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파민 중독이 아니라 ‘비교·자랑 중독’이다
어느 날부터였을까요.
사람들이 “나 요즘 도파민에 중독됐어”라고 말하기 시작한 게.
그런데 저는 이 문장이 자주 정확한 원인을 가린다고 느낍니다.
사람들이 중독된 건 ‘자극’ 그 자체라기보다 그 자극을 누군가에게 보여주고 누군가와 비교하고 “나도 해봤다”라고 증명하는 행위에 더 가깝습니다. 그 행위의 가장 깊은 원천은 꽤 쓸쓸한 단어 하나 외로움일 때가 많죠.
1) 도파민이 아니라 ‘증명 욕구’가 사람을 움직인다
도파민은 결과가 아니라 메커니즘입니다. 뇌가 “다음 행동을 또 하자”라고 신호를 주는 연료.
요즘 유행을 자세히 보면 연료보다 더 중요한 게 있어요. 바로 목적지입니다.
- “이거 먹어봤어?”
- “거기 줄 서봤어?”
- “그 조합 알아?”
- “나 어제 오픈런 했잖아.”
이 말들의 핵심은 맛보다 관계에서의 위치예요.
맛은 핑계가 되고 진짜 목적은 “나, 너희 세계에 들어와 있어”라는 소속의 인증이 됩니다.
2) 음식 유행은 ‘외로움의 인덱스’다
탕후루, 마라탕, 요즘의 두쫀쿠.
이 셋은 공통점이 선명합니다. ‘공유하는 사건’이 된다는 것.
두쫀쿠(두바이 쫀득 쿠키)는 특히 “먹는 것보다 경험과 공유가 중심”으로 확산됐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HARPERSBAZAAR][1])
즉 혀의 만족보다 피드의 반응이 더 큰 보상이 되는 구조죠.
탕후루는 더 극단적입니다. 한 프랜차이즈 기준이긴 하지만 가맹점이 2022년 43곳 → 2023년 531곳으로 급증했다가 2024년 150곳으로 줄었다는 숫자는 ‘유행의 파도’를 그대로 보여줍니다. ([매일경제][2])
이건 사람들이 갑자기 단맛을 싫어해서가 아니라 ‘증명할 가치’가 떨어진 순간에 파도가 빠지는 겁니다.
유행은 언제나 “지위”가 식을 때 꺼지거든요.
마라탕은 흥미롭게도 결이 조금 다릅니다. 탕후루가 반짝했다면 마라탕은 한국식으로 변형되며 상대적으로 지속성을 얻었다는 해석이 많습니다. ([다음닷넷][3])
(여기서 중요한 건 ‘마라’ 자체보다 우리 일상에 스며드는 방식이에요. 유행이 문화가 되는 순간이죠.)
3) “나도 해봤다”는 말이 많아질수록 사람은 더 외로워진다
여기서 불편한 질문 하나.
우리는 왜 굳이 “나도 해봤다”를 외칠까요?
대부분은 확인받고 싶은 마음입니다.
내 일상이 남의 일상과 연결되어 있다는 신호.
혼자 밥을 먹어도 피드 속에서 함께 먹는 느낌을 얻는 것.
이 방식의 치명적인 역설은 이거예요.
비교로 연결을 얻을수록 연결의 질은 얇아진다.
얇은 연결은 금방 불안을 부르고 불안은 다시 더 큰 인증을 요구합니다.
그래서 다음 유행이 필요해지고 다음 조합이 필요해지고 다음 “나도 해봤다”가 필요해집니다.
4) 그럼 우리는 무엇에 ‘중독’되어 있는가
이 시대의 중독은 이렇게 정의할 수 있습니다.
- 도파민 중독: 자극 자체가 목적
- 비교·자랑 중독: 자극을 통한 관계의 위치 증명이 목적
- 그리고 그 밑바닥에는 외로움(소속 결핍)이 있다
그래서 저는 탕후루·두쫀쿠 같은 유행을 “가벼운 간식”으로만 보지 않아요.
그건 어쩌면 우리가 사회적으로 점점 더 ‘혼자’가 되어가는 방식을 보여주는 데이터입니다.
5) 비교를 ‘관계’로 바꾸는 작은 기술
여기서부터가 실전입니다.
유행을 끊으라는 말이 아니에요. 유행은 인간의 언어니까요.
유행을 쓰는 방법을 바꾸면 됩니다.
- “나도 해봤다” 보다 “너는 왜 그걸 좋아해?”를 묻기
- 인증샷 대신 후기 한 줄(맛보다 감정) 남기기
- “유행”을 따라가기보다 유행의 원인을 함께 해석하기
같은 디저트를 먹어도 비교는 사람을 고립시키지만
대화는 사람을 연결합니다.
여러분은 최근에 “이건 꼭 해봐야 해”라고 느꼈던 유행이 있나요?
그때의 마음은 즐거움이었나요 아니면 뒤처질까 봐였나요?
#도파민중독 #비교중독 #외로움 #SNS심리 #유행분석 #탕후루 #마라탕 #두쫀쿠 #오픈런 #품절대란 #MZ트렌드 #소속감 #자존감 #숏폼문화 #데이터로보는사회 #인문학적해석 #브런치글쓰기
[1]: https://www.harpersbazaar.co.kr/article/1894649
"왜 모두가 두쫀쿠에 열광할까? 두바이 쫀득 쿠키 신드롬"
[2]: https://www.mk.co.kr/news/society/11956562
"“이젠 아무도 오픈런 안 해요”…'두쫀쿠' 열풍 벌써 식었나"
[3]: https://v.daum.net/v/VrJVEzVZhg
"[음식의 미래]마라탕·탕후루가 떡볶이에 큰절하는 까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