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창작동화

아름다운 메아리

[친구와의 우정]

by 겨울나무

학교에서 돌아온 예경이의 표정이 오늘따라 몹시 심통이 난 얼굴입니다.


다른 때 같으면 엄마를 보기가 무섭게 귀찮을 정도로 매달리며 제멋대로 조잘거렸을 예경이입니다.


그런데 오늘은 영 그게 아닙니다. 엄마가 급히 반기면서 맞이했지만 무슨 일인지 본체 만 체 쏜살같이 제 방으로 쏙 들어가고 말았습니다.


무슨 영문인지 모를 일입니다. 걱정스러운 얼굴로 뒤따라 들어온 엄마가 예경이의 눈치를 살피며 조심스럽게 물었습니다.


“예경아, 무슨 일이 있었니? 입이 남산만큼이나 크게 나왔는걸.”


예경이는 아무 대꾸도 없이 여전히 심통이 가득한 얼굴로 재빨리 전화통에 매달렸습니다. 그리고는 민수네 집으로 급히 전화를 걸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몇 번이나 전화를 걸었지만 어떻게 된 일인지 신호는 가는데 아무도 전화를 받지 않습니다. 그러자 예경의 표정은 아까보다 더욱 불안하고 초조해집니다.


“씨이, 왜 이렇게 전화를 안 받는 거지? 그새 정말 이사를 간 건가?”


그런 예경이를 보자 엄마가 더욱 궁금해서 못 견디겠다는 듯 다시 물었습니다.


“예경아, 무슨 일인데 그래? 그리고 지금 누구한테 전화를 걸고 있는 거야?"

“몰라! 엄마는 몰라도 된단 말이야!"


예경이가 갑자기 퉁명스럽게 빽 소리를 지르고 말았습니다. 그런 예경이의 눈에는 어느새 굵은 이슬이 방울방울 맺혀 흘러내리고 있었습니다.


“에구머니나, 깜짝이야! 엄마 간 떨어지겠다. 얘가 왜 이렇게 갑자기 소릴 지르고 이 야단인 거지?”


"몰라, 몰라! 나 내일부터는 학교에 안 갈 거란 말이야!“

"뭐어? 학교에 안 가다니? 갑자기 그건 또 무슨 소리야?”


영문을 모르는 엄마의 눈이 금방 커다란 접시만큼이나 커졌습니다.


"글쎄, 엄마는 몰라도 된다니까. 왜 자꾸만 귀찮게 그래?"


예경이는 다시 한번 이렇게 빽 소리를 지르고는 도망치듯 급히 밖으로 뛰쳐나가고 말았습니다.


“어머머, 얘좀 봐. 점점 못하는 소리가 없네. 예경아! 너 지금 어딜 가는 거야. 응?”


어리둥절해진 엄마가 곧 예경이의 예경이의 뒤를 쫓으면서 소리쳤습니다. 하지만 예경이는 들은 체도 하지 않고 어디론예경이는 들은 체도 하지 않고 어디론가 부리나케 달려가고 있었습니다.






바로 조금 전, 학교에서 돌아오는 길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예경아, 너도 민수 소식 들었지?“


윤희가 갑자기 민수 이야기를 꺼내는 바람에 예경이는 정신이 번쩍 들었습니다.


민수는 예경이가 반에서 가장 좋아하는 남자아이입니다. 민수를 좋아하기는 윤희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런데 오늘따라 민수가 마침 학교에 오지를 않아서 몹시 궁금했던 예경이입니다. 그래서 오늘 학교에서 종일 민수 생각만 하고 있었던 늘 하루 종일 민수 생각만 하고 있던 예경이입니다.


”민수 소식이라니? 난 모르는 일인데……?"

“그래? 너 아직 소식이 깡통이구나? 그 애 오늘 이사 간다는 말이 있던데, 아마 지금쯤 어쩌면 벌써 갔을 거야.”


“……?"


윤희가 꺼낸 뜻밖의 소식에 예경이의 낯색이 금방 어둡게 일그러지고 말았습니다.


”어머! 그게 정말이니? 그럼 이사를 어디로 간다는데?“

"그걸 내가 어떻게 아니? 소문을 들어보니까 아마 서울로 간다는 것 같더라구.“


“……?"


순간, 예경이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듯 눈앞이 캄캄해지고 말았습니다. 그리고는 혼잣말처럼 중얼거리고 있었습니다.


”아니야. 그럴 리가 없어! 나한테 아무 말도 없이 갑자기 민수가 그럴 리가 없어!“


예경이는 갑자기 얼이 빠진 듯 금방 현기증이라도 일어난 듯 머리가 어지러웠습니다.




”윤희 말대로 민수가 정말 벌써 이사를 갔으면 어떻게 하지!“


추운 줄도 모르고 민수네 집을 향해 허둥지둥 정신없이 달리던 예경이는 마침내 민수네 집 앞에 다다랐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집안에서는 아무 인기척도 들리지 않고 조용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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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수야! 만수야! 민수 집에 있니?“

“……?"


그러나 아무 대답이 없이 잠잠합니다. 잔뜩 울상이 된 예경이가 이번에는 손나팔을 만들고는 가쁜 숨을 헐떡이며 큰 소리로 몇 번이고 더 민수를 소리쳐 불러봅니다.


그런데 바로 그때였습니다.


“어어, 예경이구나! 그래 금방 나갈게. 조금만 기다리고 있어!"


집안에서는 뜻밖에도 반가운 목소리가 흘러나왔습니다. 그것은 분명히 이사를 간 줄로만 알았던 민수의 목소리였습니다. 예겅이는 반가우면서도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었습니다.


지금까지 잔뜩 일그러졌던 예경이의 얼굴이 금세 대낮처럼 환해졌습니다. 반가운 마음에 팔짝팔짝 뛰면서 금방 하늘 높이 날을 듯 붕 뜨는 느낌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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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경아, 어서 와.그리고 많이 기다리게 해서 미안해.”


그렇게 보고 싶었던 민수가 마침내 삐걱 소리를 내며 대문을 열고 나타났습니다.


"너네 이사 안 간 거야?"

"이사를 가다니? 우리가 왜 이사를 가?“


“……?"


예경이는 너무 어이가 없어서 말문이 말문이 막혀 여전히 어리둥절한 표정입니다.


‘그럼 그 기지배가 나한테 거짓말을……?'


그렇습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그것은 민수와 친하게 다니는 윤희가 샘이 나서 공연한 거짓말을 한 것이 틀림없었습니다.


"근데 너 오늘 왜 학교에 안 나온 거야?"


예경이가 조금 밝아진 얼굴로 더듬거리며 물었습니다.


"으응, 몸이 좀 아파서 학교에 못 갔어. 근데 지금 네 목소릴 듣자마자 금방 다 나은 것 같은걸. 푸후훗……."

민수가 조금은 민망한 듯 웃으며 대답했습니다. 그러자 예경이가 약간 눈을 흘기면서 다시 물었습니다.


"으음, 그랬구나! 그런데 내가 몇 번이고 불렀는데 왜 대답도 안하다가 이렇게 늦게 나온 거니?”


“응, 그건 말이지. 헤헤헤, 그때 마침 화장실에서한창 큰 일을 보느라고 잘 못 들었거든.”


민수가 몹시 민망한 듯 얼굴이 벌겋게 되어 우물쭈물하며 져서 더듬거리며 대답하였습니다.


“푸후훗, 호호호……."


민수의 대답에 예경이가 저도 모르게 터져 나오는 웃음을 참지 못하고 큰소리로 소리내어 웃고 있었습니다.


"하하하……."

예경이가 밝게 웃는 모습을 보자 민수도 덩달아 크게 소리내어 웃고 있었습니다.


두 아이의 웃음소리가 마침 불어오는 찬 겨울바람과 함께 하늘 높이높이 울려 퍼지면서 고운 메아리를 만들어 가고 있었습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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