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쏭달쏭 우리말(53)
[혼동하기 쉬운 맞춤법]
◆ ’왠지‘와 ’웬지‘
'왠지'는 '왜 그런지 모르게' '무슨 까닭인지'를 뜻하며 '왜인지'란 말이 줄어든 말이다.
가끔 ’왠지‘와 ’웬지‘를 혼동할 때가 있다. 아마 ’왠‘과 ’웬‘의 발음이 거의 비슷해서 그런 오류를 범하고 있는지도 모를 알이다.
예를 들어 '금년에는 우수와 경칩이 지난 지가 한참 되었는데도 ’웬지‘ 개구리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란 문장에서 우리가 흔히 쓰고 있는 ‘웬지’는 틀린 표현이다. ‘왠지’가 바른 표현이다.
다시 말해서 우리말에 '웬지'나 '왠일'이란 말은 존재하지 않는다.
< 예 문 >
- ‘왠지’ 가슴이 두근거린다
- 그날따라 고개를 숙인 동생의 모습이 ‘왠지’ 측은하게 여겨졌다.
- 아이가 하는 행동이 '왠지' 불쌍해 보였다.
'웬지’는 '어찌 된' '어떠한'의 뜻을 가진 관형사다. 관형사는 조사도 붙지 않고 어미 활용도 하지 않는다.
< 예 문 >
- 웬 말이 그렇게 많지?
- 이게 웬 떡이냐? 처럼 쓰인다.
결론적으로 ‘왠지’와 ‘웬지’를 쉽게 구분하는 방법이 있다. 문장의 뜻이 '어찌 된' '어떤'으로 바꿀 수 있으면 '웬지‘로 써야 하며 '무슨 까닭인지'로 바꿀 수 있으면 '왠지'를 쓰면 된다.
실제로 '왠'을 쓰는 경우는 '왠지' 외엔 거의 없다고 보면 틀림이 없을 것이다.
◆ '끼'와 '바람기'
어떤 사람에게 '끼가 있다'는 것은 크게 두 가지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첫째, 그 사람의 '이성 관계가 문란함'을 암시하는 말일 수 있다.
그 사람 학창시절부터 끼가 있더니 결국 가정을 가진 여자와 바람을 피우더니 단란한 가정을 깨뜨리고 말았군’처럼 쓰이는 경우라 하겠다.
둘째, 긍정적인 의미로 '연예에 대한 재능이나 소질을 속되게 이르는 말'이라 하겠다.
그러나 요즘은 연예뿐만 아니라 다른분야에 까지 '끼'란 말이 확대 적용되고 있다.
예를 들자면 현대사회가 요구하는 감각적 재능이자 재주 있는 사람들의 기지와 솔직함의 표현을 ‘끼’로 표현하기도 한다. 결국 성공적인 사회생활을 하기 위한 한 요소로 '끼'가 꼽히기도 하는 것이다.
이처럼 자주 사용되는 '끼'와 관련하여 잘못 쓰기 쉬운 말이 있는데 명사 다음에 ‘~기(氣)'가 붙는 말들이 바로 그것이라 하겠다.
다음과 같은 예문이 바로 그것이라 하겠다.
< 예 문 >
- 그 여자 못지 않게 그 남자 역시 ’바람끼‘가 대단했다.
- 영화가 시작되자 아이들의 떠들썩하던 ’장난끼‘가 물 끼얹은 듯 조용해지고 말았다.
- 그는 젊어서부터 원래 ’건달끼‘가 있는 사람이었다.
위 예문에 나오는 ’바람끼‘, ’장난끼‘, ’건달끼‘ 등은 원래의 한자음을 살려 각각 ’바람기‘, ’장난기‘, ’건달기‘ 등으로 써야 맞는다.
맨 앞에서 말한 '끼', ’바람기‘, ’장난기‘의 '~기'가 모두 같은 '기(氣)'에서 나오기는 하였지만 달리 적어야 옳은 표기인 것이다.
그리고 ’시장기가 느껴지다‘, ’소금기를 품은 바람‘, ’화장기 없는 창백한 얼굴‘, ’기름기가 없는 고기‘등에서의 '~기'도 마찬가지 경우라 하겠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