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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쏭달쏭 우리말(31)

[혼동하기 쉬운 맞춤법]

by 겨울나무

◆ ’깡소주'(?)


“깡‘이란 원래 악착같은 기질이나 힘을 뜻하는 말이다.


고기 같은 비싼 안주 대신 '새우깡' 한 가지만 놓고 마시는 소주가 혹시 '강소주(깡소주)'일 것이라고 많은 사람들이 잘못 알고 있기도 하다.


그러나 새우깡 한 가지만 놓고 소주를 마시는 것과 ’깡소주‘는 아무 관계가 없다. '깡소주' '강소주'의 잘못 인식일 뿐이다.

그럼 강소주란 어떤 소주를 말하는 것일까?


’강소주‘안주 없이 소주만 마시는 것을 말한다. 다시 말해서 안주 없이 마시는 술이 '강술'이고, 안주 없이 마시는 소주 '강소주'인 것이다.

따라서 반찬이나 국이 없이 맨밥을 먹는 것이 '강밥'이다.

그러므로 접두사 '강'강추위· 강더위 등에서는 '호된, 심한'의 뜻으로 강울음·강호령 등에서는 '억지스러운'의 뜻으로 쓰인다.

또한 ’강조밥‘ ’강된장‘ ’강굴‘ ’강참숯‘ ’강풀‘ 등에서는 '다른 것이 섞이지 않은'의 뜻으로 쓰이며 ‘강기침’ 강서리‘ 강모’(가뭄으로 마른 논에 억지로 호미나 꼬챙이 등으로 땅을 파서 심는 모)등에서는 '마른, 물기가 없는'의 뜻으로 쓰인다.


그러므로 '새우깡' '감자깡' '고구마깡' 등 스낵류에 붙은 '깡' 특별한 의미가 없는 말인 것이다.


결론적으로 제대로 된 안주도 없이 고달픔을 달래며 마시는 소주는 '깡소주'라 불러야 제맛이 날른지 모르겠지만, ‘깡소주’가 아니라 '강소주'가 맞는다는 것을 알아두어야 하겠다.


◆ ‘이'와 '히'


글을 쓰다 보면 가끔 부사어 끝음절에 '이와 '히'를 어떻게 구분해 써야 할지 고민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한글맞춤법 규정에 따르면, 부사의 끝음절이 분명히 '이'로만 소리나는 것은 '이'로 적고, '히'로만 '나거나 '이' '히'로 나는 것은 '히'로 적는다’로 명시되어 있다.


그러나 막상 누군가가 정확한 발음을 들려줄 사람이 없기에 이 또한 난감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다음의 몇 가지만 이해하고 나면 충분히 이해가 되리라 본다.



★ '이'로 적어야 할 경우


* ㄱ받침으로 끝나는 순 우리말 뒤에

- 깊숙이, 촉촉이, 끔찍이, 그윽이……등

* ㅂ불규칙 용언 뒤에

- 날카로이, 너그러이, 가벼이, 새로이, 외로이……등


* 한 단어를 반복한 복합어 뒤에

- 겹겹이 번번이, 일일이, 틈틈이……등

* ㅅ받침이 끝나는 어간 뒤에

- 깨끗이, 다소곳이, 버젓이, 산뜻이, 느긋이, 반듯이, 의젓이, 따뜻이, 꼿꼿이……

★ '히'로 적어야 할 경우


* '-하다'가 붙는 어간 뒤에

- 조용히, 답답히, 과감히, 막연히……등


* 반드시 '이'로만 나는 것

- 깨끗이, 느긋이, 따뜻이, 반듯이, 산뜻이, 의젓이 등.


* 반드시 '히'로만 나는 것

- 급히, 극히, 딱히, 속히 등.


* '이'나 '히'로 나는 것

- 솔직히, 가만히, 간편히, 나른히, 무단히, 정결히, 당당히, 분명히, 상당히, 도저히 등.


그러나 여기서도 예외는 있다. '구구이(구절구절마다)'와 '구구히(떳떳하지 못하게)'는 뜻에 따라 두 가지

표기로 쓰인다.


또한 '섭섭'은 한 단어가 반복됐지만 '섭섭''하다'가 붙는 용언으로 봐야 한다는 주장이 더 설득력이

있어 '섭섭히'로 쓰기로 하였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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