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⑨] 목이 없는 아기(2)

[오싹오싹 귀신 이야기]

by 겨울나무

어디서 그런 용기가 솟아났는지 모를 일이었다.


아낙네는 두려움을 무릅쓰고 죽기가 아니면 살기로 산을 오르고 있었다.


이리 쓰러지고 절 쓰러지며 험준한 산비탈을 넘은 아낙네는 마침내 흉가집 대문 앞에 다다르게 되었다.


대문이라기보다는 싸리나무로 엉성하게 얽어서 만든 문이었다. 그나마도 이미 오랜 세월에 썩고 삭을 대로 삭아서 손으로 만지면 금방이라도 부서질 것처럼 앙상해 보이기가 짝이 없었다.


흉가집 대문은 아무나 들어갈 수 있게 활짝 열려있었다. 방 안에는 누가 있는지 창호지를 통해 희미한 불빛이 새어나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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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칠 대로 지치고 기진맥진한 아낙네의 온몸에서는 이미 굵은 땀방울이 줄줄 흘러내리고 있었다. 낫자루를 쥔 손바닥에서도 땀이 흥건히 배어나오고 있었다.


산을 오르느라고 진이 다 빠지기도 했지만 그보다는 두려움과 공포가 더 컸기 때문이었다. 심호흡으로 마음을 잠깐 진정시킨 다음 잠깐 방 안의 동정을 살펴보니 괴괴하고 조용하기만 하였다.

아낙네는 입안에 고였던 침을 꼴깍 삼키고 나서 있는 용기를 다하여 입을 열었다.


"여보세요! 실례합니다. 안에 누가 계세요?”


“…….“


아낙네가 이렇게 몇 번을 되풀이해서 안에다 대고 불러 보았지만 집안에서는 그때마다 전혀 아무 기척이 없었다.


"에라, 나도 모르겠다. 사람이 한번 죽지 설마 두 번 죽겠냐!!“


이렇게 생각한 아낙네는 이를 악물고 떨리는 손으로 마침내 방문 손잡이를 잡았다. 그리고는 살그머니 문을 열었다.

방 중앙에는 커다란 교자상 하나가 놓여 있었다. 그리고 그 위에는 하나의 촛불이 켜진 채 가물거리고 있었고, 또 그 앞에는 젊은이들의 말대로 아기의 머리통만한 크기의 돌로 된 불상 하나가 놓여 있었다.


'아! 바로 저 집이로구나!’


불상을 발견한 아낙네의 눈이 밝게 빛났다. 저것만 가지고 내려가면 그 지겨운 고생과 배고픔을 면할 수 있다는 생각에 더 이상 이것저것 생각할 여지가 없었다. 그래서 아낙네가 살며시 방으로 들어가서 재빨리 불상을 손에 움겨쥐려고 할 바로 그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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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갑자기 누군가가 뒤에서 아낙네의 머리채를 휘어잡더니 우악스럽게 잡아당기고 있는 것이 아닌가!


"허어억! 누구야? 사람 살려!”


아낙네는 자신도 모르게 빠른 동작으로 들고 있던 낫을 죽을 힘을 다해 힘껏 휘둘렀다.


그 순간, 이번에는 갑자기 아낙네의 등 뒤에서는 이상한 비명 소리와 함께 새빨간 피가 사방으로 분수처럼 뻗쳐나가고 있는 것이 아닌가.


그와 동시에 아낙네의 등도 온통 뜨거운 피로 흥건히 물들어가고 있었다. 그리고 한번 우악스럽게 휘어잡힌 머리채는 꽉 잡힌 채 좀처럼 풀어주지를 않았다.


“사람 살려요! 사람!”


그러나 있는 힘을 다해 급히 흉가를 빠져나온 아낙네는 마치 미친 사람처럼 소리소리 지르며 도망치듯 허둥지둥 산길을 뛰어내려오고 있었다. 하지만 손에 움켜쥔 불상만큼은 끝까지 놓지 않고 죽을 힘을 다해 미친 듯이 뛰어내려오고 있었다.


"어이구, 결국 살아서 돌아오셨군요. 도대체 어떻게 된 일입니까?“


이윽고 아낙네가 주막에 다다르자 그때까지 마음을 졸이며 기다리고 있던 젊은이들 중의 하나가 놀란 일굴로 다급하게 물었다.


"저, 저도 어떻게 된 일인지 통 모르겠어요. 그런데 아직도 어떤 놈이 제 머리채를 꽉 잡은 채 놓지 않고 있어요."


아낙네는 숨을 헐떡이며 덜덜 떨리는 목소리로 대답하고는 이내 그 자리에 철퍼덕 나동그라지고 말았다.


그때 아낙네를 가만히 살펴보고 있던 젊은이 하나가 갑자기 기겁을 하며 비명을 질렀다.


"으아악! 아기의 목이 달아나고 없잖아!!“


정말 끔찍한 장면이 아닐 수 없었다. 젊은이의 말대로 자세히 살펴보니 아낙네의 등 뒤에 업힌 아기는 이미 목이 잘려나간 채, 목에서 새빨간 피가 줄줄 흘리고 있었다.


그리고 아기는 아직까지도 아낙네의 머리채를 뒤에서 두 손으로 꼭 잡고 있는 것이 아닌가! ( * )


- 2회 <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