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현명한 며느리

[묵상하며 깊이 생각해 보기(102)]

by 겨울나무

우리나라에는 예로부터 집안이 잘 되고 못 되는 것은 며느리의 마음씨와 됨됨이에 달렸다고 생각하는 그릇된 풍습이 오랫동안 자리잡고 있었다.

어느 집에 아들이 장가를 보낼 나이가 되자, 그의 어머니는 반드시 자신이 만든 시험에 통과하는 처녀라야 며느리로 맞아들이겠다는 결심을 굳히고 있었다.


어머니가 만든 시험 문제는 간단한 것 같으면서도 몹시 고약했다.

그는 집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작은 집을 한 채 지어 놓았다. 그리고는 하인 할멈 한 사람과 같이 그 집에 들어가서 쌀 한 말, 보리 한 말로 한 달을 살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 시험 문제였다.


이에 여러 처녀가 나섰으나, 두 사람이 곡식 두 말로 한 달을 견딘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었으므로 번번이 도중에 그만두고 집으로 돌아가 버리고 말았다.

어떤 영리한 처녀는 서른 개의 봉지를 만들어 곡식을 똑같이 나누어 담은 뒤, 하루 한 봉지씩 밥을 지어 먹으며 견디려고 했으나 배고픔을 견디다 못해 중간에서 포기하고 말았다.


일이 이렇게 되자, 그 뒤부터는 이집 며느리가 되겠다고 나서는 처녀가 단 한 명도 없게 되었다.

이를 알게 된 마을 사람들은 어머니의 고집 때문에 아까운 젊은이 하나가 그냥 총각으로 늙게 되었다고 걱정을 했다.


그러던 어느 날, 마침내 한 처녀가 나서서 하인 할멈을 데리고 쌀 한 말과 보리쌀 한 말을 받더니 작은 집으로 들어가게 되었다.


그러자 늘 하던 식으로 할멈이 처녀에게 물었다.


“저녁을 어떻게 지을까요?"

"어떻게 짓기는요. 밥을 많이 지어요. 나는 양이 커서 조금 먹고는 견디지 못한다고."


할멈이 부턱으로 들어가서 저녁을 짓는 동안 집안을 둘러본 처녀는 자신도 모르게 낯을 찡그리고 말았다.

"흥, 나는 하루도 이렇게 더러운 꼴을 보고는 못 살아.“


처녀는 당장 팔을 걷어붙이고는 물을 떠다 걸레질을 하고 방안을 깨끗이 정돈했다. 그리고 할멈이 저녁상을 들고 들어가자, 처녀는 수북한 밥그릇에 담긴 밥을 밥알 하나 남기지 않고 깨끗이 비웠다.


그리고는 상을 들고 나가려는 할멈을 보고, 방에 들어오기 전에 땔감을 한아름 잔뜩 날라다 뜨뜻하게 군불을 지펴 놓으라고 일렀다.


할멈이 시키는 대로 해 놓고 다시 방으로 들어가자, 처녀는 화롯불을 다독거리며 천천히 입을 열었다.

“할멈, 우리가 이렇게 먹다가는 한 달은커녕 며칠도 견디지 않아 식량이 바닥이 나고 말겠지?”

"아암, 그렇고말고요.“

“하지만 사람이 굶고서야 살 수가 있나. 그렇다면 벌어서라도 먹고 살아야지, 할멈, 어디서 일감 좀 구해올 수 없을까?”


"일감을 구하다니요?“

"예를 들자면, 바느질, 빨래, 물레질, 길쌈 등, 그 어떤 일이든지 밖에 나가지 않고 뭐든지 집안에서 할 수 있는 것이면 다 좋다니까.“

"그, 글쎄요. 어디 나가서 알아볼까요?“


할멈은 돌아다니며 닥치는 대로 일감을 맡아 왔고, 처녀는 매일 방에 앉아 열심히 일을 했다.

게다가 처녀는 솜씨가 좋고 건강하여 아무리 어렵고 급한 일이라도 약속 날짜를 어기는 일이 없이 척척 해낼 수 있었다. 그렇게 해서 한 달이 지나고 보니 방이나 마루뿐 아니라 솥뚜껑까지 반질반질 윤이 나고, 쌀독에는 식량이 남아돌아 갔으며, 부엌에는 땔나무가 가득히 쌓이게 되었다.

한 달간의 시험을 모두 마치고 처녀가 자기 집으로 돌아가니, 벌써 사주단자가 와 있었다.

< 충청남도 민담 >






✱ 부지런하고 검소하면 부귀를 낳는다.

< 속담 >


✱ 영달(榮達)에 이르는 길은 노력 이외에 다른 방법이 없다.

< B. 프랭클린 >


✱ 항상 좋은 목적을 잃지 않고 노력을 계속하는 한 최후에는 반드시 구제된다.

< J.W.괴에테/파우스트 >


✱ 아무리 높다 하더라도 인간이 도달할 수 없는 곳은 없다. 그렇지만 결의, 자신, 근면을 가지고 이를 오르지 않으면 안된다.

< J.G. 안데르손 >


✱ 위대한 사람은 단번에 그와 같이 높은 곳에 뛰어 오른 것이 아니다. 동반자들이 밤에 단잠을 잘 적에 그는 일어나서 괴로움을 이기고 일에 몰두했던 것이다. 인생은 자고 쉬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한 걸음 한걸음 걸어나아가는 속에 있다.

< R. 브라우닝 >


✱ 노력없는 인생은 유죄고 기예(技藝)가 없는 근면은 야비하다.

< J. 러스킨 >


✱ 쉴 사이 없이 보다 나은 사람이 되어 간다. 그곳에 인생의 참된 일은 전부 포함되어 있다. 그리고 계속해서 보다 나아지는 것은, 우리들의 노력에 의해서만이 가능하다.

< L.N. 톨스토이 >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