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쏭달쏭 우리말(52)

[ 혼동하기 쉬운 맞춤법]

by 겨울나무

◆ ’갈매기살‘과 ’제비추리‘


어쩌다 음식점에 가면 간혹 ’갈매기살‘’제비추리‘란 차림표가 벽에 게시되어 있는 것을 보게 된다.


얼른 생각하기에는 혹시 '갈매기' '제비 고기'가 아닌가 고개를 갸웃거릴 수도 있다.


그러나 알고 보면 '갈매기살'돼지고기를 말한다. 다시 말해서 ’갈매기살‘돼지의 '가로막살'에서 온 말이다. '가로막'은 배와 가슴 사이에 가로놓인 근육질의 막으로 한자어로 '횡경막'이라고도 한다.


우선 돼지고기의 ’가로막’'갈매기살'로 변화하게 된 과정을 살펴보도록 하자.


‘갈매기살’은 맨처음에 '가로막'에 접미사 '~이'가 붙어 '가로막이'가 되었으며 다시 'ㅣ'모음 역행 동화를 일으켜 '가로맥이'로 바뀌게 된 것이다.


'가로맥이'를 다시 소리 나는 대로 적으면 '가로매기'가 되고, 'ㅗ'가 탈락하면서 'ㄹ'이 앞글자의 받침으로 옮겨져 '갈매기'가 된 것이다.


또한 ‘가로막살’을 흔히 신발 안쪽 바닥에 까는 얇은 가죽(안창)처럼 생겼다고 해서 '안창살‘ 또는 ’안창 고기'라고 부르기도 한다.


그리고 돼지고기와 쇠고기를 구분하기 위해 흔히 돼지고기는 '갈매기살', 쇠고기는 '안창살(안창 고기)'로 부르기도 한다.


'제비추리'갈비 안쪽 흉추(가슴뼈)의 몸통을 따라 길게 붙어 있는 띠모양의 근육 살을 말한다. 갈비에 붙은 이 고기를 손으로 일일이 잡고 추리는 데서 유래하여 ‘제비추리’라고 부르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제비추리'와 발음이 거의 비슷해서 혼동하기 쉬운 '제비초리'란 말이 있다.


‘제비추리’를 다른 말로 ‘제비꼬리’라고도 하는데 이는 사람의 뒤통수나 앞이마에 뾰족이 내민 머리털이 마치 제비의 꼬리처럼 생겼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갈비 안쪽에 붙은 고기 중엔 '토시살'도 있는데, 한복을 입을 때 추위를 막기 위해 팔뚝에 끼던 '토시' 모양을 하고 있다. 갈비를 부위별로 자세히 분류한 명칭인 이들 ‘갈매기살(안창 고기)’, ‘제비추리’, ‘토시살’을 방언으로 오인하기 쉬우나 이들 모두가 표준어이다.



◆ ‘달이기’와 ‘다리기’


가을이 오면서 날씨가 차츰 선선해지게 되면 보신을 하기 위해 보약을 찾는 사람들이 많다. 그런데 어떤 이들은 선선해질 때까지 기다리지 말고 몸이 지치기 쉬운 여름에 미리 보약을 먹는 것이 훨씬 더 좋다는 말도 있다.


그렇다면 한약이나 차를 ‘달여서’ 먹어야 할까, 아니면 '다려서’ 먹는 것이 맞는 말일까?


‘달이다’'한약재나 차 따위를 물을 넣고 끓여서 우러나오게 하다‘란 뜻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어떤 사람들은 보약을 ’달여서‘ 먹지 않고 ‘다려서’ 먹는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기운이 떨어지고 집중력이 자꾸만 감소할 때 감잎이나 매실을 ‘다려먹으면’ 효과가 있다고 한다. 그리고 산후에 몸조리를 하기 위해 흔히 늙은 호박 속에 꿀을 넣고 ‘다려먹기도’ 한다.


위의 문장에서 ‘다려먹으면’ ‘다려먹기도 한다’는 완전히 틀린 말이다. 각각 ‘달여먹으면’‘달여먹기도 한다’로 써야 맞는 말이다.


'달이다' '다리다'는 그 뜻이 완전히 다른 것이다.


그렇다면 '달이다' ‘다리다’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다시 말해서 '물을 부어 우러나도록 끓이는 것' ‘달이는 것’이며 옷이나 천 따위의 주름을 펴기 위해 다리미 등으로 문지르는 것 '다리는 것‘이다.


지금까지 교복이나 와이셔츠, 그리고 손수건 등을 한번쯤 다려 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그러니까 지금까지 한약을 다려서 드신 분들은 앞으로는 부디 '다려서’ 드시지 말고 반드시 '달여서‘ 드시기 바란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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