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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조각 서비스 종료 – 버틴다는 건 생각보다 잔인하다

by DataSoph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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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스타트업 대표는 이런 말을 했습니다.


“성공은 창업보다 오래 버티는 자의 것”


그 말이 맞다는 걸 우리는 너무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버틴다는 건 단순히 ‘시간을 견디는 것’이 아니라, 시간과 함께 쏟아지는 모든 변수를 감당하는 일입니다.


하루조각의 서비스 종료 소식은 그 잔인한 현실을 다시 한 번 보여줍니다.





1. 하루조각, 왜 사람들 마음을 사로잡았나


하루조각은 짧은 영상과 이미지를 조각처럼 모아 하루라는 시간을 기록하게 하는 서비스였습니다.


SNS의 과잉 정보 피로감 속에서 ‘딱 하루만 기록하는’ 미니멀한 시간 저장소

알고리즘 추천보다 자기 주도적 기록과 회상에 집중

친밀한 사람들끼리 공유할 수 있는 공간


이 모든 포지셔닝은 2020년대 초반의 ‘디지털 피로 사회’에서 꽤 매력적인 차별화였습니다.





2. 그런데 왜 버티지 못했나


1) 유저의 ‘습관화’ 실패

하루조각은 감성적으로는 끌렸지만 매일 기록을 남기는 습관이 형성되기 어려웠습니다.

SNS처럼 즉각적인 피드백(좋아요·댓글) 구조가 약했고 그만큼 사용자가 매일 접속할 이유도 줄었습니다.


2) 성장 정체와 투자 환경 악화

2024~2025년 글로벌 투자 시장은 ‘유니콘 환상’에서 벗어나 확실한 수익 모델을 증명하지 못한 서비스에는 차가웠습니다.

하루조각이 가진 잠재력은 컸지만 명확한 매출 구조를 보여주기 전까지 버틸 여력은 부족했습니다.


3) 작은 서비스의 ‘운영비 벽’

서버 비용, 인건비, 마케팅…

‘적게 벌고 적게 쓰며 버티자’는 전략은 일정 규모를 넘어가면 오히려 성장 기회를 놓치게 합니다.

버틴다는 건 사실상 ‘확장’과 ‘방어’의 균형 게임이었죠.





3. 버티기 위해 필요한 건 ‘의지’보다 ‘구조’


많은 창업자가 “버티면 된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하루조각 사례는 보여줍니다.


버티기의 본질은 ‘의지’가 아니라 구조라는 걸요.


현금흐름 구조: 최소한의 운영비를 2년 이상 버틸 수 있는 재무 안전판

제품·시장 적합성(PMF) 완성도: 매일 접속할 이유를 주는 습관화 장치

지속 가능한 유저 획득 채널: 광고비 의존이 아닌 자연 유입 구조

피벗 가능성: 핵심 유저 데이터를 활용해 새로운 방향으로 전환할 수 있는 유연성


버틴다는 건 결국 ‘계속 팔릴 구조’를 만든다는 뜻입니다.





4. 우리가 하루조각에서 배워야 할 것


1) 서비스 종료는 실패가 아니다.

종료는 더 이상 성장할 수 없는 환경에서 ‘손절’하는 전략적 선택일 수 있습니다.


2) 짧은 성공은 ‘의도된 실험’이 될 수 있다.

하루조각이 쌓은 감성적 브랜딩과 유저 데이터는 창업팀의 다음 프로젝트에서 큰 자산이 됩니다.


3) 창업은 마라톤이 아니라 ‘구간별 릴레이’다.

한 서비스가 끝나도 그 경험은 다음 구간의 토치가 됩니다.





5. 던지는 질문


하루조각을 보며 저는 제 스스로에게 묻습니다.


“나는 지금 단순히 버티고 있는가, 아니면 버틸 수 있는 구조를 만들고 있는가?”


버틴다는 건 ‘근성’이 아니라 ‘시스템’입니다.

시스템 없는 버티기는 시간과 자본을 소모할 뿐, 끝은 늘 허무합니다.


하루조각이 남긴 건 ‘아름답게 실패하는 법’이 아니라 다음 도전을 위한 데이터와 통찰입니다.

그리고 우리 모두에게 주는 조용한 경고입니다.


“감성은 사람을 모으지만 구조만이 회사를 살린다.”





#스타트업 #하루조각 #서비스종료 #창업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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