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별난 시험지

[분단의 비극, 그리고 달라진 언어의 비극]

by 겨울나무

저녁을 먹고 나자 성길 씨가 느닷없이 아내와 혜영이 앞에 웬 시험지 두 장을 내놓았다. 아마 회사에서 마음먹고 출력을 해온 시험지인 것 같았다.


”자 오늘은 당신과 혜영이에게 시험지 한 장씩 나누어 줄 테니 같이 의논해서 풀어보라구.”


아내가 눈이 둥그렇게 되어 물었다.


“그게 무슨 시험지인데요?”


그러자 성길 씨가 장난스럽게 싱글싱글 웃으면서 설명을 하였다.


“지금까지 북한 말을 하도 못 맞히기에 이번에는 우리 말을 북한 말로 써보게 하려고 준비해 왔거든.”


성길 씨가 내놓은 시험 문제를 보니 모두 열 문제였다. 지금까지는 북한말을 우리말로 고쳐보곤 하였는데 이번에는 그와 반대로 우리말을 북한말로 고쳐보는 문제였다.

“아빠, 그럼 엄마하고 같이 의논해서 풀어도 되는 거지?”

“아암, 되고말고. 어때? 혜영이 너 자신 있겠지?”


“그럼 이번에는 몇 문제까지 맞아야 돼? 이번에는 6개 이상만 맞혀도 아빠가 맛있는 외식 기켜주는 거지?”

“좋았어. 6개 이상 맞히면 내일 외식을 하기로 하지 뭐.”


“히야, 신난다! 엄마 그럼 우리 같이 열심히 풀어보자, 응?”

“또 시작이군. 그래, 알았어.”


아내는 탐탁지 않았는지 조금 시무룩해진 표정으로 마지못해 혜영이와 같이 앉아 열심히 문제를 풀기 시작했다.



시험지를 살펴보니 문제는 모두 열 문제였다.

※ 다음 우리 낱말을 북한말로 바꾸시오.


1. 갑자기 불어오는 돌풍은?

( )


2. 밝고 어두움을 나타내는 말인 명암(明暗)은? ( )


3. 어린이들이 즐겨 보는 만화영화를 북한에서는 뭐라고 할까? ( )


4. 농사가 아주 잘 되었을 때는 대풍년이 들었다고 한다. 그럼 북한에서는 그런 해를 뭐라고 할까? ( )


5. 뜻이 같은 말을 동의어(同義語)라고 한다. 그럼 북한에서는?

( )


6. 비합법적 활동이나 혁명 운동 등을 숨어서 하는 장소를 아지트라고 부른다. 이 아지트를 북한에서는 뭐라고 할까?

( )


7. 담배를 즐겨 피우는 사람을 우리는 흔히 애연가라고도 한다. 그럼 북한에서는? ( )

8. 옛날부터 즐겨 해오던 놀이, 즉 팽이치기, 연날리기, 차전놀이, 고싸움 등을 민속놀이라고 부른다. 그럼 북한에서는 이 민속놀이를 뭐라고 할까? ( )


9. 모터를 이용하여 달릴 수 있는 자전거를 우리는 모터싸이클이라고 한다. 이 모터싸이클을 북한에서는?

( )

10. 밥을 지을 때 나오는 김이나 모닥불에서 조금씩 솟아오르는 연기를 보고 우리는 모락모락 김이 올라온다, 또는 모락모락 연기가 솟아오른다고 한다. 이 모락모락을 북한에서는 뭐라고 할까?

( ) ( * )





※ 참고


① 갑작바람 ② 검밝기 ③ 그림영화 ④ 만풍년 ⑤ 뜻이 같은 말 ⑥ 비트 ⑦ 담배질꾼 ⑧ 민간오락

⑨ 모터찌클 ⑩ 몰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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