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창작동화

맹꽁이와 찡꽁이

by 겨울나무

무더운 여름입니다.


낮과 밤을 가리지 않고 벌써 여러 날째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낮에만 더운 게 아닙니다. 밤에는 열대야라는 반갑지 않은 손님이 찾아와서 좀처럼 잠을 이룰 수가 없었습니다.


더위에 지친 사람들의 인상은 하나같이 짜증이 가득 찬 우거지상입니다.


”우와아~~~ 비가 온다! 비가 와!“

”이토록 무섭게 쏟아지는 비는 처음 보겠는걸.“

”누가 아니래. 마치 하늘에서 양동이로 물을 퍼붓듯 하는걸.“


그렇게 유난히 후텁지근한 날이 계속되더니 마침내 반가운 비가 내리기 시작하였습니다. 반가움에 사람들의 표정도 활짝 밝게 피어났습니다.


새벽부터 내리기 시작한 비는 빗줄기가 차츰 굵어지는가 했더니 어느새 장대보다 더 굵은 빗줄기가 줄기차게 쏟아져 내리고 있습니다.


그동안 그 누구보다도 비가 오기를 애타게 기다린 사람들은 농부들이었습니다. 얼마나 비가 오기를 기다리고 기다렸는지 모릅니다.


무서울 정도로 퍼붓고 있는 빗줄기를 본 농민들은 저절로 신바람이 났습니다.


그토록 겁이 날 정도로 무섭게 퍼붓던 비는 점심때가 지나서야 겨우 잦아들기 시작하였습니다.


”맹꽁-- 맹꽁 ---“


비가 잦아들기가 무섭게 어딛서 나타났는지 마을 앞 논배미마다에서는 맹꽁이들의 합창 소리가 울려퍼지기 시작합니다.


맹꽁이 우는 소리들은 어찌나 시끄러운지 정신이 온통 쏙 빠지고 귀가 찢어질 지경입니다.


비 때문에 꼬박 한나절을 집안에 갇혀 있던 창수는 맹꽁이들의 우는 소리가 그저 신기하게만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얼른 나가서 직접 보고 싶어서 견딜 수가 없었습니다.


창수는 곧 집 밖으로 뛰쳐나왔습니다.


그리고는 이 집 저 집으로 돌아다니며 친구들을 불러 모으기 시작하였습니다.


”얘들아, 우리 맹꽁이 구경가지 않을래?“

”그래? 그렇지 않아도 나도 마침 나가보려던 참이었어.“


창수는 그 길로 대여섯 명의 친구들을 이끌고 마을 앞 논으로 나왔습니다.


”거 참, 이상한 일이잖아. 맹꽁이들이 그새 어딜 갔는지 한 마리도 안 보이네.“


맹꽁이들이 시끄럽게 우는 소리는 여전히 아주 가까이에서 잘 들리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상한 일입니다. 아무리 눈이 빠지도록 자세히 잘 살펴보았지만 한 마리도 보이지 않습니다.

약이 오른 창수는 곧 손나팔을 만들어 맹꽁이 소리를 흉내내기 시작하였습니다.


”맹꽁 — 맹꽁 --“


창수가 하는 것을 본 친구들도 덩달아 손나팔을 만들더니 목청껏 소리를 지르며 맹꽁이 소리를 내기 시작하였습니다.


”맹꽁— 맹꽁 ---“


그러자 맹꽁이들이 우는 소리와 맹꽁이 소리를 내는 아이들의 목소리가 어우러져 온 마을이 떠나갈 듯 더욱 시끄러워지고 말았습니다.


”어엉? 맹꽁이들이 우리들 소리를 듣고 대답하고 있잖아?“


창수가 갑자기 신기하다는 듯 소리쳤습니다.


”뭐, 뭐라고?“

”잘 들어보란 말이야. 우리들이 ‘맹꽁’ 하고 소리지르면 저 놈들도 분명히 ‘찡꽁’ 하고 대답해 주는 것 같잖아.“

”아하, 정말 그런 것 같은걸.“


아이들은 재미있고 신바람이 난다는 듯 다시 손나팔을 만들고는 맹꽁이 소리를 내기 시작하였습니다. 아까보다 더 크게 목청껏 외치고 있었습니다.


”맹꽁— 맹꽁 ---“

”찡꽁— 찡꽁----“


아이들의 목소리가 커지자 맹꽁이들도 지지 않고 더 크게 대답을 해줍니다.

아이들과 맹꽁이들은 마치 경쟁이라도 하듯 점점 더 목소리를 높여 소리를 지릅니다.


”맹꽁— 맹꽁 ---“

”찡꽁— 찡꽁----“


”하하하 정말 재미있는 걸.!“

”히야, 이렇게 재미있는 건 처음 본다!“


아이들의 목소리는 이제 제 목소리가 아닙니다. 어찌나 힘껏 소리를 질렀는지 하나같이 잔뜩 목이 잠겨 가라앉은 목소리가 되고 말았습니다.


그러나 맹꽁이들의 목소리는 처음이나 지금이나 조금도 변함이 없습니다. 아니 어쩌면 처음보다 차츰 더 높아만 가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우와! 맹꽁이들의 목청은 정말 쎈가 봐. 그치?“


창수가 친구들을 향해 잔뜩 가라앉은 목소리로 입을 열었습니다.


”으응, 그래. 저렇게 목소리가 좋은 걸 보니 성악가나 가수를 해도 되겠어. 그치?“

”피이, 목청만 좋으면 누구나 성악가나 가수가 되는 줄 아니?“


”그럼 왜 안 돼?“

”이 바보야, 제까짓 것들이 악보를 볼 줄 알아야 될 거 아니냐, 안 그러니?“

”정말 그렇구나! 하하하…….“


이렇게 서로 주고 받으며 주고 받는 말도 이제는 모두가 목이 잠겨 쉰 목소리가 나고 있었습니다.


”야, 우리 또 해볼까?“

”그래, 그래. 맹꽁이들이 지쳐서 항복할 때까지 또 해보자.“

”그래, 알았어.“


창수와 친구들은 다시 손나팔을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목은 몹시 아팠지만, 다시 큰 소리로 맹꽁이 소리를 내기 시작하였습니다.


”맹꽁— 맹꽁 ---“

”찡꽁— 찡꽁----“


창수와 친구들, 그리고 맹꽁이들과의 화려한 콘서트가 다시 시작되었습다.


논바닥에서 울려 퍼지는 특별한 음악회는 좀처럼 그질 줄을 모르고 온 마을로 메아리쳐 울려 퍼지고 있었습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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