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북한말 퀴즈

[분단의 비극, 그리고 달라진 언어의 비극]

by 겨울나무

“여보, 오늘도 문제 좀 내보지 않으실 거에요?“


오늘은 아내가 좀 심심했는지 느닷없이 성길 씨에게 말을 걸었다.


”아니 갑자기 문제는 무슨 문제를 내보라는 거야?“

”지난번에 북한말 문제 모두 다 틀렸잖아요. 그래서 오늘은 다시 도전을 해보고 싶어서요.“


”허허허……. 이제야 알겠다! 그때 모두 틀려서 너무 억울해서 오늘은 다시 도전을 해보겠다 이거지?“


성길 씨는 그제야 알겠다는 듯 껄껄 웃고 있었다.

”그럼 오늘은 좀 자신이 있을 거 같아? 그리고 이번에도 못 맞히면 어떻게 할 건데?“

”오늘은 왠지 문제없이 반 이상은 맞힐 자신이 있거든요.“

”그래? 반 이상 못 맟히면 어떻게 할 건데?“


성길 씨의 물음에 아내가 한동안 생각하다가 입을 열었다.


”으음, 좋아요. 반 이상 못 맞히면 오늘 저녁 외식은 내가 사죠 뭐.“

”그래? 그럼 당신이 반 이상 맞힌다면 그땐 어떻게 하지?“


”그렇게 되면 당연히 당신이 내야 하는 거 아니에요?“

”좋아, 당신 거짓말 하면 안 돼. 약속하는 거야, 알았지?“


”좋아요. 당신도요.“

”알았어. 이거 긴장되는 걸. 그럼 첫째 문제부터 낼게.“


”좋아요. 어서 내보기나 해요.“


성길 씨는 한동안 생각하다가 결국 첫 번째 문제를 내게 되었다.


”으음~~~ 그럼 ①큰보임새가 뭐지?“

”큰 보임새라! 그거 망원경 아닌가요?“

”땡! 그랬으면 좋겠는데 그게 아니거든. 그럼 두 번째 문제, ② 출학은 무슨 말일까?“

”출학? 글쎄요. 힌트 좀 주면 안 돼요?“


”이런 문제를 내는데 힌트는 무슨 힌트야. 그러다가는 내가 외식 값 내게? 그럼 세 번째 문제 나가요. 자, 그럼 이번에는 ③촌바우가 무슨 말이지?“


”아하, 그건 알겠다. 촌닭이죠? 그렇죠, 맞죠?“


아내가 자신이 있다는 듯 성길 씨를 바라보며 다그치고 있었다. 그러자 성길 씨가 이번에도 싱글싱글 웃는 낯으로 고개를 저으며 대답했다.


”허허, 또 틀렸어요. 촌닭이 아니라구요. 그럼 네 번째 문제, ④모두매가 무슨 말일까?“


그러자 한동안 눈을 감고 생각에 잠겨 있던 아내가 이번에도 모르겠다는 듯 불만을 늘어놓게 되었다.


”으이그, 좀 쉬운 문제를 내봐요. 그거 어려워서 어디 해 먹겠어요?“


”허허, 글쎄, 알고 보면 어려운 문제가 아니라니까 그러네. 자, 그럼 이번에는 좀더 잘 생각해 보고 대답해 보라구. ⑤ 숨을내기가 무슨 말이지?“


”으음, 숨을내기라! 그거 숨을 내쉬는 거 아닌가요? 날숨?“


”이번에도 땡! 허허허, 그랬으면 얼마나 좋을까요. 그런 말이 아니라구요. 자, 그럼 그 다음에는 ⑥구팡돌이란 무슨 말일까?“


아내는 이번에는 아예 모르겠다며 찡그린 표정으로 고개를 흔들었다. 그러자 성길 씨는 신바람이 난 듯 다음 문제를 다시 내고 있었다.


”자, 그럼 다음 문제 나가요. 이번 문제는 ⑦ 소리판이거든. 잘 생각해 봐요. 옛날 사람들이 많이 사용하던 것이거든.“

”몰라요. 너무 어려워요.“


아내가 이번에는 시무룩해서 대답하자 성길 씨는 안 돼 보였던지 덩달아 언짢은 얼굴이 되어 다음 문제를 내고 있었다.


”자, 그럼 마지막 문제는 아주 쉬운 걸 낼 게. 이건 국어에서 나오는 문제인데 ⑧시킴문이 무슨 소리지? 시키는 문장을 말하는 것이거든.“


”시키는 문장이라면 명령문 아닐까요?“

”딩댕동! 이번에는 드디어 맞았어요. 그래요. 명령문을 시킴문이라고 해요. 하하하…….“

성길 씨는 아내가 모처럼 한 문제를 맞히자 기분이 좋아졌는지 통쾌하게 웃고 있었다.

그날 저녁 외식 값은 꼼짝없이 약속대로 아내가 내게 되고 말았다.






※ 참고


① 클로즈업 ② 퇴학(退學) ③ 촌뜨기 ④ 집단구타 ⑤ 숨바꼭질 ⑥ 디딤돌 ⑦ 레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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