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랑한 아이

[묵상하며 깊이 생각해 보기(52)]

by 겨울나무
전심치지(專心致志) ; 한결 같은 마음으로 그 일에만 뜻을 다하여 집중시킨다는 뜻.





옛날에 어느 아이가 글방을 다니게 되었다. 글방에 가게 되면 맨 처음에 천자문부터 배우게 된다.


그리고 천자문에서 맨 처음에 배우는 한자가 하늘 천(天) 자였다. 그러자 아이는 한자는 배울 생각을 하지 않고 하늘에 관한 모든 것을 선생님에게 꼬치꼬치 묻기 시작했다.


”선생님, 하늘 끝까지 가려면 거리가 얼마나 됩니까?“


”하늘에 떠있는 해는 그 크기가 얼마나 되느냐?“


”해는 왜 환한 것이냐?“


”햇빛은 왜 눈이 부신 것이냐?“


”해는 언제부터 생긴 것이냐?“


”달은 왜 해보다 뜨겁지 않느냐?“


”달과 해와의 거리는 얼마나 되느냐?“ ……등 , 아이의 질문은 한도 없고 끝도 없었다.


선생님은 그 아이 하나 때문에 학을 뗄 일이었다. 그리고 그때마다 아는 대로 대답해 주면서 이제 제발 그런 질문은 그만하고 천자문이나 어서 배우라고 했지만 아이의 고집은 꺾이지를 않았다.


그래서 하늘 천(天)자 하나를 배우는데 무려 10여 년이나 훌쩍 흘러가버리고 말았다.




그다음에는 따지(地)자를 배울 차례였다.


그러자 아이는 이번에도 땅에 대해 온갖 것을 진이 빠질 정도로 묻기 시작했다.


”땅은 언제부터 생겼느냐?“

”지구의 넓이는 얼마나 되느냐?“


”땅의 깊이는 얼마나 되느냐?“


”땅속에는 어떤 것들이 들어 있느냐?“


”땅속은 왜 겨울이면 따뜻하고 여름이면 시원한 것이냐?“


”바닷믈은 왜 짜냐?“


”바다의 깊이는 얼만 되느냐?“


”바닷속에는 어떤 것들이 살아가고 있느냐?” ……등 ,


아이의 질문은 또다시 한도 끝도 없이 이어지고 있었다. 그래서 ’하늘 천‘자와 ’따지‘의 두 글자를 배우는 데 무려 20년이란 세월이 흘러버리고 말았다.


그리고 그 아이는 그다음 날부터 글방에 가지 않았다. 글방 선생님이 하도 궁금해서 이 아이네 집에 찾아와서 묻게 되었다.

“아니 너 이제 겨우 두 글자 밖에 배우지 않았는데 왜 글방에 나오지 않는 것이냐?”


그러자 그 아이가 침착하게 대답했다.


“선생님, 그동안 선생님 덕분에 20년 동안 하늘과 땅에 대한 이치를 모두 배웠는데 거기서 더 이상 또 무엇을 배울 것이 있겠습니까?”


“…….”


글방 선생님은 그만 말문이 막히고 말았다. 듣고 보니 아이의 말이 옳았기 때문이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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