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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의 위력

[묵상하며 깊이 생각해 보기(98)]

by 겨울나무

사나이답고 늠름하게 잘 생긴 어느 나라의 왕자가 결혼할 나이가 되었다.

왕은 온 나라에 방을 붙이도록 하였다. 가장 아름답고 예쁜 처녀를 찾아 며느리로 삼기 위한 방이었다.

전국 방방곡곡에서 미인이란 미인들이 구름처럼 모이게 되었다. 그리고 심사를 받은 수많은 처녀들 중에서 마침내 세 명의 처녀가 마지막까지 남게 되었다.


세 명의 처녀들은 하나같이 모두 눈부시게 아름답고 예뻤다. 그래서 왕도 그들 중 누구를 선뜻 택하기가 어려웠다.


왕은 할 수 없이 세 명의 처녀들에게 아주 적은 액수의 돈을 각각 나누어 주면서 분부하게 되었다.

“그 돈으로 하루 만에 각자의 방을 가득 채워놓도록 하여라! 방을 가득 채워놓은 사람이 내 며느리가 될 것이니라!”


그 적은 돈으로 방 안을 가득 채워놓으라고 하다니!


돈을 받은 세 명의 처녀들은 여간 고민거리가 아니었다. 하지만 어쩔 수 없이 각자가 지혜를 다해 방 안에 물건을 채워놓기 위해 고민을 하며 그 자리에서 물러났다.

다음 날 아침 왕이 손수 처녀들의 방을 둘러보기로 하였다.


첫 번째 처녀의 방을 둘러보니 방 한가운데 멋진 화장대가 그럴듯하게 놓여 있었다. 왕이 나타나자 첫 번째 방의 처녀가 공손하게 머리를 숙이며 아뢰게 되었다.

"전하! 전하께서 주신 돈으로는 아무리 생각해 보았지만, 이 정도의 화장대 밖에는 더 이상 살 수가 없었나이다!“


”…….“


왕은 아무 대꾸도 없이 고개만 끄덕이고는 두 번째 처녀의 방으로 걸음을 옮겨놓고 있었다.

두 번째 처녀의 방에는 옷감이 그득하게 쌓여 있었다.


"전하! 전하께서 주신 돈으로는 이만큼 밖에 채울 수가 없었나이다!“


”…….“


왕은 이번에도 고개만 끄덕여보이고는 곧 세 번째 처녀의 방으로 발걸음을 옮기고 있었다.


세 번째 처녀의 방으로 가 보니 방 한 가운데 양초 몇 자루가 밝게 타고 있었다. 방안은 양초의 불빛으로 구석구석까지 환하게 비추고 있었다.


그리고 세 번째 처녀가 공손하게 머리를 숙이며 왕에게 아뢰게 되었다.


"전하께서 주신 돈으로 이 양초를 사서 방안 가득 빛을 뿌리고 있나이다!“


그러자 왕은 너무나 기뻐서 감탄을 하며 흐뭇해진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오호! 과연 훌륭하도다! 이토록 밝은 빛으로 방 안 가득 채워놓을 수 있었다니!“


결국, 세 번째 처녀가 며느릿감으로 간택이 된 것은 두 말할 필요도 없는 일이었다. ( * )







♣ 아내란 달이 태양으로부터 빛을 얻는

것처럼 남편에 의하여 빛을 얻는다.

< 덴마크 >

♣ 공중에 빛이 있으나 그것은 정말 빛이

아니다. 태양은 빛이 아니다. 사람의

얼굴에 비로소 빛이 웃음으로 나는 것이다.

< F. 베르펠 >


빛이 있는 동안에 빛의 아들이 되려거든

빛을 믿어라.

< 신약전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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