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하며 깊이 생각해 보기(57)]
미(美)란 잘 익은 과일이며 그것은 썩기 쉽고 오래 갈 수 없다.
< F. 베이건 >
미(美)는 감춰진 자연의 법칙의 표현이다. 자연의 법칙은 미에 의해서 표현되지 않았더라면 영원이 감춰져 있는 그대로였을 것이다.
< J. W. 괴에테 >
옛날에 한 젊은이가 누군가의 소개로 장가를 갔다. 그런데 아내가 하도 수줍어하고 고개를 숙이거나 돌리는 바람에 며칠이 지나도록 얼굴을 똑바로 볼 수가 없었다. 젊은이는 안달이 났다.
그러던 어느 날 젊은이는 부엌에서 나오고 있는 아내의 얼굴을 우연히 훔쳐볼 수 있게 되었다.
처음으로 아내의 얼굴을 보게 된 젊은이는 기절초풍을 하며 놀라고 말았다. 아내의 살결이 너무나 검었으며 게다가 여드름이 얼굴 전체를 우툴두툴하게 감싸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세상에 그런 추녀가 따로 없었다.
‘아니 어쩌다 저런 여자가……!’
크게 실망한 젊은이는 그날부터 부부간의 대화가 끊어짐은 물론 되도록 멀리하게 되었다. 그건 부부가 아니었다. 한 지붕 밑에서 살기는 했지만 남남보다도 못했다.
그러나 아내는 젊은이가 그러건 말건 말없이 열심히 살림만 했고, 젊은이는 아내와의 접촉을 피하기 위해 사랑방으로 나가서 종일 글읽기만 열중했다.
그러면서도 젊은이는 속으로 '아내가 가엾고 불쌍하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던 어느 날, 밖에 볼 일이 있어서 나갔다가 집으로 돌아온 젊은이는 집안 어디에선가 아름다운 노랫소리가 들려오는 소리에 귀를 기울이게 되었다.
노랫소리는 슬프면서도 무척 아름다운 목소리였다. 지금까지 일찍이 그렇게 곱고 아름다운 노랫소리를 들어본 적이 없었다.
젊은이는 이상한 일이라고 생각하며 노랫소리가 들려오고 있는 곳으로 슬슬 다가가다가 그만 깜짝 놀라고 말았다. 그 노랫소리는 바로 뒤꼍에서 등을 보이고 서서 빨랫줄에 빨래를 널면서 부르고 있는 아내의 목소리였던 것이다.
그런데 알고 보니 노랫소리만 아름다운 것이 아니었다. 빨래를 널고 있는 아내의 뒷모습이 그렇게 아름다워 보일 수가 없었다.
젊은이는 그제야 비로소 인간의 참 아름다움이 무엇인가를 깨닫게 되었다. 그러기에 우리 인간의 참모습은 겉으로 보이는 것만이 다가 아닌 것이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