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력 키우기]
귀가 달린 물고기

by 겨울나무

민호와 찬주가 아까부터 말다툼을 하고 있습니다.


”분명히 있단 말이야.“

”자꾸 우기지 마. 절대로 없단 말이야.“


두 아이의 입씨름은 좀처럼 끝이 나지 않습니다.


”네가 귀가 달린 걸 정말 봤어?“

”보지는 못했지만 어항 앞에서 소리를 지를 때마다 놀라서 도망을 갔단 말이야.“

”내가 소리 지를 땐 도망가지 않던데.“

”그건 아직도 네가 몰라서 하는 소리야. 난 분명히 봤다니까.“

”그게 아니라니까. 그건 물고기가 다른 데로 가려고 할 때 네가 그때 마침 소리를 지른 거란 말이야.“

”아니야. 분명히 있다니까.“

”아니야. 분명히 없어.“


지금 민호와 찬주가 다투고 있는 것은 물고기의 귀 때문입니다.


민호는 물고기도 분명히 귀가 있다고 믿고 있고, 찬주는 그렇지 않다고 우기고 있는 것입니다.


민호가 다시 입을 열었습니다.


”찬주야, 너 그럼 말이지.“

”말해 봐.“

”이 세상에 귀가 없기 때문에 소리를 듣지 못하는 동물이 있을 거라고 생각하니?“

”그야 물론이지.“


”그래? 그럼 어떤 동물이 귀가 없는지 말해 봐.“

”그건 나도 자세히 모르지만 우선 물고기와 뱀, 그리고 자벌레나 파리 등, 몰라서 그렇지 귀가 없는 동물이나 벌레들이 얼마든지 많단 말이야.“


”뭐어? 그것들이 모두 다 귀가 없다고?“

”그럼 넌 귀가 달린 뱀이나 파리를 본 적이 있단 말이니?“

”아니, 확실히 본 적은 없지만…….“


찬주의 물음에 민호는 얼버무리고 말았습니다.


그러자 그때를 놓치지 않고 찬주가 다시 다그치며 물었습니다.


”그런 걸 본 적은 없지만 또 어떻단 말이야?“

”귀는 없지만 난 그런 동물들도 모두 소리를 들을 수 있다고 생각한단 말이야.“

”이런 바보. 귀가 없는데 어떻게 소리를 듣니?“


”어떻게 듣는지 내가 그걸 어떻게 아니? 난 어쨌든 듣는다고 생각해.“

”으이구, 잘 알지도 못하면서 끝까지 우기기는…….“

”…….“


민호는 마침내 말문이 막히고 말았습니다. 그러다가 민호가 갑자기 무슨 생각이 떠올랐는지 손뼉까지 치면서 소리쳤습니다.


”아참! 너 그럼 송충이를 직접 본 적이 있니? 소나무에서 솔잎을 갉아먹고 사는 송충이 말이야.“

”송충이를 직접 본 적은 없지만 송충이가 어떤 벌레인지 알고는 있지. 그런데 그건 또 왜?“


”그런데 송충이도 겉으로 보기에는 귀가 없거든.“

”그런데?“

”그런데 소리는 아주 잘 듣는단 말이야.“

”어떻게?“


찬주가 궁금한 표정으로 묻자 민호는 그제야 신바람이 나서 설명을 하기 시작하였습니다.


”어느 해인가 여름방학 때였어. 그때 난 시골에 갔다가 그 동네 아이들과 같이 산에 올라간 적이 있었어.“

”그런데?“


”아이들이 소나무 앞으로 가더니 송충이들을 향해 소리를 지르지 않았겠어. 그 소나무에는 마침 수많은 송충들이 기어다니고 있었단 말이야.“


”뭐라고 소리를 질렀는데?“


”송충아, ‘도리도리’하고 소리를 질렀어.“

”그랬더니?“

”아, 그랬더니 소나무에 주렁주렁 매달려 있던 송충이들이 일제히 고개를 번쩍 들면서 고개를 막 흔드는 게 아니겠니.“


”송충이들도 귀가 없다면서?“

”으응, 그래 맞아. 아무리 살펴 봐도 귀는 보이지 않았는데 소리를 아주 잘 듣더란 말이야.“

”으이구, 난 또 뭐라고. 그런 엉터리 같은 소리 좀 그만해라. 그런 거짓말에 내가 넘어갈 줄 알았니? 귀가 없는데 도대체 어떻게 소리를 듣는단 말이야?.“


”정말이라니까. 몇 번을 되풀이해서 소리를 질러 보았는데 그때마다 번번이 고개를 흔들었다니까.“

”너 이제 보니까 순 거짓말쟁이로구나.“

”아니야. 이건 거짓말이 아니라 진짜라니까.“


”호호호…… 이제 그만 해. 네가 아무리 날 속여보려고 하지만 난 절대로 안 속는단 말이야.“

민호는 답답해 미칠 지경이었습니다. 아무리 설명을 해도 믿어주지 않는 찬주가 그렇게 야속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럼 너 언제 나하고 산에 한번 올라가 볼래?“

”싫어. 징그러워서 안 갈래. 그리고 보나마나 네 얘긴 모두 거짓말이란 말이야.“


민호는 아까보다 더 가슴이 터질 듯이 답답해졌습니다.


그래서 찬주에게 더 이상 설명을 하지 않기로 하고 입을 다물고 말았습니다.


‘정말 물고기나 뱀, 그리고 송충이 같은 벌레들은 귀가 없어서 전혀 소리를 듣지 못하는 것은 아닐까?’


민호는 입을 꾹 다문 채 혼자 깊은 생각에 잠겼습니다. 어쩌면 찬주의 말이 옳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오늘은 집에 가서 꼭 사전을 찾아봐야 하겠다고 생각했습니다.( * )





< 더 생각해 보기 >



① 물고기들은 귀가 없습니다. 그래도 소리를 들을 수 있는 것일까요, 아니면 전혀 들을 수 없는 것일까요? 생각 한 것을 경험이나 이유를 들어 이야기해 봅시다.


② 송충이는 가까이 가서 소리를 지르면 그때마다 머리를 흔든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소리를 듣을 수 있는 것일까요, 아니면 소리의 진동을 통해 느끼는 것일까요? 생각한 대로 이야기해 봅시다.


③ 뱀이나 자벌레, 파리 등은 귀가 없습니다. 그들 역시 소리를 들을 수 있는 것일까, 아니면 전혀 못 듣는 것일까에 대해 이야기해 봅시다.


④ 소리를 전혀 듣지 못하면서 살아가고 있는 동물들이 있다고 생각하였다면 그렇게 생각한 동물들의 이름을 있는 대로 모두 말해 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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