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아무것도 아닌 일

[묵상하며 깊이 생각해 보기(85)]

by 겨울나무


♣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다.
< 한국 속담 >

♣ 죽음의 뱃사공은 뇌물을 받지 않는다.
< 호라티우스 /송시 >

♣ 나는 어떤 정치가를 뇌물로 매수하고 싶을 때 늘 반 독점자들이 가장 매수하기 쉽다는 것을 발견한다.
< W. H. 벤더빌트 >

♣ 너무 가난해서 뇌물도 들어 오지 않고, 또 남에게 성가지게 부탁하기에는 너무나 자존심이 강한 그는 돈을 벌 재주가 없었다.
< 그레이 /그의 性格에 관해서 >

♣ 쇠 먹은 똥은 삭지 않는다. (뇌물은 효과가 있다는 말)
< 한국 속담 >

♣ 부처님 위하여 불공하나. (남에게 뇌물을 줌은 그를 위함이 아니요, 자기의 희망을 위한다는 뜻)
< 한국 속담 >






정수동은 조선 후기의 풍자로 유명한 방랑시인이다.


규율적이며 얽맨 생활을 싫어하는 자유분방한 그의 성격으로 인해 관직을 사양하고 평생을 벼슬이 없는 시인의 삶을 살았다.

자유분방한 성격으로 인해 가정의 생업을 돌보지 않고 세상을 떠돌아다니기를 좋아했다.


당시의 명사였던 조두순, 김흥근, 김정희 등과 서로 가까이 지내는 동안 그들이 정계로 진출할 것을 권유받기도 하였으나 그들의 도움을 한마디로 거절하고 평생을 자유로운 몸으로 지낸 인물이다.


그리고 현 사회가 모순되게 돌아가는 모습을 보며 불만을 품을 그는 평생을 미친 사람처럼 떠들며 돌아다녔다.


그러나 그의 행동과 말에는 항상 날카로운 사회 풍자로 일관하고 있었다.





어느 날, 입이 바르기로 유명한 정수동이 어느 재상 집에 볼 일이 있어 가게 되었다.


그런데 마침 그 집 어린아이가 엽전을 가지고 놀다가 그만 삼키고 말았다. 그러자 식구들이 온통 법석을 떨며 쩔쩔 매고 야단들이었다.


그러자 그 광경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던 정수동이 그 집 아이어머니에게 조용히 묻게 되었다.


“지금 그 아이가 삼킨 엽전은 누구 돈이었습니까?”


이런 난리 법석을 떨고 있는 판에 무슨 뚱딴지 같은 소리를 하는 바람에 아이어머니가 불쾌한 표정으로 퉁명스럽게 대꾸하게 되었다.

“누구 돈은 누구 돈이겠어요. 물어보나마나 아이 돈이지요!”

그러자 정수동은 아무 걱정말고 안심하하는 듯 다시 이렇게 대답했다.


“허어, 그렇다면 전혀 걱정하실 필요가 없습니다. 그저 아이 배나 슬슬 문질러 주시면 곧 나을 것입니다.”

아이 어머니는 더욱 발끈해서 소리치게 되었다.


“아니 뭐라구요? 불난 집에 와서 불난 데 부채질을 해도 유분수지 그걸 말이라고 하세요?”


아이 어머니가 이렇게 성을 내자 정수동은 여전히 태연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아, 글쎄 괜찮다니까요. 남의 돈을 7만 냥이나 삼키고도 배를 쓱쓱 문지르며 거드름을 떨며 아무 탈없이 살아가는 사람도 있는데 그까짓 엽전 한 닢을 삼켰는데 무슨 큰 탈이 생기겠습니까? 그것도 남의 돈도 아니고 아이의 돈인데 말입니다.”


정수동의 말에 아이어머니는 가슴이 찔렸는지 아무 대꾸도 못하고 그만 입을 다물고 말았다.


“…….”


그것은 뇌물 받기를 좋아하는 집 주인인 재상이 7만 냥이나 되는 뇌물을 받아 먹은 사실이 있음을 알고 빗대어 한 말이었다. ( * )


〈 일사유사 〉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