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발의 제니(46)
[포스터, 미국의 작곡가 (1826~1864)] -사진, 스와니강-
거리에는 가로등만이 희미하게 비추고 있는 어두운 밤이었다.
지금 거리에서는 술에 만취한 주정뱅이 한 사람이 한 청년에게 공연히 시비를 걸며 집적거리고 있었다. 청년이 이리저리 피하려고 하자 주정뱅이는 갑자기 품에서 칼을 뽑아들더니 청년의 얼굴을 찔러버리고 말았다.
그때 마침 저쪽에서 마차 한 대가 다가오는 것을 목격한 주정뱅이는 허둥지둥 어둠 속으로 사라져버리고 말았다.
이윽고 마차는 청년이 쓰러져 있는 곳으로 다가왔다. 그리고 피가 줄 줄 흘러내리는 얼굴을 두 손으로 감싼 채 고통을 참고 있는 청년을 보게 된 마부가 깜짝 놀란 목소리로 소리쳤다.
“어이구, 저런……. 주, 주인 영감님, 웬 청년이 길바닥에 쓰러져 피를 흘리고 있습니다요.”
마차 위에 타고 가던 주인은 마침 의사였다.
“허어, 큰일나겠군! 저 청년을 태우고 급히 우리 집으로 가세.”
마부는 채찍질을 하며 급히 주인집을 향해 달려갔다. 그리고는 다행히도 정성껏 치료를 받게 되었다. 그리고 잠시 뒤, 커피를 끓여 내놓는 의사의 딸을 본 청년은 깜짝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아니, 이거 제니가 아니야?"
놀란 것은 의사의 딸도 마찬가지였다.
"어머! 스테피가 어떻게 우리 집엘……?“
주정뱅이에게 봉변을 당한 청년은 다른 사람이 아닌 나중에 세계적으로 유명해진 포스터였다. 스테피는 포스터의 애칭이었다.
포스터는 미국 피츠버어그에서 태어났다. 그는 어려서부터 음악을 좋아하였다. 그래서 매주 토요일만 돌아오면 친구들과 모여 자신이 작곡한 곡으로 합창 연습을 하곤 하였다. 그 합창단원 중에는 포스터와 친남매처럼 가깝게 지내는 메어리도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메어리가 여자 친구 하나를 소개했다.
"내 친구 제니야. 앞으로 서로 잘 지내도록 해.”
포스터는 소개를 받은 금발의 미녀 제니를 몹시 사랑했다. 그리고 언제까지나 떨어지지 않겠다고 마음 먹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메어리가 갑자기 숨을 거둔 뒤부터는 오랫동안 제니를 만날 용기가 나지 않았다. 그래서 오랫동안 만나지 않고 있었다. 그런데 오늘밤 술주정뱅이의 칼에 찔려 뜻밖에도 다시 제니를 우연히 만나게 된 것이다.
불행 중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 포스터는 그동안 헤어져 있기는 했지만, 마음속으로는 제니를 몹시 그리워하고 있던 중에 우연히 제니를 다시 만나게 된 것이다.
그 뒤부터 합창 연습이 있는 날마다 벤조를 켜는 포스터 곁에는 항상 제니가 그림자처럼 붙어있었다. 그리고 얼마 뒤, 포스터는 아버지의 사업 실패로 인해 일자리를 찾아 멀리 떠나게 되는 바람에 제니와는 어쩔 수 없이 헤어지게 되었다.
제니와 떨어져 지낸 지 3년 후, 포스터는 제니가 다른 남자와 결혼을 하게 되었다는 뜻밖의 소식을 듣게 되었다.
"제니가 다른 남자와 결혼을 한다고? 그건 있을 수 없는 일이야!"
포스터는 하늘이 무너지고 땅이 꺼지는 듯한 충격에 눈앞이 캄캄해지고 말았다. 이대로 가만히 앉아 있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당장 제니를 만나기 위해 제니의 집으로 달려갔다.
“제니, 그게 사실이야? 내가 얼마나 사랑하고 있는지 모르고 있었단 말이야? 난 이번 결혼 절대로 반대야. 어서 내게로 돌아와 줘.”
"스테피, 하지만…….“
제니는 눈물을 글썽이며 몹시 슬픈 얼굴로 다시 입을 열었다.
"나도 스테피를 좋아해. 그리고 사랑해. 하지만 지금 스테피의 마음속에는 아직도 메어리가 자리 잡고 있잖아. 내 말이 틀려?”
"아니야. 그건 아니야. 사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내 마음속은 메어리가 자리 잡고 있었어. 그러나 메어리는 이제 이 세상에 없단 말이야.”
“ ……!“
“나는 이제 제니만 사랑하고 있어. 난 이제 제니 없는 이 세상을 혼자 살아갈 수 없단 말이야. 그러니 제발 내 말을 믿어줘, 응?"
포스터는 이렇게 말하면서 제니를 힘껏 끌어안았다. 이윽고 포스터의 팔에 안긴 제니의 긴 금발 머리가 크게 끄덕이고 있었다.
그 뒤, 포스터는 그토록 그리던 제니와 결혼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그때 제니를 아내로 맞은 기쁨에 아내를 위해 작곡한 곡이 바로 '금발의 제니‘ 였다.
그의 대표적인 ’옛 아저씨‘, ’오, 스자나‘, ’스와니강‘, ’그 어른은 잠드셨네‘, 케터키 옛집’, ‘올드 불랙죠’, 꿈꾸는 사랑‘, ’금발의 제니‘ 등이 있다.
지금도 그의 대표곡인 '금발의 제니' 등은 온 세계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