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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겨울나무 Mar 15. 2021

아니, 이런 횡재가!

[사고력 신장 창작동화]

 학교 공부를 마친 세 아이가 사이좋게 집으로 돌아오고 있는 길이었습니다. 영구와 순철이, 그리고 준수였습니다.   

   

그런데 저 앞을 바라보고 걷고 있던 순철이가 갑자기 크게 소리쳤습니다. 


“야! 저게 뭐지?”     


순철이가 갑자기 소리치는 바람에 아이들은 모두 깜짝 놀란 듯 어리둥절한 표정이 되고 말았습니다.     


순철이는 말을 끝내기가 무섭게 급히 달려가서 길바닥에 떨어져 있는 무엇인가를 얼른 집어 들었습니다. 

그것은 누군가가 떨어뜨린 고급스러운 지갑이었습니다.     


"그거 지갑이 아니니?”     


아이들이 우르르 순철이 곁으로 모여들면서 둥그렇게 된 눈으로 물었습니다. 순철이는 아이들의 물음에는 대꾸할 사이도 없이 얼른 지갑을 열어보았습니다.     


“우와! 이게 모두 돈이잖아!”     


순철이의 눈은 금세 화등잔만큼 커다랗게 되고 말았습니다. 옆에서 그 모습을 바라보고 있던 아이들도 모두 놀란 얼굴이 되어 입이 딱 벌어졌습니다. 그것도 그럴 것이 지갑 속에는 만 원짜리와 오만 원짜리 지폐가 제법 두둑하게 들어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이걸 어떻게 해야지?“     


순철이가 약간 겁에 질려 굳어진 얼굴로 물었습 두 아이를 바라보며 물었습니다. 그러자 영구가 얼른 떨리는 목소리로 얼른 대답하였습니다.     


“어떻게 하긴 뭘 어떻게 해. 당장 지구대에 가서 신고를 해야지.”     


지금까지 옆에서 듣고만 있던 준수도 덩달아 한 마디 거들었습니다.     


“아니야. 그보다는 본인에게 직접 찾아 주는 것이 더 좋지 않을까?”     


“누구 지갑인 줄도 모르는데 어떻게 본인을 찾아 주니?”     


“아니야. 그러니까 지갑을 잘 뒤져 보면 혹시 신분증이 그 속에 있을지도 모르잖아?”  

   

“참, 그렇구나! 그렇게 하는 게 훨씬 더 빠르겠는걸.”     


아이들은 이마를 맞대고 다시 지갑 속을 여기저기 뒤적거리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러다가 순철이가 다시 소리쳤습니다.     


“야, 정말 있구나! 주민등록증도 있고 명함도 몇 장 들어 있는걸.”     


“그럼 이걸 어떻게 전해 주지?”     


“그 주소로 편지를 써서 연락을 하면 되지 않을까?”      


“아니야, 그보다는 행정복지센터에 가서 그 사람의 이름과 주소를 대면 어쩌면 전화번호를 쉽게 알 수 있게 될지도 모르잖아.”     


“전화번호를 알아낸 다음에는 어떻게 하려고?”    

 

“어떻게 하기는……. 지갑을 찾아가라고 전화를 하자는 거지.”     


“그래, 그게 좋겠구나!”     


아이들은 마치 큰 걱정거리라도 해결했다는 듯 금방 얼굴빛이 환하게 밝아졌습니다. 그러다가 이번에는 영구가 다시 고개를 갸웃거리면서 입을 열었습니다.     


“차암, 그보다는 이렇게 하는 건 어떨까?”     


“어떻게 말이야?”     


“우체국이나 마트에 가서 택배로 부친단 말이야. 주민등록증에 주소가 나와 있으니까 말이야. 그게 더 빠르지 않을까?”     


그러자 이번에는 준수가 고개를 흔들면서 말하였습니다.     


“그건 아마 안 될걸.”     


“왜, 안 된다는 건데?”     


“확실히는 모르지만, 현금은 절대로 택배로 부치면 안 된다는 말을 언젠가 우리 아빠한테 들은 것같아서 하는 말이야.”     


"그럼 어떻게 부쳐야 하는 건데?“     


"그건 나도 잘 몰라. 그런데 물건은 택배로 얼마든지 부칠 수 있어도 현금은 따로 부치는 방법이 있는 모양이더라고.”     


"그래애? 그럼 돈은 돈대로, 지갑은 지갑대로 따로 부쳐야 된다면 일이 점점 더 복잡하게 되잖아?“     


“……?”     


준수의 설명을 들은 아이들은 다시 걱정스러운 얼굴로 한동안 고민을 하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러자 이번에는 갑자기 영구가 다시 손뼉을 치면서 입을 열었습니다.     


“야, 그러니까 우리 여기서 이러쿵저러쿵 하며 시간만 보낼 게 아니라 처음에 생각했던 대로 지구대에 빨리 가서 신고를 하는 것이 가장 간단하겠다. 그렇지?”     


“그래, 맞았어. 내 상각도 그래. 더 복잡하게 생각할 게 아니라 영구 말대로 그렇게 하는 게 가장 좋겠어.”   

  

“그럼 순철이 네 생각은 어떠니? 너도 그렇게 하는 것이 좋겠지?”     


어쩐지 지금까지 시무룩한 얼굴로 두 아이의 말만 잠자코 듣고 있던 순철이는 갑자기 목소리를 낮추면서 조심스럽게 뜻밖의 엉뚱한 말을 꺼냈습니다.     


“너희들 그러지 말고 우리 이렇게 하는 게 어떻겠니?”     

"어떻게?“     


두 아이의 시선이 모두 순철이에게 쏠렸습니다.      


“우리 이 돈을 말이지. 파출소에 신고하거나 주인을 찾아 줄 것이 아니라 우리끼리 똑같이 나누어 갖는 게 어떨까?”   

  

"뭐라구? 너 갑자기 미친 거 아니니? 그 많은 돈을 나누어 갖자고?“   

  

잉구와 준수의 눈이 겁에 질린 채, 동시에 둥그게 되고 말았습니다. 그러나 순철이는 여전히 태연한 목소리로 다히 입을 열었습니다. 

    

“이런 겁쟁이들 같으니라고, 아무도 본 사람이 없는데 뭐가 그렇게 겁이 나서 야단들이니?“   

  

“그럼 그렇게 많은 돈을 다 어디에 쓰려고?”     


준수가 여전히 겁에 질린 목소리로 물었습니다.     


“이런 멍청이 같으니라고. 돈이 없어서 걱정이지 쓸 데가 없겠니? 그런 걱정은 그만두고 내가 하자는 대로 그렇게 할 거니, 안 할 거니? 어서 그것부터 대답해 보라니까.”     


이번에는 영구가 역시 잔뜩 겁에 질린 목소리로 물었습니다.     


“너 만일 그러다가 들통이 나는 날이면 어떻게 하려고 그러니? 당장 소년원 감이란 말이야.”     


“이런 바보. 너 돈이 싫으니? 우리끼리만 입을 다물면 들통이 나긴 누구한테 들통이 난단 말이니? 그런 건 염려 놓으라고.”     


이번에는 순철이의 이야기를 잠자코 듣고 있던 영구가 솔깃해져서 입을 열었습니다.     


“그럼 이렇게 하면 어떨까?”     


“어떻게?"

     

“지갑에 들어 있는 돈이 너무 많으니까 조금만 나누어 갖고 그 나머지만 파출소에 신고하는 게 어떨까?”     


“만일 그랬다가 주인이 찾아와서 돈을 확인해 보면 당장 들통이 날텐데?”      


“그러면 지갑을 줍자마자 손 하나 대지 않고 그대로 곧장 지구대로 달려와서 신고를 한 것이라고 딱 시치미를 떼면 된단 말이야.”     


“…….”     


순철이의 설명을 들은 영구와 준수는 마음이 솔깃해져서 입을 꼭 다물고 말았습니다. 그러자 이번에는 순철이가 다시 입을 열었습니다.     


“그럼 우리 얼마씩 나누어 가지면 좋을까? 3만원? 5만원?”     


영구가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입을 열었습니다.     


“5만원은 너무 많은 것 같으니까 난 3만 원씩 갖는 게 좋다고 생각해. 돈이 너무 많이 비면 들통이 나기도 쉬우니까 말이야. 준수야, 네 생각은 어떠니?”     


그러나 한동안 생각에 잠겨 있던 준수의 입에서는 엉뚱한 목소리로 퉁명스러운 대답이 나오고 말았습니다.

“난 싫어. 나누어 가지려면 너희들이나 나누어 가지란 말이야.”     


그 말에 순철이가 갑자기 눈을 부라리며 준수를 무섭게 윽박질렀습니다.     


“뭐라고? 이제 네 맘을 알겠어. 이 일에 너만 슬그머니 빠진 다음에 누구한테 고자질하려고 그러는 거 아니니? 내 말이 틀려?”     


순철이가 그렇게 무섭게 윽박질렀지만, 준수는 조금도 두려워하는 기색이 없이 차분한 얼굴로 대답하였습니다.     


"이 세상에 돈에 대한 욕심이 없는 사람이 어디 있겠니? 나도 그 돈을 나누어 갖고 싶은 마음은 굴뚝 같단 말이야. 하지만 난 그런 공짜 돈을 가지고 싶은 마음은 추호도 없어. 그리고 치사하게 고자질도 하지 않을 거니까 너희들끼리 나 누어 갖든지, 그렇지 않으면 그대로 지구대에 신고를 하든지 너희들 마음대로 하란 말이야.”     

준수는 이렇게 말하고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부리나케 집을 향해 걷기 시작하였습니다.     


“아니, 저런 배신자 같은 놈이 다 있나?”     


순철이는 그만 배반을 당한 느낌에 준수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이렇게 중얼거리고 있었습니다. 


영구도 입을 딱 벌린 채,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몰라 부리나케 걸어가고 있는 준수의 뒷모습만을 멀거니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 )          






< 더 생각해 보기 >     


1. 여러분은 길에서 돈이나 물건을 주워 본 경험이 있습니까? 그런 경험이 있었다면 그때 그 돈을 어떻게 하였습니까? 옳고 그름을 따져 그때의 느낌을 이야기해 봅시다.     


2. 만일 길바닥에서 돈이 들어 있는 지갑을 주웠다면 여러분은 어떻게 하겠습니까? 그리고 주운 물건을 주인

    에게 돌려주는 방법으로는 어느 방법이 가장 좋을까요?   

  

3. ‘견물생심' 이란 말이 있습니다. 순철이는 지갑에 든 돈을 얼마씩 꺼내서 나누어 갖자고 하였습니다. 순철

    이의 잘못에 대하여 느낀 바를 이유를 들어 설명해 봅시다.   

  

4. 준수는 돈을 나누어 갖자는 친구의 말에 냉정히 거절을 하였습니다. 만일 여러분이 그 때 준수의 입장이었

    다면 과연 어떻게 하였겠습니까? 그리고 그런 태도를 보고 순철이와 영구의 입장이었다면 어떻게 하였겠

    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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