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창작동화

우리 반 반장 파이팅! ③

[중편 창작동화 –5회 중 3회분-]

by 겨울나무

공부 시간에 껌을 씹거나 주전부리를 하는 아이, 쉬는 시간에 교실에서 떠들며 소란을 피우며 장난을 하는 아이, 심지어는 청소 시간에 청소를 하지 않고 도망을 가는 아이들까지 어김없이 벌금을 받곤 하였습니다.


그리고 어쩌다 그다음 날 벌금을 가지고 오지 않으면, 하루가 늦어짐에 따라 벌금으로 처음의 두 배, 세 배로 늘여가며 무슨 수를 써서라도 돈을 받아내곤 하였습니다.


그렇게 해서 모여지는 돈은 하루에 5백 원도 되고 천 원이 되기도 하였습니다. 그리고 벌금이 많이 걷히는 날은 사천 원도 넘고 5천원이 넘을 때도 있었습니다.


성호는 돈의 액수가 차츰 불어나자 그 돈을 관리하기 위해 따로 경리 장부까지 마련해 가지고 다니면서 걷힌 돈의 액수를 그때그때 꼼꼼히 적어나가는 일도 잊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걷힌 돈이 한 달이 지나고 두 달이 지나자 돈의 액수를 날이 갈수록 눈덩이처럼 불어만 갔습니다.


그러자 반 아이들의 불평 소리가 하나 둘 늘어가기 시작하였습니다.


“아무래도 우리들이 반장을 잘못 뽑은 것 같아. 넌 어떻게 생각하니?”


“누가 아니래. 처음에는 그렇지 않은 것 같더니 아무래도 돈밖에 모른 형편없는 놈이야.”


“지네 집에 그렇게 부자라면서 웬놈의 돈을 그렇게 밝히지?”


“그러니까 열 길 물 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의 속은 모른다고 하지 않았니?”


돈의 액수가 늘어갈수록 반 아이들의 불평도 비누 거품처럼 늘어만 가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성호가 듣는 앞에서 바로 불평을 하기도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일단 성호의 눈 밖에 나기만 하면 어떤 트집을 잡아서라도 돈을 더 뜯어내는 성호였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이었습니다.


"너 계속 계속해서 이렇게 나갈 작정이냐? 이건 완전히 독재란 말이야."


참다 못한 종찬이가 마침내 성호를 향해 불만을 터뜨리고 말았습니다.


“뭐라고? 그래서 뭐가 잘못된 거라도 있니? 좀 심하긴 하겠지만, 내가 벌금을 걷고 있기 때문에 그나마 우리 교실이 이만큼이라도 깨끗해지고 있다는 걸 넌 못 느껴서 그런 말을 하고 있는 거니?”


성호는 무슨 말을 하고 있느냐는 듯 당당하게 종찬이를 바라보며 대꾸했습니다.


"내 말은 그게 아니란 말이야.“


"그게 아니라면 뭐야? 그럼 그거 말고 나한테 무슨 다른 불만이라도 또 있다 이거니?“


성호는 대뜸 벌겋게 상기된 무서운 얼굴로 이번에는 언성까지 높여 가며 종찬이에게 대들었습니다. 성호가 그렇게 무서운 얼굴로 대드는 바람에 종찬이는 그만 움찔하고 말았습니다. 그러나 그런 성호에게 겁을 먹고 순순히 물러설 종찬이가 아니었습니다.


“야! 내가 언제 너한테 불만이 있다고 그랬어?”


“내가 보니까 네 얼굴에 그렇게 씌어 있는걸.”


“뭐라고? 네가 무슨 점쟁이나 관상쟁이냐? 난 다만 네가 돈을 아무 때나 함부로 걷는 게 못마땅하다. 이거야?”


“뭐라구? 너 내가 언제 함부로 돈을 걷었다고 그러는 거지?”


“그럼 그렇지 않으면? 처음에는 휴지를 떨어뜨리거나 버릴 때만 돈을 걷겠다고 네 입으로 약속하지 않았어?”

“그래. 그랬었지. 그런데?”


“그런데 넌 지금 그 약속을 네 마음대로 어기고 있잖아.”


“내가 무얼 어떻게 어겼는데?”


“어긴 게 없다고?”


“그래. 지금까지 난 약속을 어긴 적이 한번도 없단 말이야.”


“아니 이 자식 말하는 것 좀 봐. 너 반장이 되더니 눈에 정말 보이는 게 없는 모양이구나?”


“아니, 뭐라구? 난 다 잘 보인단 말이야. 그리고 너 말이면 다 하는 줄 알아?”


“……!?”


종찬이는 성호가 하도 당당하게 나오는 바람에 하도 기가 막혀 말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착하기만 하던 성호가 그렇게 뻔뻔스러워질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주위에 빙 둘러서서 구경을 하고 있는 친구들을 둘러보며 은근히 응원을 바라는 눈빛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아이들이 반장을 못마땅한 눈으로 바라보고만 있을 뿐, 좀처럼 입을 열고 나서지를 않았습니다. 섣불리 나섰나가는 앞으로 성호한테 또 무슨 손해를 보게 될지 모를 일이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런데 그때 갑자기 종찬이를 옆으로 밀어젖히면서 나서는 아이가 있었습니다. 바로 주먹 대장 철구가 끼어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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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찬아, 저리 비켜 봐. 너 정말 약속을 제대로 지키고 있는 거라 이 말이지?”


“물론이지. 그럼 도대체 내가 무슨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는 거지?”


철구가 나서자, 성호는 약간 겁먹은 얼굴로 멈칫하더니 이내 자신있게 대꾸했습니다.


“너 요즈음 학교에서 네 마음에 들지 않는 행동을 하는 아이들이 눈에 띄기만 하면 그때마다 무조건 돈을 받아내고 있었잖아?”


“무조건 돈을 받다니, 그게 무슨 소리지? 그럼 내가 못된 강도질이라도 했다는 말이니?”


"어쭈, 이 자식 점점 말하는 것 좀 봐라. 내 말은 그게 아니란 말이야.“


철구는 금방이라도 성호를 칠 것처럼 두 주먹을 불끈 쥐고 성을 내며 한 발 앞으로 바짝 다가섰습니다. 성호도 조금도 지지 않겠다는 듯 덩달아 화를 내면서 여전히 맞서고 있었습니다.


“야! 욕은 왜 해? 얼마든지 좋은 말로 할 수 있잖아?”


"어쭈 이 새끼 봐라. 너 여기가 학교이기 때문에 선생님을 믿고 이렇게 까불고 있는 거지?“


”선생님을 믿다니? 천만에. 그럼 잘못한 게 아무것도 없는데 입을 꾹 다물고 있어야 된다는 말이니?“


성호 하나를 상대로 철구와 종찬이와의 심한 말다툼은 좀처럼 그칠 줄을 모르고 한동안 이어지고 있었습니다.


그때 마침 교실에서 왁자지껄한 소란스러운 소리에 놀란 담임 선생님이 둥그런 눈이 되어 들어오셨습니다.

"너희들 무슨 일 때문에 이렇게 시끄럽게 떠들고 이단들이니? 반장 이리 나와 봐!”


선생님의 무서운 호령 소리에 빙 둘러섰던 아이들이 삽시간에 각기 자리로 가서 앉았습니다. 철구와 종찬이는 싸움이 끝난 게 몹시 아쉽다는 듯, 불만스러운 표정으로 마지못해 자리로 돌아갔습니다.


“반장! 무슨 일이 있었는지 말해 봐!”


선생님이 다시 성호를 향해 엄한 목소리로 물었습니다.


"죄송합니다. 아, 아무것도 아닙니다.“


성호가 고개를 숙인 채, 우물쭈물하며 대답하였습니다.


“거짓말 말고 어서 대답해 봐. 아무것도 아닌 일인데 이렇게 떠들고 시끄러울 수가 있어?”


“죄송합니다. 제가 떠드는 아이들을 조용히 시키려다가 그만…….”


“그래? 그 말이 사실인가? 그럼 이번에는 철구가 대답해 봐!”


성호의 대답을 믿지 못하겠다는 듯 고개를 갸웃거리고 있던 선생님이 이번에는 철구와 종찬이를 향해 물었습니다.


“그, 그렇습니다.”


철구 역시 선생님을 한번 힐끗 바라보고는 거짓말로 얼버무리고 말았습니다.


“그래? 그럼 이번에는 종찬이 네가 말해 봐!”


"반장 말이 맞습니다.“


“그래애? 난 또 무슨 큰일이라도 벌어진 줄 알았지.”


선생님은 그제야 조금 안심이 된 얼굴로 철구와 종찬이, 그리고 반 아이들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습니다.


“선생님이 없을 때는 항상 반장의 명령이 곧 선생님의 명령이나 다름이 없다는 걸 여러분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반장은 또 항상 선생님이나 여러분을 위해 아무런 보수도 받지 않고 열심히 일하는 우리 반의 심부름꾼인 것이다. 그러니까 반장이 시키는 일이 개인적으로 좀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선생님이나 우리 반 전제를 위해 잘 따라 주기를 바랄 뿐이다. 알아들었나?”


“예! 알겠습니다!”

선생님의 설명 소리를 들은 아이들은 일제히 큰 소리로 대답했습니다. 그리고 그들 세 아이가 다툰 이유를 감히 선생님한테 일러바치는 아이도 끝내 없었습니다.


그날은 그렇게 해서 일이 더 이상 확대되지 않은 채, 아무 탈없이 넘어가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어떻게 된 일인지는 몰라도 철구와 종찬이도 그 후로는 그 일에 대해 더 이상 따져 묻지 않은 채 다시 여러 날이 자나가버리고 말았던 것입니다.






“야! 착각하지 마라, 여긴 학교가 아니라 아무도 없는 공터란 말이야. 그땐 학교니까 어물어물 그냥 넘어갔지만 이번엔 절대로 그냥 넘어가지 않겠어. 어서 좋은 말로 할 때 바른 대로 대답해 보란 말이야, 이 날도둑놈아!”


“…….”


성호는 종찬이의 입으로 도둑놈이라는 말을 듣게 되자, 자존심이 상하고 온몸의 피가 머리 위로 치솟는 것만 같았습니다. 하지만 철구와 종찬이가 당장 무섭기도 했지만, 어쨌거나 그동안 자신이 저지른 죄가 있기 때문에 아무 말도 못하고 입을 다물고 말았습니다.


그러자 어림도 없는 일이라는 듯 철구가 다시 두 눈을 무섭게 부라리며 무섭게 다그치기 시작했습니다.


“이제야 무얼 잘못했는지 생각이 났다 이거지? 그래, 그 돈 어떻게 했느냐고? 흥, 말은 좋지. 뭐어? 돈을 걷어서 학급에서 필요한 비품을 구입하거나 우리 반 아이들 중에 어려운 일이 있을 때 쓰겠다구? 그렇게 약속해 놓고 그 돈을 네 마음대로 혼자 꿀거덕 먹어치워? 흥, 어림도 없지.”


“…….”


성호는 여전히 홍당무처럼 빨개진 얼굴로 고개를 숙인 채, 입을 꼭 다물고 있었습니다. 그러자 바로 그 순간이 있습니다. 참다못한 철구의 억센 주먹이 마침내 갑자기 날아오더니 성호의 턱을 힘껏 가격하고 말았습니다.


“으윽!”


목이 백 팔십 도로 홱 돌아갈 정도로 턱을 맞은 성호는 자신도 모르게 신음을 토하면서 턱으로 손이 갔습니다. 얼얼하면서도 몹시 아팠습니다. 눈물이 찔끔 나기도 하였습니다.


“그 돈 다 어디다 썼느냔 말이야? 이래도 대답못하겠어?”


“…….”


성호가 여전히 입을 다문 채, 좀처럼 입을 열지 않자, 철구는 조금도 여유를 주지 않고 더욱 사납게 다그치고 있었습니다. 그러자 성호의 두 손이 앞으로 모아지며 마지못해 굳게 닫혔던 입이 벌어지고 말았습니다.


“제발 부탁이야. 그 돈에 대해서는 당분간 묻지 말아 줘. 이렇게 빌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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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어? 뭐라구? 이 자식이 정말 끝까지 불지 않겠다, 이거지?”


철구의 눈이 아까보다 더욱 무섭게 빛나고 있었습니다.


“그거 봐, 우리 짐작이 틀림없다니까. 내 생각으로는 이 도둑놈이 아무래도 우리 몰래 그 돈을 다 쓴 게 분명하다니까."


종찬이도 그동안 성호한테 속은 것이 너무 억울하고 분하다는 듯 덩달아 무서운 눈을 흡뜨며 부라리고 있었습니다.


“너 그 돈 혼자 다 쓴 건 확실하지?"


절구의 위압적인 물음에 성호는 대답 대신 고개만 약간 끄덕거리고 있었습니다.


”히야! 이 자식 봐라. 이 자식 이제 보니까 진짜 도둑놈이잖아. 그런데 어떻게 이런 게 여태 버젓이 반장을 하고 있었지? 좋아, 그건 그렇다 치고 그 돈을 어디에 썼느냐구?”


“정말 그것만은 부탁이야. 내가 이다음에 돈이 생기는 대로 그 돈은 꼭 도로 갚을 테니까 그것만은 제발 묻지 말아 줘, 응?”


성호는 두 손을 앞으로 모으고 싹쌀 빌고 있었습니다.


"허어 참, 이 자식 지네 집이 몹시 부자라면서 이 자식 정말 웃기는 놈이네. 너 같은 도둑놈이 네 멋대로 지껄이는 말을 나더러 또 믿으라구? 이제 허튼 수작은 그만하고 또 얻어맞기 전에 어서 불란 말이야. 그 돈 어디에 썼지?“


“…….”


성호는 이번에도 대답 대신 잔뜩 우거지상이 된 얼굴로 고개만 푹 숙이고 있었습니다.


“이 자식이 아직도 주먹맛을 덜 본 모양이지? 너 같은 건 내 주먹맛을 봐야 정신을 차릴 놈이란 말이야.”


순간 철구는 말을 마치기가 무섭게 성호를 향해 힘껏 주먹질을 퍼붓기 시작하였습니다.


"으으윽! 어이쿠, 어이구우…….”


철구가 사정없이 주먹을 휘두르는 바람에 성호의 코와 입에서는 어느새 검붉은 피가 줄줄 흘러내리고 있었습니다.


"야, 임마, 이래도 대답못하겠어?“


”…….”


성호의 얼굴은 금방 흘러내린 눈물과 피로 피투성이가 되고 말았습니다. 철구의 주먹질은 좀처럼 멈추지를 않았지만, 성호는 여전히 입을 열지 않았습니다.


“정말 이렇게 지독한 놈은 처음 보겠네! 야, 이 자식을 정말 이떻게 해야 정신을 차리지?”


철구는 계속해서 때리기가 너무 힘이 들었던지, 땅바닥에 쓰러진 채 신음을 하고 있는 성호를 내려다보며 혼자 중얼거렸습니다. 그러자 종찬이도 맞장구를 쳤습니다.


“정말 지독한 놈인데! 정 이렇게 나간다면 할 수 없는 일이지 뭐, 내일 학교에 가서 선생님과 아이들한테 알리고 경찰을 부를 수밖에…….”


그러자 철구가 다시 성호에게 물었습니다.


“종찬이가 말하는 거 너도 들었지? 우리한테 지금 순순히 불면 눈감아 줄 수도 있어. 하지만 그렇지 않으면 종찬이 말대로 할 거란 말이야, 어떻게 할래? 내일 정말 경찰서로 갈래 어떻게 할래?”


”…….”


성호는 정말 지독한 아이였습니다. 철구와 종찬이가 번갈아 가며 계속해서 때리기도 하고, 윽박지르기도 하면서 무섭게 다그쳐 보았지만 굳게 닫힌 성호의 입은 끝내 벌어질 줄을 몰랐습니다.


그다음 날 아침이었습니다.


어제 철구한테 흠뻑 매를 두들겨 맞은 성호는 잠을 자고 나자, 몸이 여기저기 아프고 무거워 일나기조차 몹시 힘이 들었습니다. 거울을 보니 이리저리 일그러진 얼굴 모습은 말이 아니었습니다.


'이런 꼴로 어떻게 학교에 가지?‘


성호는 문득 겁이 났습니다. 얼굴을 맞은 아픔이나 고통보다는 선생님이나 아이들을 만난다는 게 더욱 두렵고 걱정스러웠기 때문입니다. 보나마나 별도리 없이 도둑 누명을 쓴 채 잘못하면 경찰서까지 갈 것이 틀림없었습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자신을 철석같이 믿고 있었던 선생님의 무서운 얼굴도 떠올랐습니다.


'이대로 어디로 멀리 도망을 가서 숨어버릴까!’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성호의 마음은 겉잡을 수 없이 점점 더 복잡하고 착잡해지기 만하였습니다.


그러나 성호는 일단 학교에 가기로 마음먹었습니다. 그래서 기왕에 터진 일이기에 아침밥을 몇 숟갈 뜨는 둥, 마는 둥 하고는 학교를 향해 무거운 발걸음을 옮겨놓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아니나 디를까. 미리 짐작했던 대로 결국 일은 벌어지고 말았습니다. 성호가 될 대로 되라는 마음으로 고개를 고개를 푹 숙인 채 교실에 들어서자, 오늘따라 아이들이 여기저기 모여서 수군거리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성호를 교실에 나타나자 마치 징그러운 벌레를 보았을 때처럼 낯을 찡그리며 불만이 가득한 얼굴로 모두들 외면을 하고 있었습니다.


”…….”


성호가 아무 말 없이 못 본 체하고 자리에 가서 앉자,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 부반장인 경수가 조용히 다가오더니 성호의 눈치를 슬금슬금 살핀 다음 조용히 입을 열었습니다.


“성호 너 학교에 오는 대로 교무실로 오라는 선생님의 호출 명령이 있었어. 조금 전에 말이야.”


”…….”


성호는 고개를 한번 끄덕이고는 올 것이 오고야 말았다는 생각에 아무 대꾸도 없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습니다. 갑자기 가슴속에서 두 방망이질을 하며 요동을 치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러자 여기저기서 수군거리고 있던 아이들은 여전히 성호의 눈치를 살피느라 힐끔힐끔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그리고는 고개를 푹 숙인 채 교무실을 향해 걸어가고 있는 성호를 바라보며 다시 수군거리고 있었습니다.

성호는 그런 아이들의 시선이 그렇게 따가울 수가 없었습니다. 힐끗 뒤를 돌아보니 교실 뒤쪽에 거만스럽게 버티고 서서 잘됐다는 듯 성호를 바라보며 비웃음을 웃고 있는 철구와 종찬이의 모습이 눈에 띄었습니다. 그렇게 괴롭고 수치스러울 수가 없었습니다.


“거기 앉거라. 철구와 종찬이한테 대강 이야기는 들었는데 너 그게 사실이니?”


성호가 교무실에 들어서기가 무섭게 선생님이 자리를 권하며 대뜸 이렇게 물었습니다.


“……네.”


성호는 목구멍으로 기어들어가는 아주 작은 목소리로 고개를 끄떡이며 이렇게 대답하고는 고개를 푹 숙였습니다.


“아니 뭐야? 난 너만은 굳게 믿고 있었는데 그게 아니었구나? 그리고 얼굴은 왜 이 모양이지? 누구한테 맞았니?”


”…….”


선생님은 깜짝 놀란 얼굴로 성호를 바라보며 걱정스럽게 묻고 있었습니다.


”…….”


“어떻게 된 일인지 말을 좀 해보렴. 무슨 일이 있었니?”


”…….”


"더구나 넌 우리 반의 반장이 아니니? 그래서 누구보다도 모범을 보여야 할 네가 선생님의 허락도 없이 아이들한데 네 마음대로 돈을 걷었다는 것만 해도 넌 이미 잘못을 저지른 거야. 더구나 그런데 그 돈을 또 네 마음대로 썼다구?“


”…….“


“그게 사실이라면 넌 당장 퇴학감이라는 걸 너도 잘 알고 있겠지? 선생님은 아직도 너만은 믿고 싶구나, 정말 어떻게 된 일인지 말을 좀 해보렴.”


”…….“


신생님이 아무리 달래보았지만 성호는 여전히 고개를 숙인 채 한번 꼭 다물고 있는 입은 좀처럼 벌어질 줄을 몰랐습니다.


“선생님은 네가 그럴만한 무슨 사정이 틀림없이 있었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렇지? 그러니까 솔직히 말을 하고 퇴학은 당하지 말아야지, 안 그러니?”


그러자 성호가 마침내 목구멍으로, 기어드는 작은 목소리로 입을 열었습니다.


“제가 잘못했습니다. 그리고 선생님 죄송합니다.”


“아니 뭐라구? 그럼 지금까지의 소문이 모두 사실이란 말이지?”


“네.”


성호는 비록 작긴 하지만 그러나 분명한 목소리로 대답하였습니다. 선생님의 얼굴 표정은 크게 실망했다는 어둡게 일그러졌습니다. 그리고 다시 물었습니다.


“뭐, 뭐라고? 그렇다면 지금까지 아이들한테 건은 돈은 대충 얼마나 되지?"


“아마 거의 20만 원은 될 겁니다.”


순간 선생님의 표정이 굳어지고 말았습니다. 성호가 걷은 돈의 액수가 생각보다 너무나 컸기 때문이었습니다. ( * )



< 5회 중 3회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