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덩이와 돌덩이

[잠시 묵상하며 깊이 생각해 보기⑩]

by 겨울나무

♣ 수전노(守錢奴)의 돈은 그가 땅에 들어갈 때에 땅에서 나오는 것이다.

< S. 사디 >


♣ 구두쇠가 되기 위해서는 끈기도 젊음도 건강도 필요하지 않다. 재산을 금고에

넣어두고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으면 그것으로 좋은 것이다.

< J. 라부뤼이엘 >


♣ 구두쇠의 눈에는 금화가 태양보다 훨씬 더 아름다우며, 돈 때가 묻은 헌 가방이

주렁주렁 가득히 열린 넝쿨보다 더욱 아름답고 어울려 보인다.

< W. 부레이크 >






평생 부지런히 일을 한 보람으로 돈을 많이 모아 큰 부자가 된 사람이 있었다.


그런데 그는 전혀 돈을 쓸 줄을 몰랐다. 그래서 평생 일을 열심히 하여 돈은 많이 모았지만 지독한 구두쇠였다.


돈은 많았지만 먹고 싶은 게 있어도, 입고 싶은 옷이 있어도 돈을 쓰는 게 아까워서 쓰지 않았다. 그래서 늘 배 고픈 가운데 헐벗으며 겨우 하루하루를 버티며 불쌍하게 살아가고 있었다.


어느 날, 그는 전 재산을 모두 털어서 큼직한 금덩어리 한 개와 바꾸었다. 돈을 가지고 있다가는 자칫 도둑을 맞을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어느 날 밤, 그는 돈과 바꾼 금덩어리를 아무도 모르게 마당 한구석에 몰래 묻어 놓게 되었다. 그리고 매일 틈이 나는 대로 금덩어리를 살펴보는 것이 그의 일과가 되고 말았다.


그런데 이를 어쩌랴! 그 날도 금덩어리를 살펴보러 갔더니 금덩어리를 묻었던 곳의 흙이 파헤쳐저 있는 것이 아닌가! 누군가가 귀신처럼 그 귀한 금덩어리를 캐 가고 말았던 것이다.


눈이 뒤집힌 구두쇠는 땅을 치며 치며 통곡을 하게 되었다. 그이 통곡 소리를 들은 이웃들이 몰려와서 까닭을 묻게 되었다.


"아니, 도대체 무슨 일이 있기에 그렇게 땅을 치며 울고 있는 거요?“


그러자 구두쇠가 울먹이며 대답했다.


"글쎄, 내개 울지 않게 됐소? 내가 전 재산을 털어 큼직한 금덩어리 하나를 사다가 여기 묻어 놓았지 않겠소. 그런데 어떤 못된 도둑놈이 그 아까운 금덩어리를 훔쳐 갔다오. 그러니 어찌 내가 어찌 울지 않겠소. 아이구, 원통해서 이를 어쩌나! 엉엉엉…….”


그러자 구두쇠의 자초지종을 듣고 난 마을 사람 중의 하나가 입을 열었다.


"가만히 듣고 보니 그렇게 슬프게 울 일도 아니고 아까워할 일도 아닌 것 같구려.“


그 말에 구두쇠가 어리둥절해진 표정으로 다시 묻게 되었다.


”아니 그건 또 무슨 뚱딴지 같은 소리요?“


”가만히 생각해 보시오. 당신은 그 금덩어리를 땅속에 묻어만 두었지 누가 훔쳐가지 않았다 해도 어차피 쓰지는 않았을 것 아니오? 그러니 그 자리에 다시 금덩어보다 더 큼직한 돌덩이를 하나 묻어 두고, 그게 금덩어리라고 생각하고 있으면 되겠구려, 당신에게 어차피 쓸모없기는 금이나 돌이나 마찬가지일 테니까 말이오.“

”……?”


마을 사람의 말에 구두쇠는 말문이 막힌 채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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