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쏭달쏭 우리말(49)

[혼동하기 쉬운 맞춤법]

by 겨울나무

◆ ’곁불‘과 ’겻불‘


예전에는 마당가에 ’모닥불‘을 피워 놓고 여럿이 둘러앉아서 불을 쬐며 감자나 고구마 옥수수 같은 것을 구워 먹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었다.


추울 때만 그런 게 아니었다. 여름에도 모기를 쫓기 으레 ’모닥불‘을 피워 놓곤 하였다. 그리고는 ’모닥불‘ 옆에 멍석을 깔아놓고 이웃끼리 모여서 밤늦게까지 이런저런 이야기꽃을 피우며 더위를 삭이곤 하였다.


* ’곁불‘


우리 조상들 중에 선비들은 아무리 추워서 얼어 죽는 한이 있더라도 남이 피워 놓은 ’곁불‘은 쬐지 않는다고 하였다. 그만큼 체면을 중시했던 것이다.


이때 ’곁불‘을 ’겻불‘과 혼동하기 쉬우나 남이 피워놓은 불을 옆에서 공짜로 쬐는 것은 ’곁불‘이 바른 표현이다.


* ’겻불‘


'겻불'이란 벼, 보리, 조, 수수 등을 찧고 난 뒤에 그 짚이나 껍질을 태울 때 나오는 별로 따뜻하지 않은 불기운을 말한다.


그러기에 ’조를 태운 ’겻불‘이 사그라지듯 누그러지고 말았다’처럼 불기운이 약할 때 쓰이는 말이다.


또한, '곁불''곁'과 뜻이 비슷한 단어로 '옆‘이린 말이 있다.


'옆'사물의 오른쪽이나 왼쪽 면 또는 그 근처를 말한다.


이와 달리 '곁' '옆'보다 넓은 의미로 대상을 중심으로 한 근방이나 가 까운 주변 모두를 나타낸다.


< 예 문 >


- 환자 을 지키다.


- 소녀는 엄마 에 바짝 다가앉았다.


참고로 다른 사람에게 가까이 할 수 있도록 속을 준다는 뜻의 ’곁을 주다’, ‘전쟁 때 북에서 월남한 그에겐 가까운 길이 없다’처럼 심리적으로 같이 할 수 있는 대상을 지칭할 때도 '곁'이 사용된다.



◆ ‘돌나물’? ‘돈나물?’


봄은 나물의 계절이다. 냉이와 쑥, 그리고 씀바귀와 민들레가 어딜 가나 지천이다.

그러나 나물을 캘 때 여간 주의를 해서는 안 된다. 도로나 길가에서 자란 나물은 중금속 덩어리이기 때문에 먹으면 안 된다는 보도가 나온 지 오래이다. 그리고 밭에서 자란 나물 역시 농약을 먹고 자란 나물들이 많기 때문에 먹으면 오히려 독이 되기 때문이다.

요즘에는 봄나물과 산나물도 마트에 가면 언제든지 마음대로 구입할 수 있다. 그중에는 '돈나물'을 파는 곳이 있다. 또 어떤 곳에 가면 ‘돌나물' 이라는 표찰을 걸어놓고 판매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돈나물‘ ’돌나물‘은 혹시 서로 다른 나물이 아닐까? 그리고 같은 나물이라면 어떤 것이 맞는 말일까? 결론적으로 이 나물의 이름은 '돌나물'이다. ’돈나물‘잘못 적은 것이다.

’돌나물들판이나 야산의 돌무더기 위에서 기어가듯 자란다. 번식력도 강하다. 그래서 ’돌나물‘이란 이름을 붙이게 된 것이다. 너무 연해서 데쳐 먹을 수도 없다. 그러나 생으로 초고추장에 찍어 먹으면 상큼한 봄맛을 맛볼 수 있다.

참고로 ’돌나물‘ 말고도 잘 못 알고 있는 나물이 있다. '비듬나물'이 바로 그것이다. 사람이 먹는 음식을 가지고 더럽고 지저분하게 '비듬'이라 니 말도 안 된다. ’비듬나물‘이 아니라 ’비름나물‘이 맞는 말이다.


비름은 ’참비름‘ ’쇠비름‘이 있는데 우리들이 흔히 먹는 나물은 ’참비름‘이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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