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쏭달쏭 우리말(79)
[혼동하기 쉬운 맞춤법]
◆ ’아카시아나무‘와 ’아까시나무‘
오래전, 모 어린이 월간지에
창작동화 한편을 싣게 되었다. ’아카시아나무‘와 ’떡갈나무‘가 등장하는 의인화 동화였다.
앗! 그런데 참 희한한 일이었다. 원고에 분명히 ’아카시아나무‘라고 써서 보냈는데 나중에 책이 나온 걸 보니 모두 ’아까시나무‘로 교정되어 나온 것이다. 본인의 허락도 없이 함부로 교정을 했으니 기분이 좋을 리가 없다. 오랫동안 ’아카시아나무‘가 표준말로 알고 그렇게 써오고 있었기 때문이다.
동요 ’고향땅‘이란 노래에도 ’아카시아 흰꽃이 바람에 날리니‘라고 나와 있고, ’과수원 길‘이라는 동요에도 ’아카시아꽃 하얗게 핀 먼 옛날의 과수원 길‘이라고 분명히 나와 있지 않던가!
난 고개를 가웃거리며 바로 국어사전을 꺼내 뒤져보게 되었다. 우선 ’아카시아나무‘를 찾아보게 되었다. ’콩과에 속한 아카시아속나무를 통들어 이르는 말‘이라고 나와 있었다.
그다음에는 ’아까시나무‘를 찾아보게 되었다. 그랬더니 ’아까시나무‘ 역시 ’콩과에 속한 낙엽교목’이라고 나와 있었다. 그렇다면 도대체 어떤 것이 맞는 말일까?
결론은 둘 다 맞는 말이란 걸 그제야 알게 되었다.
다만 ‘아까시나무’는 아시아와 한반도에만 자라고 있는 종류이며 6월이 되면 향기가 물씬 풍기는 하얀 꽃이 만발하며 꿀벌들이 꿀을 만드는 큰 자원이 되기도 한다.
‘아카시아나무’는 북아메리카가 원산지이며 흰꽃과 황색꽃이 피며 아까시나무와 같이 목재로도 쓰인다고 한다.
우리나라에는 ‘아카시아나무’가 한 그루도 자라도 있지 않으며 ‘아까시나무’만 번식하고 있을 뿐이다. 그러므로 우리나라에 자라고 있는 나무는 모두 ‘아까시나무’뿐이므로 ‘아까시나무’가 바른 표현이다.
결국 동요에 ‘아카시아 흰꽃이 바람에 날리니’도 ‘아까시 흰꽃이 바람에 날리니’가 바른 표기이다. 마찬가지로 ‘아카시아꽃 하얗게 핀 먼 옛날의 과수원 길’이란 노랫말도 ‘아까시꽃 하얗게 핀 먼 옛날의 과수원 길’로 바로 잡아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 ‘능’과 ‘릉’
서울 주변에는 ‘서삼능’과 '서오능'이 있어서 많은 관광객들의 발길이 잦다. 간혹 버스 안내표지판을 보아도 ‘서오능’, 서삼능‘이라는 표지판을 부착하고 다니는 것을 볼 수도 있다.
그러나 ’서오능‘이나 ’서삼능‘은 맞지 않는 말이다. 각각 '서오릉' '서삼릉'이라고 바로 고쳐 써야 맞는 말이다.
'무덤 릉(陵)'자는 단어의 첫 음절에 올 경우에는 두음법칙에 따라 각각 '능원', '능묘'처럼 첫소리를 'ㄴ'으로 쓰도록 되어 있다. 하지만 둘째 음절 다음에 올 때는 'ㄹ'을 그대로 살려 '릉'으로 표기해야 한다.
그러므로 '서오릉, 정릉, 태릉, 서삼릉' 의 경우도 마찬가지 경우인 것이다.
무덤에는 ‘능, 원, 묘’ 등이 있다.
‘능’이란 일반적으로 왕과 왕비의 무덤을 말한다.
‘원(園)’은 왕세자와 왕세자비, 왕세손과 왕세손비 또는 왕의 생모인 빈(嬪)과 왕의 친아버지 무덤이다.
그 외에 빈, 왕자, 공주, 옹주 등 왕족과 일반인의 무덤은 ‘묘(墓)’라고 부른다.
희빈 장씨의 무덤도 살펴보면 ‘능’이 아닌 '대빈묘'로 표시되어 있음을 볼 수 있다.
이 밖에도 ‘총(塚)’이란 이름이 붙여진 무덤은 ‘누구의 무덤인지 알지 못하지만 벽화나 유물 등 특징적인 것이 있는 경우’이며 ‘분(墳)’이란 ‘유물도 없고 주인공도 모르는 경우이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