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기로운 사또

[묵상하며 깊이 생각해 보기(22)]

by 겨울나무

♣ 많은 것을 욕심내는 자는 항상 많은 것을 필요로 한다.

< F. Q. 호라티우수 >


♣ 욕심은 만족을 모르는 불가사리이다.

< 팔만대장경 >


♣ 닫는 사슴을 보고 잡은 토끼를 잃는다.

< 한국 속담 >


♣ 방에 가면 더 먹을까, 부엌에 가면 더 먹을까?

< 한국 속담 >





돈이 생길 때마다 한 푼도 쓰지 않고 꼬박꼬박 자루에 넣어 지니고 다니는 지독한 구두쇠가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구두쇠의 실수로 그만 돈자루를 잃어버리고 말았다. 기겁을 해서 놀란 구두쇠는 눈이 뒤집힐 지경이었다. 생각다 못한 구두쇠는 돈자루를 찾아 주는 사람에게 1백 냥을 주겠다고 널리 알리게 되었다.


얼마 뒤에 몹시 정직해 보이는 젊은이가 하나가 자루를 들고 구두쇠를 찾아왔다. 가만히 살펴보니 젊은이가 들고 있는 자루는 바로 구두쇠가 잃어버린 바로 그 돈자루였다.


구두쇠는 춤을 출 듯이 기뻤다. 그러나 문득 생각해 보니 약속했던 1백 냥을 내줄 생각을 하니 아까워서 안절부절을 못하게 되었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


궁리 끝에 구두쇠의 머리에 아주 좋은 생각이 머리에 떠올랐다. 그리고 자루에 있는 돈을 세기 시작했다. 그리고 돈을 다 세고 난 구두쇠가 젊은이를 향해 큰 소리로 타이르듯 말했다.

“돈을 세어보니까 딱 1백 냥이 모자라는구먼. 바른대로 말해 보게. 자네가 이 자루 속에서 1백 냥을 꺼내 쓴 게 맞지? 바른대로 말해 보란 말이야!”


“…….”


젊은이는 너무나 어이가 없었다. 아무리 아니라고 하였으나 구두쇠는 젊은이를 점점 더 거칠게 호통을 치고 있었다.


옥신각신하던 두 사람은 할 수 없이 돈주머니를 들고 고을 사또를 찾아가서 재판을 해 달라고 부탁을 하게 되었다.


그러자 사또가 먼저 젊은이를 바라보며 물었다.


“자네가 이 자루에서 돈을 꺼낸 일이 있는가?”


"절대로 꺼낸 일이 없습니다.“


“지금 그 말이 틀림없겠지?”


“틀림없고말고요. 목숨을 걸로 맹세합니다.”


그러자 사또가 이번에는 부자를 향해 물었다.


"그대의 돈 자루에는 돈이 얼마나 들어있었다고 하였지?”


"예, 틀림없이 8백 냥이 들어있었습니다.”


“8백 냥이 들어있었던 게 틀림없는가?”


“예, 제가 틈만 나면 세어보기 때문에 8백 냥이 틀림없습니다.”


그러자 잠시 생각에 잠겨있던 사또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그대가 잃어버린 돈 자루에는 틀림없이 8백 냥이 들어있었고, 젊은이는 주운 돈 자루에서 절대로 돈을 한 푼도 꺼내지 않았다고 하였다. 두 사람 모두 거짓말이 아닌 것 같구나. 그런데, 이 돈 자루에는 지금 7백 냥만 들어있거든. 그러니까 이것은 분명히 그대의 돈자루가 아니니라. 젊은이는 이 돈 자루를 도로 가지고 가서, 진짜 주인이 나타나거든 돌려주도록 하여라!“


“…….”


잔꾀를 부려보려던 구두쇠는 그만 낯색이 하얗게 질리고 말았다. 1백 냥을 아끼려다 7백 냥을 모두 빼앗긴 구두쇠는 아뭇 소리 못하고 그 자리에서 물러나고 말았다. ( * )

< 민담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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