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스타트업 보상시스템의 결함
대한민국 스타트업에서 스톡옵션이 ‘쓸모없어지는’ 7가지 구조적 이유
어느 순간부터 한국 스타트업 채용 공고의 “스톡옵션 제공”은 복지라기보다 정서적 담보처럼 읽힙니다. “지금은 현금이 부족하지만 미래의 큰 그림을 함께 가져가자.”
문제는 그 미래가 구조적으로 오지 않거나 오더라도 내 몫이 남지 않게 설계되는 경우가 점점 늘어났다는 데 있습니다.
실제로 네이버 데이터랩 검색 흐름만 봐도 ‘스톡옵션’ 관심은 팬데믹 전후(2020~2022)에 크게 올라갔다가 이후 식었습니다. 기대가 꺾였다는 건 경험 데이터가 쌓였다는 뜻이기도 하죠. ([네이버 프리미엄 콘텐츠][1])
1) “엑싯의 시간”이 길어졌다: 옵션은 ‘만기 없는 약속’이 된다
스톡옵션이 강력한 보상으로 작동하려면 전제가 하나 필요합니다. 현금화 가능한 이벤트(상장/매각/2차거래)가 “합리적인 시간” 안에 와야 해요.
하지만 시장이 얼어붙는 구간에서는 IPO도 M&A도 늦어지고 직원의 베스팅은 끝나도 현금화 창구가 열리지 않습니다. 그러면 옵션은 기다림의 비용이 됩니다.
2) ‘우선주의 질서’가 보통주의 미래를 깎아먹는다
한국 스타트업 투자계약의 핵심은 종종 한 문장으로 요약됩니다.
“리스크는 투자자가 줄이고 불확실성은 보통주가 감당한다.”
청산우선권(Liquidation Preference), 희석방지(리픽싱), 각종 보호조항이 쌓이면, 엑싯 순간에 “분배의 폭포(waterfall)”가 만들어집니다.
겉으로는 회사가 “성공”해도 그 성공의 현금흐름이 먼저 빠져나갈 관이 많아지는 거죠. ([ZUZU - 자본 접근성은 가깝게, 운영은 간편하게][2])
3) 다운라운드+리픽싱은 ‘직원의 기대수익’을 기술적으로 무력화한다
회사가 다음 라운드를 낮은 밸류로 받는 순간(다운라운드) 리픽싱이 발동되면 기존 주주의 희석이 급격히 커질 수 있습니다.
이때 직원 옵션 풀은 숫자상 그대로여도 실질 가치는 얇아집니다. 더 잔인한 건 이 메커니즘이 “도덕성” 문제가 아니라 계약 공학이라는 점입니다. ([조창훈 변호사의 리걸허브][3])
4) “행사가격”이 심리적 배신이 되는 순간
스톡옵션은 “주식을 싸게 살 권리”인데 한국에서는 행사가격 산정과 설명이 불투명하면 갈등이 폭발합니다.
현실에서 자주 벌어지는 사고는 이겁니다.
- 회사는 “1억어치 드릴게요”라고 말했지만
- 직원은 “액면가 기준으로 1억 이익이 이미 생겼다”고 이해하고
- 실제로는 “최근 투자단가 기준” 행사가격이라 기대가 무너지는 것
설명 실패는 신뢰 실패로 직결됩니다. ([동아일보][4])
5) “팔 수 없는 주식”은 보상이 아니라 장식품이다
한국 회사 정관/주주간 계약에서 흔한 제약 중 하나가 주식 양도 제한(회사 동의 필요)입니다.
옵션을 행사해 주식을 받아도 팔 수 없으면 그 가치는 장부 속에만 존재합니다. 스타트업이 직원에게 “미래 지분”을 주면서도 “현재 거래”는 막아버리는 역설이 생깁니다. ([ggmj.kr][5])
6) 세금과 현금흐름: “이익은 종이에, 납부는 현금으로”
스톡옵션의 가장 현실적인 벽은 현금 부족입니다.
행사하면 세금(과세 구조는 상황별로 다르지만)이 따라오고 직원은 현금이 없어서 행사 자체를 포기하거나 행사 후에도 거래가 막혀 유동성 위기가 옵니다.
그래서 최근 정책도 이 지점을 건드립니다. 2026년부터 스톡옵션 관련 제도 개선(비과세/특례 확대 흐름, 제도 활성화)이 언급되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정책브리핑][6])
7) 마지막으로 ‘완전희석(fully diluted)’을 공유하지 않는 문화
실리콘밸리식 보상 대화의 핵심은 대체로 이겁니다.
- “당신의 지분은 완전희석 기준으로 몇 %이고”
- “옵션 풀, 향후 투자, 희석을 감안하면”
- “엑싯 시나리오별로 기대값이 이렇게 바뀐다”
반면 한국은 아직도 종종 “몇 주 줄게요” 수준에서 멈춥니다.
지분은 확률×계약×시간의 함수인데 그 함수를 공유하지 않으면 옵션은 쉽게 신화가 됩니다. 정부 대책 문서에서조차 ‘완전희석방식’ 유인으로 제도의 실효성을 높이겠다는 언급이 나오는 배경도 이 구조를 반영합니다. ([파일SCS][7])
그럼 결론은 “스톡옵션은 휴지”인가?
저는 반대로 말하고 싶습니다.
스톡옵션이 쓸모없어진 게 아니라 “쓸모있게 만드는 설계”가 부족했던 겁니다.
스타트업이 진짜로 인재에게 미래를 약속하고 싶다면 최소 2~3개는 “시스템”으로 갖춰야 합니다.
- 완전희석 기준으로 지분 커뮤니케이션 표준화(옵션 풀 포함)
- 세컨더리/바이백/유동화 윈도우를 정기적으로 설계(작게라도)
- 행사가격·세금·행사 프로세스 교육을 온보딩에 포함
- 리픽싱/청산우선권이 옵션 가치에 미치는 영향을 시뮬레이션해서 공유
- 스톡옵션만이 아니라 현금·성과급·RSU 유사 구조 등 “복합 보상”으로 리스크 분산
옵션은 “동기부여 도구”가 아니라 신뢰의 회계장부입니다.
그리고 신뢰는 설명 가능한 구조에서만 오래 갑니다.
제가 보기에 한국 스타트업의 스톡옵션은 지금 ‘낭만의 언어’에서 ‘계약의 언어’로 이행 중입니다.
좋은 변화예요. 낭만은 사람을 불태우지만 계약은 사람을 살립니다.
스톡옵션이 다시 강해지려면 거창한 구호보다 한 가지가 필요합니다.
“현금화의 길”을 회사가 제도로 보여주는 것.
그 순간부터 옵션은 종이가 아니라 진짜 미래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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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https://contents.premium.naver.com/outstanding/outstandcrew/contents/250911170834244th
"스타트업 스톡옵션, 이제 정말 휴지일까"
[2]: https://zuzu.network/resource/blog/liquidation-preference-2/
"벤처 투자 거버넌스 3종 세트"
[3]: https://jolawhub.com/2025/07/21/%EA%B8%B0%EC%97%85-%EC%9E%85%EC%9E%A5-%ED%88%AC%EC%9E%90%EA%B3%84%EC%95%BD%EC%84%9C%EC%97%90%EC%84%9C-%EA%B0%80%EC%9E%A5-%EC%9C%84%ED%97%98%ED%95%9C-%EB%8F%85%EC%86%8C%EC%A1%B0%ED%95%AD-top-5/
"투자계약의 독소조항, 스타트업을 위한 필수 가이드"
[4]: https://www.donga.com/news/It/article/all/20240205/123395948/1
"[스타트업 법률실무 마스터링] 스타트업 법률실무 (2) 스톡 ..."
[5]: https://ggmj.kr/hredge/?bmode=view&idx=166472925
"[EP.213] 스톡옵션으로 돈 벌고 싶지만 쉽지않은 현실 (EDGE ..."
[6]: https://www.korea.kr/news/policyNewsView.do?newsId=148957068
"중소·벤처기업 정책 이렇게 달라집니다!"
[7]: https://files-scs.pstatic.net/2026/01/01/34aYgmpyMI/2._%28%EB%8C%80%EC%B1%85%29_%EB%B2%A4%EC%B2%98_4%EB%8C%80_%EA%B0%95%EA%B5%AD_%EB%8F%84%EC%95%BD_%EC%A2%85%ED%95%A9%EB%8C%80%EC%B1%85.pdf
"벤처 4대 강국 도약 종합대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