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겨울나무 Feb 28. 2020

세상에서 가장 귀한 것

[근로의 가치]

아주 옛날, 영국에 방앗간을 운영하는 한 젊은이가 있었다.      


그는 워낙에 부지런했고 우직한 성격이어서 이른 아침부터 밤늦게까지 조금도 쉬지 않고 열심히 방앗간 일로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온몸에 밀가루를 뒤집어 쓴 그의 몸에서는 늘 땀 남새가 풀풀 날리며 진동을 했다. 

그렇게 매일 힘든 일을 계속하고 있지만 그는 언제나 콧노래를 부르며 얼굴 가득 늘 즐거운 표정이 떠날 줄을 몰랐다. 


하루는 이 방앗간 앞을 지나가던 왕이 그의 흥에 겨운 콧노래 소리를 듣고 발길을 멈추게 되었다.      

그리고는 곧 방앗간 주인에게 묻게 되었다.     


“지나가던 길에 흥겨운 노랫소리가 들리기에 무슨 일인가 해서 잠시 길을 멈추었다네. 무슨 좋은 일이라도 생긴 것인가?”     

“아, 아닙니다. 좋은 일이 있다니요.”


“그래? 그렇다면 자네는 이렇게 힘든 일을 하고 있으면서도 뭐가 그렇게 좋아서 흥겨운 노래가 멈추질 않는 거지?”     


왕의 질문에 방앗간 주인은 더욱 활짝 밝아진 표정이 되면서 대답했다.     


"예, 뭐 딱히 특별한 방법이랄 게 있겠사옵까? 그저 제가 많은 일을 열심히 하면서 지내고 있을 뿐이옵니다.“     

”그래? 그럼 자네처럼 맡을 일만 열심히 한다면 누구나 그렇게 즐거워질 수 있다는 말인가?“     

”그렇사옵니다. 게다가 저는 운이 좋아 이웃들이 모두 친절하옵니다. 그래서 그들과 함께 어울리면서 일을 하다 보면 그보다 더 즐거울 수가 없사옵니다. 제게 주어진 일거리는 끊어지지 않고, 친절한 이웃들이 이렇게 많으니 더 이상 무엇을 바랄 것이며 어찌 즐겁지 않을 수가 있겠사옵니까?“     


방앗간 주인의 대답에 왕은 크게 감탄하며 고개를 끄덕거리며 이렇게 대답했다.     


”허허, 과연 그럴 수도 있겠구나. 그러고 보니 지금 자네가 쓰고 있는 밀가루 범벅이 된 모자가 지금 내가 쓰고 있는 이 왕관보다도 훨씬 더 훌륭하고 귀하게 여겨지는군“     


왕은 방앗간 주인의 긍정적인 마음가짐과 태도를 보고 크게 감동한 나머지 그 자리를 쉽게 떠나지 못하고 연신 고개만 끄덕거리게 되었다. 


               ------------- * -------------


오래 전, 나는 초등학교 교과서에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실려 있는 것을 감명 길게 읽어본 적이 있다.     


’세상에서 가장 귀한 것‘ 이란 제목으로 아주 재미있는 동물들의 이야기가 전개되어 있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어느 날, 동물들만 모여 살고 있는 마을에서 몇몇 동물들이 모여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다.     


”얘들아, 너희들 중에 이 세상에서 가장 귀하고 소중한 것이 뭔지 누구 알고 있니?“     


동물들 중의 하나가 이렇게 묻자 다른 동물들은 그동안 자신이 가장 귀하다고 여겨오던 것을 서로 먼저 대답하려고 제멋대로 지껄여대기 시작했다.      


”그야 물론 돈이지 뭐. 돈만 있으면 무슨 일이든 마음대로 해결할 수 있잖아."

"아니야. 돈보다는 다이아몬드 같은 보석이 더 귀한 것이란 말이야."

“모르는 소리, 이 세상에서 가장 귀한 것은 뭐니뭐니해도 자신의 명예란 말아야,”     


한동안 동물들은 법석을 떨며 자신이 생각한 것이 가장 귀한 것이라고 우겨댔지만 결론은 쉽게 나오지 않았다.      

결국, 그들은 이 세상에서 가장 귀하고 소중한 것을 직접 찾기 위해 그 길로 각자 흩어져 길을 떠나게 되었다.       

 

길을 떠난 동물들은 여러 날 동안 여기저기 부지런히 돌아다니면서 세상에서 가장 귀한 것을 찾아보기 위해 열을 올렸다. 하지만 생각처럼 그리 쉬운 일이 아니었다.       


토끼 역시 다른 동물들처럼 여러 날을 돌아다니다가 귀한 것을 찾기는커녕 기진맥진한 몸으로 찾기를 포기하고 그만 발길을 돌리게 되었다.      


기진맥진한 몸으로 겨우 마을로 돌아오니 이미 저녁때가 되었다. 곧 쓰러질 것처럼 너무나 힘이 든 토끼는 잠시 쉬어가기 위해 마을 어귀에 털썩 주저앉았다.       


그리고 그 순간, 해가 지는 줄도 모르고 넓은 밭에서 아직도 땀을 뻘뻘 흘리면서 땅을 열심히 일구고 있는 곰을 발견하게 되었다. 잠시도 쉬지 않고 미련스럽게 땅을 파고 있는 곰의 이마에서는 구슬 같은 땀방울이 연신 흘러내리고 있었다.      


그러나 곰은 연신 이마에서 흘러내리는 땀방울을 닦아내면서 힘든 일을 하고 있었지만, 그의 표정은 조금도 힘들어하기는커녕 그렇게 행복해 보일 수가 없었다.       


토끼는 그제야 비로소 깨닫게 되었다. 


“아아! 세상에서 가장 귀한 것은 바로 저런 모습이었구나! ( * )          



매거진의 이전글 거짓말과 바꾼 행복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