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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쏭달쏭 우리말(26)

[혼동하기 쉬운 맞춤법]

by 겨울나무

◆ '좇다'와 '쫓다'


★ ‘좇다’


'남의 행동을 모방하거나 남의 뜻을 그대로 따라서 하는 즉, 추상적인 행동을 말할 때‘ 쓰인다.


< 예문 >


- 그는 유행이라면 무조건 좇는 사람이다.


- 그는 지도 교수의 학설이라면 무조건 좇는 버릇이 있다.


- 장차 시인을 꿈꾸는 그는 그가 좋아하는 시인의 상상력을 무조건 좇고 모방하는 습관에 젖어 있었다.


★ ’쫓다‘


어떤 동물이나 도둑을 잡기 위해 그 뒤를 급히 따르다' 또는 '어떤 장소에 있는 사람이나 동물들을 그 자리를 떠나도록 내몰다'와 같이 구체적인 행동을 말할 때 쓰인다.


< 예문 >


- 모깃불을 피워 모기를 내쫓았다.


- 조폭을 쫓던 형사가 오히려 조폭에게 맞아 그만 숨을 거두고 말았다.


다시 말해서 실제적인 공간 이동이 아닌 경우에는 '좇다'를, 공간 이동이 있을 때'쫓다'로 써야 한다.


※ 참고


'날아가는 새를 눈으로 좇다'에서 새는 실제로 날아가고 있지만 그 새를 바라보는 사람은 그 자리에서 이동하지 않고 바라보기만 하는 것이므로 '좇다'로 쓰는 것이 옳은 표기이다.



◆ '날으는'과 '나는'


배구나 축구, 그리고 농구 같은 운동경기에서 날랜 동작으로 상대방을 제압하는 선수를 볼 때 관중들은 통쾌하지 않을 수 없다.


이때 너무나 통쾌한 나머지 그 선수에게 ‘날으는 새’란 별명을 흔히 붙이기도 한다. 그러나 ‘날으는 새’는 맞지 않는 표기이다.


한글 맞춤법에는 어간의 끝소리가 'ㄹ'인 경우, '-ㄴ, -ㅂ니다, -오, -시-' 앞에서 'ㄹ' 이 탈락하는 현상, ‘ㄹ 불규칙 활용’이 있다.


그러므로 '날다' 의 경우, 어간 '날'에서 'ㄹ'이 탈락해 '나는, 납니다, 나오, 나시오'와 같이 ‘ㄹ’이 탈락하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날으는 작은 새'가 아니라 '나는 작은 새'로 표기하는 게 바른 표기인 것이다.


그러나 뒤에 '~다', ~고, ~지, ~면'으로 된 어미가 올 때에는 '날다, 날고, 날지, 날면’ 처럼 'ㄹ'이 유지된다.

이런 영향 때문인지 '문 좀 열으면 안될까?' '이거 팔으면 얼마나 받게 될까?' 처럼 넣어서는 안 될 필요없는 '으'를 덧붙여 틀리게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일반적으로 '먹다'의 '먹'처럼 받침이 있는 어간 다음에는 '~으면'을 사용하지만 ‘ㄹ받침 다음에는 예외적으로 '~면'을 사용하므로 이 경우에도 '열으면' '팔으면'이 아니라 '열면' '팔면'으로 써야 맞는 것이다.



◆ ‘돼’와 ‘되’


요즈음 경기가 안 좋아지는 바람에 여기저기에서 시름에 젖은 한숨 소리가 터져나온다.


“요즈음 장사 잘돼?"


"잘 되기는 잘 될 리가 있나. 안돼도 너무 안돼."


'잘돼'는 '잘되다' 의 어간 '잘되'에 어미 '~어'가 붙어 이루어진 '잘되어' 의 준말이다. '안돼' 또한 '안되어'의 준말이다.


여기에서 어미 '~어'를 버리고 '잘되 '안되'로 끝내서도 안 된다.


"언제 밥 먹어?" 에서 어미 '~어'를 버리고 "언제 밥 먹?"으로 쓸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이와 비슷한 형태로 제목에 많이 나 오는 '신상품 선뵈''선배 (선뵈어)'의 잘못이다. 참고로 '괴어' '쇠어 씌어' 의 준말은 각각 '봬' '괘' '쐐'의 준말임을 확실히 이해해야 한다.


가장 쉬운 방법‘되어’로 바꾸어 보아 그 말이 어울리면 ‘돼’를 써야 하고 어울리지 못할 경우에는 ‘되’를 쓰면 된다. 다시 말해서 ‘잘되긴’에서 ‘되’는 ‘되어’로 바꾸어 쓸 수 없으므로 ‘돼긴’이라고 적을 수는 없는 것이다.


- ‘훌륭한 사람이 되라’


-‘훌륭한 사람이 되라고 말씀하셨다’


-‘훌륭한 사람이 돼라(되어라)’


위에서처럼 똑같은 문장이지만 '되'와 '돼'가 모두 쓰이는 경우가 있다.


맨 앞의 문장은 신문 사설의 제목 등에서 흔히 보는 문어체 명령이고, 둘째 것은 간접 인용문이며, 마지막은 듣는 이를 앞에 두고 하는 직접 명령인 것이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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