러고 나면, 나 역시 고향에서 조그만 가게를 운영하는친구에게 야식 먹자고 문자 메시지를 보낸다. 엄마는 이내 하던 말을 끊고 늦게 들어오지 말라는 말과함께 나를 보내준다.
그렇게 하룻밤이 지나고 점심 즈음 서울로 올라갈 채비를 한다. 엄마차를 타고 버스터미널까지 간다. 그때 엄마는 작게 이런 말을 건넨다.
엄마가 아무것도 해줄 수 있는 게 없어서 미안하다.
나는 이렇게 대답했다.
아니야 엄마, 나는 우리 집이 너무 넉넉하지 않아서 열심히할 수 있었어. 진심으로 감사하게 생각해.
엄마는 자식들에게 경제적으로 많은 것을 해줄 수 없어서 항상 마음의 빚을 가지고 사는 것처럼 느껴진다. 그래서 엄마는 늘 내가 고향에 갈 때 고기반찬을 해다가 주시는 것 같다. 그렇게라도미안한 마음을 달래고 싶어서,
서울로 올라와서 월요일을 맞이했다. 회사에 가니, 지난 주말에 느끼던 포근함과 다른 환경이 다소 낯설다. 그리고 마음한 켠이 쿡쿡 찔려 온다. 지난 3주동안 모으고 모아온 엄마의이야기를 다 못들어주고 온 것 같은, 알량한 미안함이다.
나역시 엄마에게 알량한 빚을 진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다다음주에 고향에 가면, 그 빚을 청산해야지 다짐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