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동하기 쉬운 맞춤법]
’전셋값‘이란 전세로 부동산을 얻을 때 내는 돈의 액수를 말한다. 그런데 가끔 ’전세값‘이라고 쓰는 경우가 있는데 ’전세값‘이란 전셋값의 비표준어로 잘못 쓰고 있는 경우라 하겠다.
- '전세값이 오르면 서민의 한숨 소리가 깊어질 것은 불을 보듯 환한 일이라 하겠다'
- '매매 대비 전세값 다시 오름세'
- '신도시 전세값 뜀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등이 그것이라 하겠다.
위의 세 문장에서 '전세값'은 그동안 자주 접하긴 했지만 모두 잘못 사용하고 있는 말이며 '전셋값'이 표준말인 것이다.
이미 잘 알다시피 '값'이란 '사고파는 물건에 일정하게 매겨진 액수나 치르는 돈’을 의미한다. 그런데 '전세(專貰)'란 일정 금액을 주인에게 맡기고, 집이나 방을 얼마 동안 빌려 쓴 뒤 보증금을 돌려받는 것' 이란 점에서 '값'과는 차이가 있는 것이다.
돌려받는 돈과 사고판 뒤 치르는 돈은 거래의 종료 시점도 다른 것이다. 그러기에 '전셋값'은 '전세금' 이나 '전셋돈', '전세 비용' 등으로 써야 정확한 표현이라 하겠다.
집세와 관련해 하나 더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 '삭월세'이다.
’삭월세'란 남의 집, 또는 방의 사용료를 달마다 치르는 돈을 말한다. 표준어 규정을 보면 '어원에서 멀어진 형태로 굳어져 널리 쓰이는 말은 그것을 표준어로 삼기로 되어 있다.
따라서 '상추(상치)'와 '강낭콩(강남콩)'을 표준어로 삼은 것처럼 '월세' 역시 '사글세'가 맞는 표현인 것이다.
‘무데뽀’란 원래 ‘무철포(無鐵砲)’란 일본말이 우리말로 굳어진 말이다.
우리는 빼앗겼던 나라와 우리말을 되찾은 지 이미 거의 한 세기가 가까운 세월을 보내고 있다.
그러나 일제 강점기에 사용하던 일본말이 슬그머니 우리말에 끼어든 일본말의 찌꺼기를 아직도 쓰고 있는 것을 볼 때마다 답답한 마음을 감출 길 없다.
따라서 ’무데뽀‘는 분명히 일본말의 잔재이기 때문에 사용해서는 안 되는 말이다. 그러므로 ’무데뽀‘를 사용해야 할 때는 지금부터라도 ’무데뽀‘ 대신 문맥에 따라 각각 ’무모하게‘, ‘저돌적으로’, ‘막무가내’, 무턱대고‘란 우리말로 바꾸어 쓰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날씨가 더워지면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대부분 소매가 없는 상의를 입게 된다. 그런데 소매가 없는 옷을 흔히 '나시'라고 부르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그러나 ’나시‘ 역시 '소매가 없다'는 것을 뜻하는 일본어 ’소데나시‘의 줄임말이다. 그러기에 ’나시‘ 역시 '민소매'라는 예쁜 우리말로 고쳐 쓰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이 밖에도 '기라성'이라는 말은 '반짝이는 별'이란 뜻의 일본어 ’기라보시‘를 우리식 한자 발음으로 읽은 것이다. 그러므로 '기라성 같은'은 상황에 따라 '쟁쟁한', '유명한’, '뛰어난‘, ’우뚝한‘ 등의 우리말로 바꿔 쓰면 된다.
우리는 일제 강점기 36년 동안 국어를 잃는 아픔을 뼈저리게 겪었다. 그럼에도 우리말과 글을 다듬고 지키려는 노력은 아직도 부족하다 하겠다.
더구나 최근에는 일본말 찌꺼기보다는 홍수처럼 쏟아지는 외래어와 얼른 알아들을 수도 없는 줄어든 말과 신조어들을 너도나도 자랑스럽게 사용하고 있는 현실이 어쩌면 더 큰 문제일지도 모를 일이라 하겠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