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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겨울나무 Mar 29. 2022

지독한 검소

[묵상하며 깊이 생각해 보기(95)]

인간은 때로는 간사하기가 그지없는 동물이기도 하다.   대부분 권력을 잡기 이전과 그 후가 전혀 다른 사람으로 변하곤 하기 때문이다. 권력을 잡기 전에는 상대방 또는 국민들에게 그처럼 겸손하고 양심이 바르며 예의를 다하고 있지만, 일단 권력을 잡고 난 뒤에는 전혀 다른 사람으로 변하곤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다행히도 역사를 통해 모두가 다 그런 것은 아니라는 것을 다음에 소개하는 어느 왕과 대통령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는 깨닫게 된다. 후손 대대로 귀감이 되고도 남음이 있는 훌륭한 분들이 실제로 존재했기 때문이라 하겠다.



◆ 그 첫번째 이야기     


 조선 시대 17대 왕인 효종은 평소에 백성을 생각하는 어진 마음은 물론이고 검소하기로도 유명하였다. 그러기에 그는 왕위에 오르자마자 신하들에게 다음과 같이 지시하였다.     


“백성들은 대신들이 하는 행동거지 하나하나를 따라서 하게 될 것이오. 그러므로 대신들이 비단옷 입기를 즐기면 그들 또한 비단옷을 입으려고 애쓸 것이며, 조정 관원들이 기름진 음식을 먹는 걸 알게 되면 그들 또한 좋은 음식을 먹으려고 할 것이 틀림없소. 그렇게 되면 나라가 점점 더 가난하게 될 것이니 여러 대신들이 먼저 솔선수범하여 검소하고 절약하는 생활을 하도록 힘쓰기를 바라오!”     


또한, 효종은 그뿐만이 아니었다. 왕비에게도 검소한 생활을 하도록 신신당부를 하게 되었다.     


“누구보다도 중전과 내가 먼저 검약의 모범을 보여야 하오. 그러니까 절대로 왕자나 공주에게 절대로 값진 비단옷을 입히지 않도록 하시오!”     


효종의 지시에 따라 왕비 역시 그 뜻을 잘 받들게 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철없는 어린 공주가 효종을 찾아와서 어리광을 부리며 조르게 되었다.     


“아바마마, 저도 비단 치마를 한번 입어 보고 싶어요.”    

 

“……!”     


공주는 그동안 여러 날을 두고 어머니에게 졸라봤지만 여간해서는 공주의 말이 통하지 않자 이번에는 아버지인 효종에게 조르게 되었던 것이다.      


효종은 몹시 마음이 아팠다. 어린 것이 오죽 비단옷을 입고 싶으면 저러나 싶었다. 그러나 한동안 생각에 잠겨 있던 효종이 엄한 표정으로 타이르게 되었다.  

    

“내가 왕위에 올라 검약의 모범을 보여야 하는데, 너한테 어찌 비단옷을 입혀줄 수가 있겠느냐, 내가 죽은 뒤에 네 어머니가 대비가 되거든 그때는 아마 네가 비단옷을 입어도 큰 허물이 되지 않을 테니 그때까지만 기다리도록 하여라.”     


“…….”( * )          


                    < 대동야승 >        


       


◆ 그 두 번째 이야기     


쿨리지는 미국의 제 30대 대통령이다. 그 역시 검소하기로 유명했다. 쿨리지 대통령 부인의 이름은 그레이스였다.     


어느 날 유명한 화가 한 명이 백악관을 찾아왔다. 그레이스’ 여사의 초상화를 그리기로 미리 약속한 날이기 때문이었다.   

   

화가는 백악관에 도착하자마자 서둘러 초상화를 그릴 준비를 서두르고 있었다. 그때 그레이스 여사가 화가를 향해 부탁을 하게 되었다.   

   

"나는 내가 아끼는 애완견과 함께 포즈를 취하고 싶은데 괜찮을까요?“     


”네, 괜찮고말고요. 그런데 개는 어떤 색일까요?“          


"좋습니다. 그렇다면 개가 흰색이니까 여사께서는 흰 드레스를 벗고 빨간 드레스를 입으시는 게 좋겠군요.”   


그런데 그레이스 여사에겐 빨간 드레스가 없었다. 여사는 쿨리지 대통령에게 새 드레스를 한 벌 사 달라고 부탁하게 되었다. 그러자 쿨리지 대통령은 한동안 생각하다가 부인에게 이렇게 권하게 되었다.   

   

“여보, 그럴 것 없이 흰 드레스를 그대로 입고, 그 개를 빨갛게 칠하면 어떻겠소?”     


“……!”     


 그레이스 여사는 그만 입이 딱 벌어진 채 할 말을 잃고 말았다.( * )       

     






    

♣ 내가 믿는 바로는 공금을 낭비하는 것은 성령을 거역하는 죄나 마찬가지다. 

                    < J. 몰레이 >     


♣ 부끄러움을 낭비하는 데 드는 영혼의 비용은 행동에 있어서는 사치다. 

                 < W. 셰익스피어 >     


♣ 인색하다고 욕 먹을까 두려워 무익한 돈을 쓰지 말라.

                    < 홉슨 >          


♣ 우리들은 스스로 원해서 인생의 태반을 낭비하고 있다. 그러니 게으름뱅이가 뜻을 이루는 법은 절대로 

     없다.

                         < J.록 >     


♣ 인간은 과로가 원인이 되어 죽지는 않는다. 낭비와 고민이야말로 곧 죽음의 원인이 된다. 

                        < T. 휴우즈 >     


♣ 시간을 만물 중의 가장 귀중한 것이라고 한다면, 이것을 낭비하는 것은 최대의 낭비라고 말하지 않으면 

     안 된다.

                       < B. 프랭클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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