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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겨울나무 Feb 18. 2021

또 어른한테 말대꾸하겠다는 거니?

[사고력 신장 창작동화]

세 명의 아이들이 모여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습니다.     


정아가 먼저 말을 꺼냈습니다.     


“우리 엄마는 참 이상하다. 다른 엄마들보다 좀 다르거든.”      


수연이가 물었습니다.     


“뭐가?”     


“우리 엄마는 말이지, 나한테 어떤 일이나 심부름을 시킬 때, 내가 궁금한 것이 있어서 자꾸만 물어보면 버릇이 없다고 당장 화를 내시거든.”     


“그럼 자꾸만 묻는데 화를 내지 않을 사람이 어디 있니? 아마 귀찮아서 그러시는 거겠지 뭐.”     


"그게 아니란 말이야. 내가 묻는 말에 우리 엄마가 대답을 하기가 어려워 말문이 막힐 때마다 어린 게 꼬박꼬박 말 대꾸를 한다고 그때마다 화를 내신단 말이야. 그래서 짜증이 나서 못 살겠어.”    

 

그러자 이번에는 옆에서 가만히 듣고만 있던 명수가 끼어들었습니다.     


"어떤 경우에 어떻게 말대꾸를 했는데 그러니?“     


정아는 잠시 눈을 지그시 감고 생각에 잠겨 있다가 입을 열었습니다.     


"으음, 저번에 어느 날 저녁에 말이지. 그 날따라 숙제가 너무 많아서 잠시도 쉬지 못하고 열심히 숙제를 하고 있었거든.“     


"응, 그래서?"     


“그런데 엄마가 갑자기 시장에 가서 두부 한 모만 사오라고 나한테 심부름을 시키시는 거야.”     


“그래서?”     


 “그래서 숙제를 다 한 다음에 두부를 사 오면 안 되겠냐고 그랬거든.”


“그랬더니?”     


“그랬더니 시간이 없으니까 군소리 말고 빨리 가서 사 오라는 거야. 글쎄.”     


“그래서?”     


“그래서 내가 다시 말했지. 숙제가 바쁘지 밥 먹는 게 뭐가 바쁘나고. 그랬더니 글쎄 어린애가 어른이 심부름을 시키면 시키는 대로 할 일이지 벌써부터 무슨 말이 그렇게 많으냐는 거야. 나 참 기가 막혀서.”   

  

이번에는 지금까지 정아의 이야기를 가만히 듣고만 있던 수연이가 끼어들며 입을 열었습니다.     


“에이, 난 또 뭐라고, 그건 우리 엄마도 마찬가지란 말이야.”     


그리고 이번에는 명수를 바라보며 물었습니다.      


 “명수야, 너의 엄만 안 그러시니?”     


수연이의 물음에 이번에는 명수가 대답하였습니다. 


“안 그러긴……. 아마 말대꾸를 한다고 꾸중을 하는 건 정아 너의 엄마보다 우리 엄마가 따끔 더할걸.”     


"그래애?“     


수연이와 명수의 이야기를 듣고 있던 정아가 이번에는 이상하다는 듯 고개를 가웃거리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다시 두 아이를 번갈아 바라보며 물었습니다.

     

"그렇다면 말이지. 왜 어른들은 우리들이 이유를 좀 대면서 궁금한 걸 자꾸 물으면 화를 내는 걸까?”     


정아의 물음에 이번에는 수연이가 먼저 대답하였습니다.     


“그건 아이들이 자꾸만 꼬치꼬치 묻는 게 버릇이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그런 거 아닐까?”     


그러자 이번에는 명수가 다시 끼어들었습니다.      


"아무리 그렇긴 하지만 그럼 넌 어른의 말씀이라고 해서 자신의 입장은 무시하고 무조건 따라야 된다는 말이니? 난 그건 절대로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해.”     


“아니야, 그래도 어른들은 우리들이 꼬치꼬치 따지는 걸 제일 싫어하시거든. 그러니까 일단은 아무리 궁금하거나 따지고 싶은 말이 있어도 일단은 군소리 말고 어른들이 시키는 대로 고분고분하게 말을 듣는 것이 예의라고 생각해.”     


수연이의 대답에 명수가 다시 퉁명스러운 목소리로 대꾸하였습니다.     


"그럼 넌, 아까 정아의 경우, 아무리 밀린 숙제가 많이 밀렸다 해도 아무 대꾸도 하지 말고 심부름부터 해야 된다는 말이니?“     


“그러엄, 당연하지, 그게 어른한테 야단을 맞는 것보다 훨씬 낫지 않니? 아무리 숙제가 밀렸다 해도 심부름을 갔다 와서도 얼마든지 할 수 있을 테니까 말이야.”     


"그래, 그래, 너 정말 잘 났다."     


명수는 더 이상 말대꾸를 하지 못하고 우물쭈물하고 있다가 답답한 듯 혼자 중얼거리고 있었습니다.    

  

“아니야. 내가 잘났다는 게 아니고. 정말 왜 어른들은 그렇게 아이들이 궁금한 것을 묻거나 자신의 의견을 말하면 꼬박꼬박 말 대꾸를 한다고 번번이 화를 내시는지 나도 모르겠단 말이야.“


”……!!“     


명수가 혼자 지껄이는 바람에 정아 역시 곰곰히 생각을 하면서 연신 고개를 갸웃거리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생각해도 어른들의 마음을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었습니다.( * )         






                

< 더 생각해 보기 >     


1. 어른에게 말대꾸를 했다가 꾸중을 들은 경험이 있으면 이야기해 봅시다.     


2. 꾸중을 들었을 때의 느낌을 말해 봅시다.      


3. 정아는 잔뜩 밀린 숙제를 다한 다음에 심부름을 하겠다고 말했다가 엄마한테 꾸중을 들었습니다. 

    만일 여러분이 정아의 엄마였다면 그때, 어떻게 하였겠나 의견을 말해 봅시다.     


4. 대부분의 어른들은 어린 이들이 자꾸 물으면 말대꾸를 한다고 가끔 꾸중을 하곤 합니다. 어떤 생각에서

    어른들이 그런 꾸중을 하는지에 대해서 여러분의 의견을 이야기해 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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