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창작동화

[공포] 괴기한 악몽

[오싹오싹 귀신 이야기]

by 겨울나무

요즈음 날이 갈수록 점점 여위어가고 있는 김 사장의 안색은 말이 아니었다.


며칠 전부터 밤마다 몹시 끔찍하고도 무서운 악몽에 시달리는 바람에 마치 중병을 앓고 있는 사람처럼 안색이 창백하고 초췌해지고 있는 것이다.


김 사장에게는 결혼할 나이가 다된 금쪽같은 외동딸 하나가 있었다. 딸의 이름은 현지였다.


현지는 얼른 보기에도 첫눈에 반할 정도로 얼굴 생김새는 물론 몸매까지 뛰어나게 아름다운 처녀였다. 게다가 남달리 두뇌도 명석하고 현명하여 어느 한구석 하나 부족함이 없는 처녀였다.


그런 딸이었기에 현지는 어려서부터 지금까지 부모님의 귀여움과 사랑을 듬뿍 받으며 살아가고 있었다. 그야말로 그 어느 귀 공주가 부럽지 않을 정도로 남다른 사랑과 귀여움을 받으면서 지금까지 별 탈없이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요즈음 김 사장에게는 한 가지 이상한 일이 벌어지고 있었다. 매일 밤마다 끔찍한 악몽에 시달리고 있는 것이 바로 그것이었다. 밤마다 꿈속에 하필이면 그토록 사랑스럽고 귀여운 현지가 나타나서 김 사장을 못살게 괴롭히곤 하는 것이었다.


꿈을 꾸고 있는 꿈의 내용은 희한하게도 매일 똑같았다. 그 누구도 부럽지 않을 정도로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는 현지가 뭐가 부족했는지 꿈에 나타난 현지의 모습은 그게 아니었던 것이다.


현실과는 달리 너무나 불쌍하면서도 처참한 모습으로 매일 밤마다 나타나고 있으니 정말 예사로운 일이 아니었다.


김사장은 원래 미신이나 꿈 같은 건 전혀 믿지를 않는 사람이었다. 게다가 누구 못지않게 다부지면서도 배짱 또한 두둑한 사람이었다.


그러기에 처음에 그런 꿈을 꾸었을 때는 예사롭게 생각하고 그냥 넘겨버리고 말았다. 하지만 매일 밤마다 판에 박은 듯 똑같은 내용의 괴이하고도 끔찍한 꿈이 이어지자 자신도 모르게 은근히 겁을 먹기 시작하게 되었다.

꿈속에 나타나고 있는 현지의 모습은 그때마다 현실과는 달리 보기만 해도 소름이 끼칠 정도로 끔찍하고도 가련한 모습으로 나타나곤 하였다. 그토록 부모님의 극진한 사랑을 받으면서 즐겁고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는 딸이 뭐가 부족하고 못마땅해서 번번이 그런 모습으로 나타나고 있는지 정말 아무리 생각해도 알 수가 없는 일이었다.


그렇다고 딸을 불러서 직접 그 끔찍한 꿈 이야기를 들려주며 물어볼 수도 없는 일이었다.


"거참, 멀쩡하게 잘 살고 있는 아이가 매일 꿈속에 그런 모습으로 나타나다니……!“


바로 어젯밤 꿈에도 예외는 아니었다.


"아빠, 제발 저를 좀 살려주세요. 제 말이 안 들리세요? 아빠 너무하세요. 으흐흑…….“


현지는 어젯밤에도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가련한 모습으로 김 사장 앞에 나타나서 애타는 목소리로 애걸을 하고 있었다. 딸의 그런 모습을 보자 김 사장은 어젯밤에도 몹시 안타깝고도 걱정스러운 표정이 되어 딸을 바라보며 물었다.


”현지야, 살려 달라니? 너 도대체 그게 무슨 소리냐?“


"저를 살려달라고요. 저는 지금 가슴이 너무 답답해서 도무지 숨을 쉴 수어서 죽을 지경이라니까요. 으흐흑…….“


현지는 너무 고통스러워 더 이상 참을 수 없다는 듯 갑자기 자신의 가슴을 쥐어뜯으며 있는 대로 몸부림을 치고 있었다.


"현지야! 현지야! 도대체 왜 가슴이 답답하다는 거야?"


김 사장은 무슨 영문인 줄을 몰라 몹시 괴로워하고 있는 현지를 덥석 부둥켜안았다. 그런 김 사장의 이마에는 벌써 굵은 땀방울이 송송 맺혀 있었다.


"아빠, 잠깐 이리 좀 와 보세요.”


현지가 이번에는 부둥켜안은 아빠의 손을 잡더니 어디론가 잡아끌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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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그렇게 가슴이 아프다면서 그런 몸으로 도대체 어딜 가자는 거야?”


현지는 아빠의 손을 잡은 채 안마당으로 잡아끌고 있었다. 그리고 안마당으로 나오자 마당 한쪽을 손으로 가리키며 여전히 몹시 고통스러운 얼굴로 몸을 뒤틀면서 입을 열었다.


"아빠, 바로 저, 저기예요, 저기!“


현지가 몹시 고통스러운 듯 일그러진 표정이 되어 가리키고 있는 곳은 담 밑에 있는 화단이었다. 그 화단은 현재 꽃을 심지 않아 허전한 맨땅이었다.


"도대체 저 화단이 뭐가 어떻게 됐다는 건데?“


김 사장은 어리둥절한 표정이 되어 입을 벌린 채 화단과 현지를 번갈아 바라보고 있었다. 그러자 현지가 이번에는 더 이상한 말을 지껄이고 있었다.


"아빤 저기 저 땅속에 묻힌 채 숨을 못 쉬고 있는 제 모습이 정말 안 보이세요? 저 화단 속에 제가 묻혀 있다니까요.”

"뭐, 뭐라구? 아니 얘가 갑자기 무슨 헛소리를 하고 있는 거야?“


그러자 현지는 더욱 원망스러운 목소리로 흐느끼면서 있는 힘을 다해 김 사장의 손을 힘껏 잡아끌고 있었다.


"제가 헛소리를 하고 있다고요? 아빤 왜 제 말을 그렇게 믿지 않으세요? 어서 저를 살려달라니까요. 으흐흑…….“


"이거 안 되겠구나! 지금 당장 나하고 같이 병원엘 가야겠구나!”


이번에는 김 사장이 오히려 딸의 손목을 힘껏 잡아당기기 시작했다. 급히 병원으로 데리고 갈 생각에서였다.


"싫어요. 저를 꺼내주기 싫으면 그만두세요. 저 혼자 그냥 죽어버리고 말겠어요.”


현지는 평소와는 달리 매우 날카로운 목소리로 소리를 지르며 김 사장의 손을 뿌리치고 말았다. 그리고는 곧 혼자 화단을 향해 성큼성큼 걸어가더니 그 자리에 우뚝 멈추어선 채 마치 돌부처가 된 듯 움직이지를 않고 있었다.

"아니, 얼른 병원에 가자니까 왜 우물쭈물하고 거기 서 있는 거야?“


”…….“


그러나 현지는 그다음부터는 그 자리에 선 채 아무 대답이 없었다. 그리고는 납덩이처럼 굳어진 표저이 되어 그 자리에서 움직일 줄을 몰랐다.


"현지야! 현지야……!"


김 사장은 계속해서 있는 대로 악을 쓰면서 딸의 이름을 소리쳐 부르다가 그때 어렴풋이 들려오는 아내의 목소리에 문득 잠에서 깨어났다.


"여보, 또 그 꿈을 꾸신 거예요?“

”……?!"


어느 틈에 현지도 달려와서 걱정스러운 아빠를 흔들며 소리치고 있었다.


“아빠! 제발 정신 좀 차리세요. 아빠!”


”……!"


한동안 넋이 빠진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아내와 딸을 번갈아 바라보고 있던 김사장이 겨우 정신을 자리고는 갑자기 현지의 손을 덥석 잡으며 그나마 안심이 된 듯 현지를 물끄러미 바라보며 물었다.


"현지로구나! 네가 어떻게 여기 와 있는 거지?“


"아빠가 큰 소리로 저를 몇 번이고 부르셨잖아요. 그래서 그 소리에 저도 잠이 들었다가 깜짝 놀라서 달려온 거예요.”


"으음, 그랬었구나, 그래 넌 아무 일도 없었니?“


"무슨 일이라니요? 아빠, 제발 정신 좀 차리시라니까요.“


”……!"


김 사장은 그제야 자신이 또 심한 잠꼬대를 해서 식구들이 달려왔다는 것을 알아차리고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다.




그다음 날 아침이었다. 그날은 마침 일요일었다.


"여보! 삽이 어디에 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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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사장은 자리에서 일어나기가 무섭게 삽자루부터 찾고 있었다.


"삽이 창고에 있지 어디 있어요. 그런데 갑자기 웬 삽을 찾으세요?”


"내 오늘은 기어코 저놈의 화단을 파헤쳐 봐야 되겠어.”


김 사장은 곧 창고로 급히 가더니 삽을 찾아들고 나왔다. 그리고는 화단에 덮인 흙을 파내기 시작했다. 그런 김 사장의 모습을 보자 아내가 질겁을 하며 말렸다.


"어이구, 그만두시라니까요. 생전 꿈이라는 걸 믿지 않던 당신이 왜 갑자기 엉뚱한 짓을 하고 그러세요?“


그 모습을 바라보고 있던 현지도 적정스러운 얼굴로 한마디 거들고 있었다.


"엄마, 아빠가 요즈음 회사 일로 과로하신 것 같아요. 당장 한의원에 가서 보약을 지어다 드려 보는 게 어떨까요?”


"그, 글쎄다. 그렇지 않아도 요즘 병원에도 다니시긴 한다만……. “


아내와 현지가 그렇게 걱정을 하고 있는 동안에도 김 사장은 들은 척도 않고 계속해서 힘껏 땅만 열심히 파헤치고 있었다. 그런 김 사장의 이마와 얼굴에는 땀방울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어엉? 여보, 이게 뭐지?”


정신없이 땅을 파내고 있던 김 사장이 갑자기 깜짝 놀라며 소리쳤다. 그 바람에 아내와 현지가 김 사장의 곁으로 다가갔다. 그러자 김 사장이 하얗게 질린 목소리로 중얼거리고 있었다.


"이 피 좀 봐! 그, 그리고 이 따, 땅속을 좀 보란 말이야!”


김 사장은 여전히 부들부들 떨면서 시뻘겋게 피로 물든 삽날과 땅속을 가리키고 있었다. 삽날에는 끔찍하게도 새빨간 핏물이 주르르 흘러내리고 있는 것이 아닌가!


“아~~ 아악!”


"으아악……!“


겁에 질린 표정으로 슬며시 땅속을 들여다보던 아내와 현지가 동시에 귀청이 떨어져 나갈 것 같은 비명을 지르며 땅바닥에 주저않고 말았다.


놀랍게도 땅속에서는 금방 삽날에 찍혀 피와 흙으로 범벅이 된 처녀의 머리통이 나타났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땅속에서 나온 그 처녀의 얼굴은 얼른 보기에도 현지를 쏙 빼닮은 모습이었다.


"이, 이럴 수가! 이게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이지?“


김 사장 역시 새파랗게 질려 땅바닥에 주저앉아 있는 아내와 현지를 바라보며 여전히 떨리는 목소리로 묻고 있었다.


"그, 그러게나 말이에요. 너, 너무나 끔찍하고 무서워요.“

”……?!“


아내도 현지도 여전히 땅바닥에 주저앉아 겁에 질려 서로 부둥켜안은 채 덜덜 떨고만 있었다.


그런데 바로 그때였다. 이건 또 무슨 변이란 말인가! 이번에는 땅속에 묻혀있던 처녀가 아주 애절한 목소리로 흐느껴 울면서 입을 열고 있는 것이 아닌가!


"가슴이 답답해서 숨이 곧 막힐 것만 같아요. 제발 저를 좀 살려주세요, 흐흐흑…….“


"아아악~~~!”


“으아악~~~!”


그 광경을 바라보게 된 김 사장과 아내, 그리고 현지는 곧 숨이 넘어갈 듯한 단말마의 비명을 지르면서 그만 그 자리에 쓰러지며 정신을 잃고 말았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