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닭알

[분단의 비극, 그리고 달라진 언어의 비극(71)

by 겨울나무

티비 뉴스를 시청하고 있던 성길 씨가 못마땅한 듯 입을 열며 중얼거리고 있었다.


”어이구, 요즘 정치인들 소용돌이 치는 ①정형으로 인해 야당 여당 할 것 없이 모두들 ② 쪽머리아픔에 시달리겠어.“


성길 씨의 말에 아내도 덩달아 불만스러운 표정이 되어 대꾸했다.


“그러게 말이에요. 같은 당원끼리도 서로 헐뜯고 야단들이니 대통령이 란 자리가 그 정도로 좋긴 좋은 모양이에요.”


“맞아. 다들 그런 건 아니겠지만,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한 식구처럼 꽤 다정하게 지내는 것 같더니 서로 ③ 걸고들고 ④ 긁어치기도 하고 말도 아니더군. 이러다가는 얼마 안 가서 ⑤골싸박 터지는 일도 벌어지겠다니까.“


”누가 아니래요. 정말 국민들 걱정을 하고 있는 건지 자기네들 각자의 출세를 위해 그러는 건지 분간할 수가 없다니까요.“


”여보, 그건 그렇고 나 좀 벌써 출출한데 뭐 좀 먹을 것좀 없을까?“


성길 씨의 말에 아내가 눈이 둥그렇게 되어 되물었다.


”먹을 거라니요? 조금 전에 식사를 했는데 벌써 출출하다뇨?“


”허허허, 그러게 말이야. 아마 뱃속에 거지가 열 마리는 들어있나 봐. 그러지 말고 어서 ⑥지진닭알이라도 하나 해달라니까. 핑계김에 당신과 혜영이도 하나씩 먹고 말이야. 허허허…….“


”네, 알았어요. 이런 땐 꼭 나하고 혜영이를 끔찍이 해주는 것 같다니까.“


아내는 이렇게 중얼거리며 주방으로 걸어갔다. 그리고는 한동안 여기저기 두리번거리며 무엇인가를 찾고 있었다. 그러자 아내를 바라보고 있던 성길 씨가 물었다.


“무얼 그렇게 찾고 있어? 혹시 ⑦ 볶음판 찾고 있는 거 아니야?”


“네, 그걸 어디에 두었는지 얼른 생각이 나질 않네.”


“거기 ⑧가시대⑨ 당반 위에 보이잖아. 당신 벌써 ⑩ 잊음증에 걸린 거 아니야?”


성길 씨의 말에 아내가 얼른 머리 위를 쳐다보더니 찾던 물건들을 보고는 민망한 듯 대꾸했다.


“호호호……. 내 정신 좀 봐. 누구나 가끔 그럴 때가 있잖아요. 그렇다고 민망스럽게 망신을 줄 게 뭐에요?

”아, 아니야. 그런 뜻이 아니었는데 그렇게 생각했다면 미안해. 어서 지진닭알이나 만들라니까.하하하…….“

성길 씨는 미안한 듯 이렇게 대꾸하며 음식을 먹을 생각에 침을 꼴깍 삼키고 있었다.


”지지직~~~ 지지직~~~ “


주방에서는 지진닭알 익어가는 소리가 요란하게 들려오고 있었다. ( * )






< 북한말 풀이 >


① 정치 돌아가는 형편 ② 편두통 ③ 시비걸다

④ 서로의 흠을 둘추고 깎아내리다 ⑤ 대가리 ⑥ 계란프라이

⑦ 프라이팬 ⑧ 싱크대 ⑨ 선반 ⑩ 건망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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