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하며 깊이 생각해 보기(17)]
♣ 더디 노하는 자는 용자(勇者)보다 뛰어나며, 자기의 마음을 다스리는 자는 성(城)을 전취하는 자보다 뛰어
나다.
< 구약성서(舊約聖書) >
♣ 바다보다 더 장대한 것은 하늘, 하늘보다 더 장대한 것은 사람의 마음이다.
< V. M. 위고 >
♣ 우리가 매일 수염을 깎아야 하듯 그 마음도 매일 다듬지 않으면 안 된다. 한번 청소했다고
방이 늘 깨끗한 것은 아니다. 우리의 마음도 한번 반성하고 좋은 뜻을 가졌다고 해서 그것이 늘
우리 마음 속에 있는 것은 아니다. 어제 먹은 뜻을 오늘 새롭게 하지 않으면 그것은 곧 우리를
떠나고 만다. 그러기에 어제의 좋은 뜻은 매일 마음속에 새기며 되씹어야 한다.
< M. 루터 >
♣ 신과 악마가 싸우고 있다. 그 전장(戰場)이야말로 인간의 마음이다.
< F. M. 도스토에프스키 >
어느 깊은 산속 마을에 동물들이 모여 모두가 즐겁게 행복하게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그 동물들 중에는 아기사슴도 같이 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아기사슴은 지난겨울에 크게 다치는 불행을 겪고 말았습니다. 사냥꾼들에게 쫓기다가 언덕에서 나뒹굴어 겨우 살아나긴 했지만 많이 다치게 된 것입니다. 하마터면 죽을 뻔하다가 다행히 겨우 살아난 것입니다.
지금은 다행히 어느 정도 상처가 다 낫긴 했지만, 아기사슴은 그만 한쪽 눈이 멀고 다리를 다쳐 몹시 절룩거리며 절게 되었습니다. 얼굴도 심한 상처가 나서 보기 싫게 일그러져 있었습니다.
다른 동물들은 그런 아기사슴을 볼 때마다 동정은 커녕, ‘병신’이라고 놀려대며 기겁을 해서 피하곤 하였습니다. 다치기 전까지만 해도 아기사슴과 다정하게 지내던 동물들도 모두 외면을 하고 말았습니다. 아기사슴은 그런 친구들을 볼 때마다 너무 야속하고 서운했습니다. 분하기도 하고 슬프기 그지없었습니다.
”왜 친구들은 나만 보면 그렇게 피하며 놀려대는 것일까!“
속이 상한 아기사슴은 거울 앞에 서서 자신의 얼굴을 들여다보게 되었습니다. 자신이 보기에도 징그럽고 흉한 얼굴이었습니다.
아기사슴은 자신도 모르게 심술이 나고 말았습니다. 징그러울 정도로 못생긴 자신의 얼굴을 보자 이대로 죽어버리고 말겠다는 마음이 생기기도 하였습니다.
‘아니야. 죽을 게 아니라 기왕에 치구들한테 미움을 받을 바에야 친구들한테 내 멋대로 실컷 심술이나 부려 봐야지!’
이런 생각을 하게 된 아기사슴은 다른 동물들이 모여서 재미있게 놀고 있는 곳으로 달려갔습니다. 저희들끼리만 재미있게 놀고 있는 꼴을 보고 있자니 슬그머니 약이 올랐습니다.
”어디 너희들 흙 맛 좀 봐라!“
아기사슴은 흙을 한 줌 손에 쥐고 친구들을 향해 힘껏 뿌렸습니다.
그러자 한창 재미있게 놀고 있던 친구들이 모두 기겁을 해서 도망치며 소리소리 질렀습니다.
"야! 저 병신이 이제는 꼴값까지 하고 있구나!”
“저런 병신 같이 생긴 놈이 이젠 흙까지 뿌리면서 심통을 부리다니!”
그 소리를 들은 아기사슴은 성질이 나서 동물들을 쫓아가다 말고 그 자리에 털썩 주저앉아 큰 소리로 엉엉 울었습니다. 흙을 뿌리기 전보다 더 분하고 약이 올랐습니다. 억울한 마음이 좀처럼 가라앉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그때 누군가 아기사슴의 머리 위에서 작은 소리로 속삭이는 듯한 다정한 소리가 들려오고 있었습니다. 다름아닌 해님이었습니다.
"얘야, 너무 울지만 말고 내 이야기를 좀 들어보렴. 얼굴이 예쁘고 곱다고 마음씨가 다 고운 건 아니란다. 마음이 더 중요한 것이란다. 난 네 마음이 누구보다도 착하고 곱다는 것을 벌써부터 알고 있었단다. 그러지 오늘부터는 착한 일을 해보렴. 그러면 다른 동물들이 더 이상 너를 '병신'이라고 놀려대지는 않을 것이란다.“
해님의 말에 귀가 솔깃해진 아기사슴은 울음을 뚝 그쳤습니다. 그 다음부터는 해님이 일러준 대로 착한 일을 열심히 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그렇게 하루가 가고 일주일이 지났습니다.
한 달이 지나고 일 년이 흘렀습니다. 처음에는 마지못해 착한 일을 하기 시작했지만, 재미가 나서 나중에는 점점 즐겁고 기쁜 마음으로 착한 일만 골라서 했습니다.
그러자 신기하게도 뜻밖의 일이 벌어지고 말았습니다.
이상하게도 병신이라고 놀리던 다른 친구들이 하나둘 아기사슴에게도 모여들기 시작했습니다.
아기사슴은 마냥 행복하기 그지없었습니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