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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겨울나무 Feb 08. 2020

너무나 소중한 인연

     

나는 남들이 전혀 모르고 있는 아주 소중한 보물을 하나 간직하고 있다. 


언젠가 한때 유행했던 유행가의 노랫말처럼 이 세상에 하나밖에 둘도 없는 몹시 귀하면서도 소중한 보물이다.      

남들은 내가 이렇게 귀하고 소중한 보물을 가지고 있는 것을 아무도 전혀 눈치조차 채지 못하고 있다.        

이렇게 소중한 보물이라고 자랑을 늘어놓으니까 누군가는 아마 조상이 물려준 값진 골동품이나 그 이상의 보물이라도 가지고 있는 게 아닌가 하고 오해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정녕 그런 골동품이나 유물은 절대로 아니다.       


난 지금 그런 보물들보다 어쩌면 몇 갑절이나 더 값진 바로 ‘인연’이라는 보물을 말하고 있는 것이다.       

그럼 도대체 어떤 인연이기에 이토록 한바탕 뜸을 들이며 긴 자랑을 늘어놓고 있는 것일까.     


약 20년 전의 일이다.      


그때 난 가끔 심심풀이라도 할 생각으로 난생처음 어느 카페에 가입하게 되었다.      

그리고 카페에 들어가서 글을 올리고, 다른 사람들의 올린 글도 읽고, 때로는 댓글도 달며 한동안 즐겁게 지내다 보니 그것도 중독이 되는 모양이었다.      


어떤 때는 PC로 전혀 안면도 없는 사람과 서로 댓글도 달고 대화를 나누는 재미에 빠져 끼니도 거르는 때가 한두 번이 아니었다. 정말 몹시 재미있고 흥미있는 일이어서 내가 왜 진즉에 이런 걸 몰랐나 하고 아쉬워할 정도였다.   

    

그런데 그때 내가 글을 올렸다 하면 그때마다 어김없이 단골로 내 글을 읽고 댓글을 열심히 달았던 두 여인이 있었다. 바로 ‘오노 유리’란 분과 ‘오또메’란 분이었다.     

 

두 분 모두 현재 현해탄 건너 일본 땅에 거주하고 있는 여인들이었다.      


돌이켜 생각해 보면, 그때 난 두 여인이 내 글에 대해 그렇게 적극적으로 정성껏 댓글을 달아주는 재미에 푹 빠져버리고 말았던 것 같다.      


두 여인은 낮에는 직장에 나가고 퇴근 후, 저녁때만 잠깐 카페에 들어와서 할발한 활동을 했었던 것 같다.      

그래서 저녁마다 댓글로 그들과의 대화가 오랜 세월을 두고 이어지곤 하였다. 그리고 그들이 어쩌다 안 보이면 그 날은 그렇게 서운하고 허탈하기까지 했다.    

  

그리고 그때는 카페란 그저 그런 거려니 하는 생각으로 큰 기대를 하지 않았었다.      


그런데 이게 어떻게 된 일이란 말인가.   

   

오랜 세월이 흐르자 ‘오또메’란 분과는 슬며시 소식이 끊어지고 말았다.      


그러나 난 뜻밖에도 큰 인연을 만나는 행운을 얻게 되었다.   

    

바로 ‘오노 유리’란 분과 지금까지 인연이 이어지고 있다는 사실이 그것이었다. 자그마치 강산도 두 번이나 바뀐다는 20년 가까운 세월을 유지해 오고 있는 것이다.  

      

‘서로 마음이 통하는 사람은 마주 보는 것이 아니라 두 사람이 장차 바라고 있는 한 곳을 같이 바라보는 것이다’ 란 말을 생떽쥐베리는 남긴 적이 있다.    

  

아마 정말 그 말이 맞는가 보다.      


‘오노 유리’ 님!

그 분은 세월이 갈수록 그동안 주고 받은 메일을 통해 나와 비슷한 취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차츰 어렴풋이나마 느끼게 되었다.     


 그 분의 끊임없는 노력과 도전 정신이라 할까! 


 솔직히 말해서 나는 시쳇말로 그 여인의 발바닥도 따라가지 못할 위치에 있긴 하지만….     


어느새 지천명의 나이가 된 그 여인은 늘 현재에 만족하지 못하는 것 같다.   

  

그러기에 직장에 다니면서도 틈틈이 주경야독으로 독학을 한 끝에 이미 오래전에 대학을 졸업하였다. 남편이 내조, 그리고 두 아들을 키우고, 집안 살림까지 1인 4,5역을 감당해 가며 살아가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 얼마나 입지적인 장하고도 자랑스러운 일이란 말인가!      

  

그러나 그 분은 그것으로 만족하지 않았다.      


그래서 요즘에는 다시 약 2-3년간 열공하기에 메일을 주고 받은 여념조차 없다. 더 좋은 직장, 그리고 더 높은 직장으로 승진하기 위한 도약이며 야망인듯 싶다.   

   

인간이 똑같은 한평생을 살아가면서 끊임없는 도전 정신을 발휘한다는 일, 비록 그 꿈이 이루어지든 말든 이 얼마나 멋지고 값진 일이란 말인가!


난 그 여인의 그 정신에 늘 힘찬 박수만을 보내고 있을 뿐이다.      

 단 한 명의 진실한 친구를 가진 것이 그렇지 못한 열 명, 아니 백 명의 친구를 가진 것보다 훨씬 낫다고 하였다.       

그 여인은 나보다는 거의 20이나 아래인 것으로 알고 있다. 그리고 지금까지 만나본 적도 없어서 얼굴도 어떻게 생겼는지조차 모른다.       


그러나 우린 그 누구의 말대로 서로 코드가 맞는 모양이다.     

 

내가 어떤 하찮은 말을 해도, 그리고 그 말을 다른 사람한테 했을 때는 아무 가치도 느끼지 못하고 그냥 흘려버리고 말았을 말. 그러나 그 분은 그때마다 고마운 마음으로 잘 받아들여 주고 있으니 이 어찌 고맙고 감사하지 않을 수 있단 말인가.       


또한, 그 여인은 나이가 나보다 한참 아랫사람이다.      

하지만 그가 그동안 쌓은 깊은 학식과 지식으로 인해 내가 오히려 배울 바가 너무나 많은 게 사실이다. 그래서 가끔 쑥스러워질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그러나 그건 내게는 아무 상관이 없다. 모르는 것은 80노인이 3살 먹은 아기에게도 배운다고 하지 않았던가.     


내게 가끔 어려운 일이 생길 때마다 어김없이 정말 진심어린 위로를 하고 용기를 주는 분이 바로 그분이다. 그래서 정말 든든한 버팀목이기도 하다. 그래서 항상 마음씨도 곱고 따뜻하며 푸근하게 느껴진다.       


그러기에 그 여인은 가끔 현재 내가 같은 지붕 아래 지내고 있는 가족보다, 그리고 친척들보다 더 가깝게 느껴지고 정이 가고 믿음직하게 느껴질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이 세상 둘도 없는 나의 보물 오노 유리 님!     


  감사합니다. 진심으로 존경합니다.      

  그리고 오래오래 이 값진 인연이 지속되기만을 빌고 또 빌어봅니다.


  지금도 밤낮을 가리지 않고 열심히 도전 정신을 발휘하며 준비하고 계신 꿈!    

 

  이번에도 2년 뒤에는 기필코 이루어내시기만을 다시 한번 진심으로 빌어드립니다.   

   

  다시 한번 힘차게 응원해 드립니다. 파이팅! 파이팅!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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