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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겨울나무 Mar 14. 2021

도대체 시험 점수가 뭐길래?

[사고력 신장 창작동화]

경수는 아침부터 오늘따라 시무룩해진 표정이 되어 교실을 들어섰습니다. 민우가 먼저 학교에 와서 경수가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다가 궁금한 얼굴이 되어 물었습니다.     


“경수야, 너 아침부터 왜 우거지상이니? 집에서 무슨 일이 있었니?”     


“…….”     


민우의 물음에 어떻게 된 일인지 경수는 아무 대꾸가 없습니다.     


“어휴 참, 답답해 죽겠다. 내가 좀 알면 안되는 일이니?”     


"에이 그놈의 시험 좀 없어지면 안 되나?“     


민우가 다시 묻는 바람에 경수의 입에서는 갑자기 엉뚱한 대꾸가 퉁명스럽게 튀어나오고 말았습니다. 눈치가 빠른 민우가 대뜸 대수롭지 않은 일이라는 듯 낄낄 웃으면서 다시 물었습니다.   

  

“하하하……. 오라, 이제 알겠다. 너 시험 성적 때문에 집에서 또 야단을 맞은 모양이구나, 그렇지?”     


“…….”


경수는 대답 대신 이번에도 고개만 약간 끄덕거리고 있었습니다. 그러자 이번에는 뜻밖이라는 듯 민우가 둥그런 눈으로 되물었습니다.     


"아니 너 어제 시험 성적은 우리 반에서 최고인 80점이나 받았잖아?“     


"그야 그렇지.”     


“그런데도 야단을 맞았다고? 히야, 너의 엄마 정말 대단하시구나. 내가 만일 이번에 80점을 받았다면 우리 엄만 아마 나를 업어 주려고 했을걸.”     


“그건 너의 엄마니까 그렇지.”     


경수가 여전히 퉁명스럽게 대꾸하는 바람에 이번에는 민우가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듯 고개를 갸웃거리며 다시 물었습니다.    

 

“성적이 그만하면 됐지 도대체 무슨 이유로 뭐라고 하면서 야단을 치셨는데?”     


“치이, 그러니까 우리 엄마 마음은 정말 알다가도 모를 일이라니까.”    

 

“아니, 왜 야단을 맞았는지 말을 해야 알 거 아니야? 으이그, 답답해라.”     


경수는 그제야 민우한테 자세한 이야기를 털어놓기 시작하였습니다.     


“민우 너 내 동생 알지?”     


“그야 알고 있지. 네 동생 민숙이 말이지?”     


“응.”     


“그런데 동생은 왜?”     


“글쎄 어제 내 동생도 80점을 받아 왔거든.”    

 

"응, 민숙이도 공부를 아주 잘하는구나! 그래서?“     


“그런데 내 동생은 칭찬을 해주고 나한테는 무섭게 꾸중을 하시더란 말이야. 그렇게 억울한 일이 또 어디 있니?”     


“민숙이나 너나 똑같은 80점을 받아 왔는데 너만 야단을 맞았다고?”     


“글쎄 그렇다니까.”     


“…….”     


무슨 까닭인지 모르겠다는 듯 잠시 고개를 갸웃거리며 생각에 잠겨 있던 민우가 문득 그제야 알겠다는 듯 다시 입을 열었습니다.    


“오라, 알겠다. 넌 이번에 우리 반에서 최고 점수를 받기는 했지만 평소보다는 성적이 좀 떨어진 편이 아니니? 그리고 이번에 네 동생이 받아온 점수는 그나마 다른 때보다 성적이 올라갔기 때문에 그런 게 아닐까?”  

   

“글쎄, 그게 아니라니까?”    

 

“그게 아니라고? 그럼 네 동생은 평소에 시험 공부를 열심히 했고, 넌 네 동생만큼 노력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러신 게 아닐까?”     


“아니야. 그런 것도 아니란 말이야.”     


“야아, 그럼 이것도 저것도 아니라면 왜 너만 야단을 맞았단 말이니”     


민우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는 듯 다시 고개만 갸웃거리고 있었습니다. 그러자 경수가 다시 못마땅한 목소리로 투덜거렸습니다.     


“그러니까 우리 엄만 정말 이상하단 말이야.”     


“뭐가 이상하다는 건데?”


"내가 얼마나 공부를 열심히 했나 하는 것은 조금도 생각하지 않고 늘 다른 아이들의 성적과 비교해 본단 말이야.”     


“아하, 그래서 야단을 맞았구나!”     


경수가 투덜거리는 소리를 듣고 나서야 민우는 조금 이해할 수 있다는 듯 고개를 끄덕거렸습니다. 그러나 아직 끝까지 경수의 설명을 자세히 듣지 않고는 왜 동생은 칭찬을 받고 경수는 꾸중을 듣게 되었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 )       





             

< 더 생각해 보기 >     


1. 경수는 시험 성적 때문에 꾸중을 듣고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경수의 말대로 정말 시험이 없어진다면 어떤

    일들이 벌어질까에 대해 생각한 대로 모두 말해 봅시다.     


2. 경수와 동생은 똑같은 80점을 받았는데 동생은 칭찬을 받았고, 그와 반대로 경수는 꾸중 들었습니다. 왜 그

    런 일이 있었을까요? 그럴만한 이유를 생각하며 모두 말해 봅시다.     


3. 경수 엄마는 다른 아이들과 비교하는 습관이 있다고 말하였습니다. 경수 엄마는 정말 어떤 좋지 않은 습관

    들이 있었을까요? 생각한 대로 모두 말해 봅시다.      


4. 만일 여러분이 경수의 엄마였다면 똑같은 80점을 받아온 경수와 동생에게 어떻게 하였겠습니까? 각자가

    생각한 것을 말해 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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