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근과 끈기‘의 저력

♣ 에세이 ♣

by 겨울나무
# 다음 본문 중 적색으로 표시된 문장은 오래 전에 은파 작가님이 올려주신 글을 읽고 너무 재미있다고
느낀 나머지 그 문장의 일부를 인용하게 되었습니다. 허락도 받지 않고 인용하게 된 점 ’은파‘ 작가님
의 넓으신 양해와 이해를 부탁드립니다.





’개천에서 용 난다‘ 는 속담이 있다. 이와 비슷한 의미로 ’개똥밭에서 인물 난다‘ 는 속담도 전해오고 있다.


그러나 요즈음 ’개천에서 용이 난다‘는 속담은 이미 호랑이 담배 피우던 시절의 이야기가 된 지 오래이다.

오래전에 누군가가 이 속담에 대해 반론을 제기하기 위해 우스갯소리로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하는 소리를 들은 적이 있다.


요즘은 옛날과 달라 개천에서는 용이 아닌 미꾸라지가 나오기는 한다. 그러나 그 미꾸라지는 결국 추어탕으로 불행한 최후를 맞이할 수밖에 없는 세상으로 바뀌고 말았다‘는 것이다.


그는 왜 그런 주장을 하고 있는 것일까?


그것은 간단히 말해서 요즈음엔 이른바 금수저들의 수효가 워낙 많아졌기 때문이라고 하였다.


옛날 가난했던 시절에는 열심히 노력만 한다면 누구나 성공도 하고 용이 될 수도 있었다는 것이다. 그런데 요즈음은 빈부의 격차가 너무 심하게 벌어져서 어려서부터 삶의 출발선이 다르기 때문에 그것이 불가능해졌다는 것이다.


사실, 요즈음 서민들은 작은 집 하나를 장만하기 위해 평생 고생을 하며 전전긍긍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그런가 하면 부유한 집안, 그리고 지위가 높은 부모 밑에서 태어난 금수저들은 완전히 다른 세상을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태어나자마자 어린 나이에 아파트가 한 채도 아니고 몇 채씩 보유하게 되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 요즈음의 현실인 것이다. 참으로 어이가 없어 입이 딱 벌어질 지경이다.


그뿐만이 아니다. 금수저들은 대학에 들어가기가 무섭게 수억을 호가하는 수입차를 몰고 다니며 돈을 유흥비로 흥청망청 쓰면서 자기 과시하기에 바쁜 세상이라는 것이다.

그러니까 단거리 경주로 말한다면 출발선부터 다르다는 것이다. 단거리 경주에서 엄격한 반칙에 의하면 바로 실격 처리를 해야 한다. 그럼에도 실격은커녕

그냥 경기를 진행하게 한다는 것이다.


그의 설명을 듣고 보니 백번 옳은 말이어서 나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여지며 씁쓸한 미소를 짓고 말았다.


여기서 잠깐 우리의 국문학사를 돌이켜 보면 우리나라 국민들의 국민성을 ’은근과 끈기‘라고 기술하고 있다. 참으로 자랑스러운 국민성이란 생각에 이 땅에 태어난 자부심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아주 오랜 옛날 우리 선조들의 대부분은 끼니조차 변변히 잇지 못할 정도로 배고프고 궁핍한 환경에서 태어났다.


그러나 ’은근과 끈기‘의 국민성과 인내심을 십분 발휘했기 때문에 그런 가난 따위는 아무런 문제나 장애물이 되지 않았던 것이다.

실제로 그런 어려운 역경에서도 좌절하지 않고 오직 학문에 열정을 가지고 정진했던 선비들이 너무나 많았던 게 사실이다.


그 결과 마침내 높은 벼슬자리에 앉게 되거나 크게 성공한 훌륭한 분들의 예를 우리는 역사와 전기를 통해 너무나 잘 알고 있다. 이것이 바로 우리 민족의 국민성인 ’은근과 끈기‘의 위대한 저력이며 자랑거리가 아닌가 짐작해 보게 된다.


그러나 요즈음은 안타깝게도 개천에서 용이 나오기란 쉽지 않은 일이 되고 말았다. 그렇다고 미리부터 모든 것을 포기하고 가만히 앉아있을 수만은 없지 않은가.


어느새 우리들 곁에는 희망찬 새봄의 서기가 성큼 다가오고 있다. 봄은 만물이 소생하는 희망의 계절이기도 하다.


지금부터라도 다시 허리띠를 더욱 바짝 졸라매고 이제는 용이 아닌 큼직하고 싱싱한 잉어라도 건져 올려야 할 태세를 서둘러야만 하겠다.


우리 민족의 긍지이며 자랑거리인 ’은근과 끈기‘의 도전 정신을 다시 한번 한껏 발휘해 보기 위해서라도……. ( * )


< ’월간에세이‘ 22. 4월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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