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래 먹은 사과(66)

[루이스 마르키스 퐁탄. 프랑스 작가(1757~1821)]

by 겨울나무

영국 속담에 이런 말이 있다.


'하루만 행복하려거든 이발을 해라. 일주일 동안 행복하고 싶거든 결혼을 해라. 그리고 한 달 동안 행복하려면 말을 사고, 한 해를 행복하게 지내려면 새집을 지어라. 그러나 평생을 행복하게 지내려면 늘 정직하여라‘


또한, 어느 유명한 철학자는 다음과 같이 역설하기도 하였다.


'오래가는 행복은 정직함 속에서만 누릴 수 있다.’


이는 정직함이 우리들의 삶에 얼마나 필요한가를 다시 한번 일깨워주는 명언임에 틀림없다.




친구에게 사소한 거짓말을 하였다가 큰 망신을 당했던 재미있는 이야기 한 토막이 있다.

‘퐁탄’이라는 프랑스의 유명한 작가가 있었다. 어느 날, 그가 응접실에 앉아 사과를 먹다가 갑자기 서재에 볼 일이 있어 사과를 남겨둔 채 서재로 달려갔다. 그런데 그 사이에 공교롭게도 한 친구가 찾아왔다.


"아니, 이게 웬 사과지?“


친구는 마침 시장하기도 하고 자리에 아무도 없던 참이라 사과를 보자 재빨리 먹어치우고 말았다.


잠시 뒤에 서재에서 불 일을 마치고 돌아온 퐁탄은 응접실에 놓고 간 사과가 감쪽같이 없어진 걸 보고는 친구의 눈치를 살피면서 조심스럽게 물었다.


"아니, 여기 사과를 두고 갔었는데 어떻게 된 거지? 자네 못 봤나?”

"사과라니? 그게 무슨 소리야? 난 지금 막 들어왔는데 처음부터 보이지 않던 걸.“


친구는 좀 마음에 걸리기는 했지만 능청스럽게 시치미를 떼고 말았다.


"아니야. 조금 전에 내가 분명히 이 자리에 놓고 갔었거든, 혹시 자네가 먹고 나서 시치미를 떼고 있는 건 아니겠지?“


"뭐라고? 아니, 이 사람이 나를 어떻게 보고 그런 소릴 하는 거야? 내가 그런 게 있었다면 왜 자네한테 승낙도 받지 않고 몰래 먹겠나?“


친구는 몹시 불쾌하다는 듯 얼굴까지 벌게지면서 화를 냈다. 그러나 눈치가 빠른 풍탄이 보아하니 분명히 친구가 먹어치운 게 틀림없었다.


그리고 친구가 거짓말을 하는 하고 있다고 생각하자 문득 괘씸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친구를 한 번 크게 골려주고 싶다는 생각에 능청스럽게 안도의 한숨까지 내쉬면서 다시 입을 열었다.

“후유, 그렇다면 일단 안심일세. 난 자네가 먹은 줄 알고 간이 콩알만 했었지 뭔가.”


그러자 겁이 난 친구가 깜짝 놀란 얼굴로 다시 물었다.


"아니 안심을 하다니 그건 또 무슨 소린가?“


그러자 퐁탄은 이제는 정말 안심이라는 듯 천처니 설명을 하기 시작했다.


“사실은 요즈음 우리 집에 쥐가 많이 돌아다니고 있더라고.”

"그, 그래서?”


"그래서 그 사과 속에 쥐약을 넣어 두었거든. 쥐를 잡기 위해서 말이야.”

"아니 뭐라고?“


퐁탄의 설명에 친구는 금방 얼굴이 새파랗게 질려버리고 말았다.

"아니 왜 그렇게 놀라고 있나?“

“사, 사실은 내가 그 사과를 먹었거든. 여보게, 이 일을 어쩌면 좋지? 당장 의사를 좀 불러 주든지 나를 병원으로 데려가 주게나.”


친구는 새파랗게 질린 표정으로 덜덜 떨면서 퐁탄에게 매달리며 애원을 하고 있었다.


그런 친구의 모습을 한동안 바라보고 있던 퐁탄이 그제야 껄껄 웃으며 입을 열었다.


"이 친구야, 내가 미쳤나? 자네 같이 거짓말을 하는 사람을 내가 왜 병원으로 데리고 가주겠나? 자네 같은 사람은 당장 죽어도 마땅하네.”


"아니, 뭐라고?“


“아암, 그렇고말고, 자넨 지금 남의 것을 몰래 훔쳐 먹고 게다가 거짓 말까지 하지 않았나? 그러니까 자네같은 친구는 지금 당장 죽어도 마땅하다고 생각하네, 하하하…….”


한번 그렇게 거짓말을 했다가 퐁탄에게 크게 망신과 무안을 당한 친구는 더 이상 아무 대꾸도 못하고 얼굴이 벌게진 채 고개를 들지 못했다.


이후 그 친구는 절대로 거짓말을 안 하게 되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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