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쏭달쏭 우리말(50)

[혼동하기 쉬운 맞춤법]

by 겨울나무

◆ ’상채기‘와 ’상재기‘


인간은 이런저런 사람들과 오랫동안 부대끼며 지내다 보면 뜻밖의 '상처'를 받는 일도 생기게 마련이다.


마음의 '상처'와 비슷한 뜻으로 쓰이는 말은 또 어떤 것이 있을까?


누구든 도마질을 하다가 손에 ’상채기‘가 날 수도 있고 무거운 물건을 들다가 ’상채기‘가 날 수도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렇게 우리들이 흔히 쓰고 있는 ’상채기‘는 바른말이 아니다. ’생채기‘가 바른 말이다.


어쩌면 한자어 '상처(傷處)'의 '상(傷)'과 혼동하여 '상채기'로 쓰고 있는 게 아닌가 짐작해 보게 되는데 이는 잘못이다. '상처가 아문 자리에 남은 흔적이나 자국'을 ’상흔‘ 또는 '흉터'라고 한다. 그리고 '상흔'은 중립적인 느낌이지만 '흉터'는 어감이 좋지 않다.


'생채기'와 점 하나 차이밖에 없어서 거의 비슷한 '생재기'란 말이 있다.


’생재기‘'종이나 피륙 따위의 성한 부분, 또는 자투리가 아닌 부분'을 이르는 말이다.


- 내가 보기에 그것은 멀쩡한 ’생재기‘인데 그냥 버리기엔 너무 아깝잖아.


- 다 너덜너덜하게 해진 옷을 깁자고 ’생재기‘를 잘라 쓰자는 말인가. 처럼 쓰이는 말이다.


몸에 난 ’상처‘는 약으로 치료하면 곧 낫는다. 그러나 마음에 입은 ’상처‘는 쉽사리 가시지 않는 법이다.



◆ '그리고 나서'


다음 문장을 살펴보도록 하자.


- 아침밥을 먹었다. 그리고 나서 이를 닦았다


위에서 '그리고' 다음에 '~나서'를 쓰는 것은 잘못된 문장이다. '그러고 나서'로 바꾸어 쓰든지 아니면 아예 ’나서'를 빼고 다음 문장처럼 '그리고’만 써야 옳은 문장이 되는 것이다.


-아침밥을 먹었다. 그리고 이를 닦았다.


‘그러고 나서’‘나서'는 보조동사 '나다'를 활용한 형태다. 여기에서 '나다' ’숙제를 끝내고 나니 마음이 홀가분했다’처럼 '~고 나다'의 구성으로 쓰여 앞말이 뜻하는 행동이 끝났음을 나타낸다.


다시 말해서 '그리고'는 동사가 아니라 접속부사이므로 '그리고 나다' 의 형태로 쓸 수 없는 것이다. 그러므로 ‘그리고 나서’바르지 못한 말이 되는 것이다.



◆ ‘저러고 나서'와 '이러고 나서'


’저러고 나서‘에서 '저러다''저리하다', '이러다''이리하다'의 준말이다. 그러므로 두 낱말이 모두 동사이기 때문에 '~고 나다' 가 붙어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리고 나서'와 마찬가지로 흔히 잘못 쓰고 있는 것이 접속부사 '그리고''는'을 붙인 ‘그리고는'이다. 하지만 같은 접속부사인 '그런데' '그러므로’‘는’을 붙여 보기로 하자.


'그런데는', '그러므로' 아무래도 어색하지 않은가. 따라서 ’그리고는'이 자연스럽게 느껴지는 것은 바른 표현인 '그러고는'과 모양과 쓰임이 비슷하기 때문인 것이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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