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겨울나무 Jan 07. 2021

진정한 효(孝)란 무엇인가?

 그야말로 호랑이가 담배를 피우던 시절의 이야기이다.     

 

후한 나라에 ‘곽거’라는 몹시 가난한 사람이 살고 있었다. 그는 늙은 어머니와 아내, 그리고 세 살배기 아들과 함께 겨우 굶어 죽지만 않을 정도로 하루하루를 힘겹게 이어가며 살아가고 있었다. 그 허기와 배고픔이 오죽했으랴.    

 

그런데 곽거의 어머니는 어찌 된 일인지 끼니때마다 입맛이 없다며 자신에게 떠드린 죽을 입에 대는 척만 하고는 번번이 수저를 놓았다. 그리고는 그 죽을 번번이 손자에게 넘겨 주곤 하였다. 


나중에 알고 보니 자신은 비록 굶더라도 어린 손자가 배 고파하는 모습을 차마 볼 수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런 모습을 지켜보고 있는 곽거는 가슴이 찢어질 듯 아파 견딜 수가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곽거는 마침내 비장한 결심을 하게 되었다.     


“그래. 맞았어. 자식은 또 낳으면 되지만, 부모님은 한번 돌아가시면 다시는 돌아오지 못할 분이 아닌가. 차라리 부모님을 위해 마음은 아프지만, 내일 당장 자식을 땅속에 묻어 버리면 버려야 되겠군!”     


이렇게 생각한 그는 자식을 땅속에 생으로 묻어 버릴 생각으로 뒤뜰로 갔다. 그리고는 피눈물을 흘려가며 땅을 열심히 파기 시작했다. 지금이라면 당연히 살인죄에 해당하는 말도 안되는 짓을 하게 된 것이다.       


구덩이를 파고 있는 그의 눈에서는 피눈물이 쉴 새 없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그 어느 부모가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귀여운 자식을 땅속에, 그것도 산 채로 묻을 수 있겠는가. 그리고 그런 심정이야 오죽이나 슬프고 아팠겠는가!      


이윽고 그가 무릎이 찰 정도로 땅을 깊이 팠을 때 돌연 이상한 일이 일어났다. 무언가가 덜거덕거리며 삽에 부딪히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던 것이다. 그러나 돌멩이려니 하고 조심스럽게 파 내려가자 뜻밖의 일이 벌어지고 말았다. 


뜻밖에도 땅속에서 순금으로 된 솥단지가 하나가 나타났던 것이다. 그리고 솥 단지 속에는 이런 글이 새겨져 있는 쪽지가 눈에 보였다.      


"이것은 부모님에 대한 효성이 남달리 지극한 너에게 하늘이 감동하여 내리는 솥이니라!”     


그 후, 곽거는 부자가 되어 어머니를 더욱 극진하게 모시면서 가족과 행복한 나날을 보낼 수 있었다고 한다.   

   

물론 사람의 도리로서, 그리고 부모된 도리로서 절대로 이런 일이 있어서는 안 될 것이다. 앞에서도 말했듯이 이것은 엄연히 살인죄에 해당한다.      


하지만 그 옛날 사람들이 자신을 낳아주신 부모님을 얼마나 끔찍이 섬기고 받들었는가를 이 짧은 이야기를 통해 우리는 깨달을 수 있게 된다.      




그 누구를 막론하고 부모님 없이 이 세상에 태어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우리 인간을 나무로 비교한다면 우리들의 부모님, 그리고 조상들은 뿌리라고 할 수 있겠다.습니다. 그러기에 개천절 노래에도 ‘우리가 나무라면 뿌리가 있고……’ 라는 이미 노랫말이 나와 있기도 하다.      


우리는 부모님과 조상들 없이는 그 누구도 존재할 수 없는 것이다. 조상은 뿌리요. 줄기는 부모님, 그리고 우리들은 가지라고 볼 수 있겠다.    

  

아무리 우람하게 자란 튼튼한 나무라 해도 어느 날, 갑자기 심한 폭풍우에 뿌리가 뽑혀 나간다면 그 나무의 줄기와 가지 역시 결코 안전할 수 없게 된다. 

     

그러기에 우리들이 조상을 숭배하고 부모를 섬기며 효도하는 것은 각자 자신의 안전과 행복을 지키는 지름길이며 누구나 지켜야 할 당연한 도리인 것이다.      


난 80년도 중반쯤, 자유중국을 방문한 적이 있다. 하루는 관광버스를 타고 어딘가를 가고 있었는데 멀리 산 중턱에 이따금 별장처럼 생긴 작고 예쁜 집들이 보였다.    

  

안내하는 사람에게 그 집의 정체를 물으니 죽은 사람을 모시고 있는 유택이라고 하였다. 알고 보니 조상이 세상을 떠난 뒤에 그처럼 별장 같은 곳에 모시고 있다는 것이었다.      

- 산기슭에 이따금 유택이 보인다 -

그리고 더욱 놀란 것은 그 유택마다에 에어컨이 설치되어 있다는 설명이었다. 돌아가신 분들도 그 더위에 시원하게 해드리기 위해 설치해 놓고 사철을 가리지 않고 작동하고 있다고 하였다.    

  

그 당시 우리 집만 해도 에어컨이 없었다. 그 한 가지만 보아도 그 나라 국민들이 조상을 얼마나 소중하게, 그리고 살아있는 사람보다 더 받들며 효를 다하고 있는가를 쉽게 짐작할 수 있었다.     


오랜 옛날부터 우리 조상들 역시 가족과 이웃 간의 화목을 소중하게 여기며 살아왔다.      


또한, 부모님께 효도하고, 조상들을 숭상하는 일을 큰 미덕으로 여기며 그것을 실천해 온 자랑스런 민족임에 틀림없다. 


하늘보다 높고 바다보다 넓은 게 부모님의 사랑이라 하였다. 자식을 사랑하는 미음은 어느 부모님이나 마찬가지라 하겠다. 그러기에 부모님이 자식을 생각하는 마음의 10분의 1만 보답해도 효자가 될 수 있다는 말도 있다.      

어느 날, 지유가 공자를 찾아와서 '효'가 무엇이냐고 묻게 되었다.      


이에 공자가 대답하기를, ‘이 세상에는 부모를 잘 먹여 살리는 것만을 효도로 알고 있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 하지만 개나 말 같은 짐승들도 모두 먹여 기르고 있지 않은가, 그러니 부모를 잘 먹이기만 하고 공경하는 마음이 없다면 짐승을 기르는 것과 무엇이 다르겠는가’라고 대답하였다.     


그 뒤에 다시 ‘자하’가 공자를 찾아와서 '효'가 무엇이냐고 다시 묻게 되었다. 이에 공자는 다음과 같이 대답하였다.      


“부모 앞에서 부드러운 얼굴빛을 보이는 것은 생각처럼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니다. 부모에게 어렵고 힘든 일이 생길 때는 사식들이 부모 대신 그 어려움을 맡아 해결하고, 혹시 맛난 음식이 생기면 그 음식을 어른들이 먼저 드시게 하는 것만으로 효라 할 수는 없다.”    

 

라고 대답하였다고 한다. 


과연 진정한 효란 무엇인가를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한다.( * )          

매거진의 이전글 세상에서 가장 귀한 것!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