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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표 강박 사회의 진실

왜 사람들은 목표를 강요하며, 우리는 왜 휘둘리는가

by DataSopher

“목표가 무조건 좋다고? 목표와 목적을 가지라고 가스라이팅하는 세상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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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이야기는 조금 불편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한 번쯤 이 질문을 정면으로 마주해야 합니다.


“왜 우리는 목표가 없으면 안 되는 사람처럼 취급받을까?”

“목표를 갖지 않으면 뒤처지는 것일까, 아니면 누군가 뒤처졌다고 느끼게 만들고 싶은 것일까?”


저는 이 글에서 목표라는 단어의 이면, 현대 사회가 목표를 통해 사람을 어떻게 길들이는지를 데이터와 인문학의 관점에서 분석해보려 합니다.





20세기 후반 경제의 구조가 제조 중심에서 서비스·지식 중심으로 이동하면서 생산성은 더 이상 기계의 출력이 아니라 사람의 시간·집중·노동강도로 측정되기 시작했습니다.

이때 등장한 것이 우리가 아는 OKR, KPI, 자기계발, 목표 관리 시스템입니다.


구글, 인텔 등 실리콘밸리의 OKR은 혁신의 언어로 포장되었지만 한국식 조직문화에서는 “성과 안 나오면 네 탓”이라는 책임 전가 시스템으로 변형되었습니다.


데이터 분석해보면 지난 15년간 한국에서 ‘목표 설정’, ‘자기계발’ 관련 검색량은 꾸준히 증가했고 특히 연말·연초에 40~60% 급증합니다. 이건 개인의 자발성이 아니라 사회 전체가 특정 시점에 “목표를 가져라”고 압박한다는 신호입니다.


즉 목표는 어느 순간 삶의 자율적 도구가 아니라 통제의 언어가 되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말합니다.


“목표 없는 사람은 아무것도 해낼 수 없어.”

“목표라도 세워야지.”

“그렇게 살면 안 돼.”


이건 조언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사회심리학에서 말하는 “행동 규범 가스라이팅”과 구조가 같습니다.

왜냐하면 목표는 결과의 실패를 개인에게 귀속시키기 때문입니다.


기업은 말합니다.

“목표를 세워라. 달성 못 하면 너의 역량 부족.”


국가도 말합니다.

“청년들이 목표가 없어서 문제다.”


교육도 말합니다.

“네가 열심히 목표를 세우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연구를 보면 개인이 목표를 세웠느냐보다 환경·경제·계층적 자원·기회 접근성이 결과에 훨씬 더 큰 영향을 미칩니다. 목표는 변수 중 10~15%에 불과하다는 연구도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늘 10~15%만 붙잡고 나머지 85~90%를 개인의 의지 부족으로 돌립니다.

이것이 바로 목표 가스라이팅의 실체입니다.


https://youtube.com/shorts/9wJ7RfvUhnM?si=Y42PP0iwMx8qkzbE


목표 자체는 나쁠 이유가 없습니다. 문제는 ‘강요된 목표’입니다.


강요된 목표는 세 가지 부작용을 만듭니다.


1. 동기 훼손

자기결정성이 없는 목표는 오히려 집중력과 성취감을 떨어뜨립니다.


2. 지속불가능성

애초에 ‘내 목표’가 아니기 때문에 3주만 지나도 동력이 사라집니다.


3. 죄책감 산업화

목표를 달성 못하면 ‘내가 부족해서’라고 느끼며 자기계발 산업은 그 죄책감을 먹고 계속 성장합니다.


결국 우리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 사는 게 아니라 목표를 이루지 못했다는 불안으로 소비하고 움직이는 인간이 됩니다.




많은 자기계발서가 놓치는 핵심이 있습니다. 목표와 목적은 완전히 다른 개념이라는 것입니다.


목표: 해야 할 일(Task)

목적: 존재의 이유(Why)


우리는 목표만 가득한 사회에서 살고 있습니다. 하지만 목적이 비어 있으면 목표는 끝없이 반복되는 숙제일 뿐입니다.


목표는 체크리스트가 되고 목적은 실종되고 삶은 과부하 상태에 들어갑니다.


그래서 중요한 질문은 이것입니다.


“나는 왜 이것을 하려는가?”

“이 목표가 내 삶을 넓히는가, 아니면 좁히는가?”




AI 시대의 패러다임은 ‘목표 경쟁’이 아니라 방향 경쟁입니다. 목표는 빠르게 따라잡히지만 방향은 훨씬 더 깊은 정체성을 요구합니다.


목표는 숫자다.

방향은 세계관이다.


AI와 데이터 시대의 강자는 “명확한 방향성을 가진 개인과 조직”입니다.

그래서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목표가 없어서 문제가 아니라 방향이 없어서 흔들리는 것이다.


그리고 방향은 누가 대신 정해줄 수 없습니다. 그건 스스로 사유하고 구축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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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투자를 하든, 글을 쓰든, 배움을 이어가든 목표는 최종 단계에서 세우는 것이라고 믿습니다.


순서는 이렇게 가야 합니다.


1. 나라는 시스템을 이해한다

— 인간적 제약, 강점, 동기 구조 파악

2. 방향을 정한다

— 어떤 세계를 향해 살 것인가

3. 목표는 마지막에 붙인다

— 방향을 구현하기 위한 구체적 장치


사회는 3번만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진짜 중요한 건 1번과 2번입니다.


목표 가스라이팅에 흔들릴 필요 없습니다. 우리는 기계가 아닙니다. 삶은 프로젝트가 아닙니다.


https://youtube.com/shorts/bwwztwdUK8A?si=wz1qewtgaNGvEvdz


방향이 선명한 사람은 목표가 없어도 흔들리지 않습니다. 목표만 있는 사람은 방향이 없으면 항상 흔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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