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미친 사람인가?

[묵상하며 깊이 생각해 보기(58)]

by 겨울나무
똥묻은 개가 겨묻은 개를 나무란다.

<우리나라 속담 >



옛날 어느 마을에 어쩌다가 정신이 좀 이상해진 젊은이가 있었다.

그 젊은이는 저녁때만 되면 가끔 마을 사랑방에 와서 누가 듣든말든 혼자 정신없이 떠들어대곤 하였다.

뭐가 그렇게 재미있는지 혼자 큰소리로 계속 낄낄거리며 웃기도 하고 무슨 말인지 모를 말을 지껄이기도 하고, 어떤 때는 화가 난 듯 큰소리로 욕설을 퍼붓기도 하여 도무지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사랑방으로 놀러 왔던 마을 사람들은 그 젊은이가 정신없이 떠드는 바람에 시끄러워서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그래서 넋이 빠진 표정으로 그가 떠드는 소리를 그저 물끄러미 바라보며 바라볼 수밖에 별도리가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저녁이었다.


이웃 마을에 사는 한 젊은이가 지나가던 길에 이 사랑방에서 시끄럽게 떠드는 소리를 듣고 무슨 일인가 하고 잠깐 들르게 되었다.

그런데 이웃마을에 사는 젊은이 역시 사랑방에 들어오기가 무섭게 무슨 말인지 모를 말을 저 혼자 떠들며 지껄이기 시작했다. 어찌나 혼자 킬킬거리며 웃고 떠드는지 그야말로 혼이 다 빠질 지경이었다.


그러자 이 마을에 사는 젊은이는 이웃마을에서 온 젊은이 때문에 맥을 못 추게 되었다. 그리고는 아무 말도 못하고 이웃 마을에서 온 젊은이가 저 혼자 정신없이 떠들고 있는 모습을 입까지 헤 벌리고 넋이 나간 표정으로 물끄러미 바라보고만 있었다.

그렇게 한동안 떠들며 사랑방에 모여있던 사람들의 정신을 쏙 빼놓고 나서야 결국 이웃 마을의 젊은이가 슬그머니 사랑방에서 나가고 말았다. 그제야 사랑방은 조용해졌다.

그러자 지금까지 입을 벌린 채 침까지 흘려가며 이웃마을 젊은이가 떠드는 소리를 듣고 있던 이 마을의 정신나간 젊은이가 그제야 정신을 차린 듯 한마디 지껄이고 있었다.

“나 워언 오래 살다 보니까 별 미친 놈 다 보겠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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