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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과 박

[묵상하며 깊이 생각해 보기(90)]

by 겨울나무

♣ 자신이 그럴만한 능력이 없으면서 커다란 존재라고 생각하는 것은 불손하다. 또 자신의 가치를 실제보다

적게 생각하는 사람은 비굴하다.

< 아리스토텔레스 >


♣ 독수리는 파리를 못 잡는다(각자 능력에 맞는 일이 따로 있다는 말)

< 한국 속담 >

♣ 각자는 자기가 사용할 수 있는 역량을 제 나름대로 느끼고 있다.

< 루크레티우스 >

♣ 힘에 겨운 짐을 머리에 이다가 무릎이 굽어져서 바로 짐을 내려 놓는 일은 수치스러운 일이다.

< 프로페르티우스 >


♣ 뱁새가 황새 걸음을 걸으면 가랑이가 찢어진다.

< 한국 속담 >

♣ 새도 염불을 하고 쥐도 방귀를 뀐다(보잘 것 없는 새나 쥐도 사람이 하는 일을 하려 하는데 하물며 사람이

왜 못한다고 자신의 능력을 낮추고 있느냐는 뜻)

< 한국 속담 >







초가지붕 위에 아주 조그만 박이 열렸다.


강낭콩알 만한 박이었다. 날마다 점점 커지더니 달걀만해졌다. 그리고 점점 더 커지더니 마침내는 둥근 달만큼 켜졌다.


늘 지붕 위에서 달만 바라보며 자란 박은 저도 달이 되고 싶었다.


가을이 되자 산들바람이 불고, 귀뚜라미가 울더니 곧이어 하늘에 달이 두둥실 떠올랐다.


"달님!”


박이 달을 향해 불렀다.


“무슨 일이니?”


달이 되물었다.


“내 모습은 달님을 꼭 닮았지요?”


"정말 그렇구나!”


“그런데 한가지 궁금한 게 있어요.”


“궁금하다니, 그게 뭔데?”


“그런데 왜 나는 달님처럼 빛이 나지 않아요?”

박은 눈물을 글썽이며 물었다.

그러자 달은 인자한 표정으로 웃으며 박을 달래기 시작했다.

“옛날에 한 소녀가 있었단다. 소녀는 노래를 잘 부르는 사람을 보고 처음에는 성악가가 되려고 했지. 그다음에는 그림을 잘 잘 그리는 사람을 보고는 화가가 되려고 했어. 그러다가 나중에는 동화 쓰는 사람이 되었단다.”

“네에 그랬군요. 그런데 왜 그랬을까요?”


“그야 사람마다 타고난 재능이 다르니까 그런 거란다. 재능도 없으면서 흉내만 내려는 것은 부질없는 욕심에 불과하단다.”


“……!”


박은 그제야 조금은 이해가 간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생각에 잠기게 되었다.


그렇게 며칠이 보내며 생각에 잠겨 있던 박은 마침내 제가 할 일을 찾게 되었다. 무작정 남의 흉내만 내려고 욕심만 부린 자신이 몹시 부끄러웠다.


박은 그제야 달을 바라보며 자신 있는 목소리로 입을 열게 되었다.


“달님, 전 이제 단단한 그릇이 되기로 마음먹었어요. 바가지 말이어요.”


박의 말을 들은 달은 그거참 잘 했다는 생각에 반가운 표정이 되어 대답했다.


"그거 참 잘 됐구나. 나도 못하는 일을 너는 하게 되었구나!“


박은 그렇게 기분이 좋을 수가 없었다. ( * )


< 전래동화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